흥국생명 '선수 등록' 폭탄 터진다
[경향신문]
공식 입장 없이 내부선 ‘기정사실’
무기한 출전정지 ‘무력화’ 비판 커
배구계에 큰 폭탄이 터질 조짐이다. 오는 30일 프로배구 선수 등록 마감일을 앞두고 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 논란에 휘말린 흥국생명의 ‘쌍둥이 자매’ 이재영, 이다영의 등록 여부가 이슈로 떠올랐다. 둘은 지난 시즌 도중 나온 ‘학폭’ 피해자의 고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고, 구단은 ‘무기한 출전 정지’라는 징계를 내렸다.
흥국생명은 두 선수의 등록을 기정사실로 하고 있다. 지난 22일 한국배구연맹(KOVO) 이사회에서 흥국생명 김여일 단장은 이재영, 이다영의 선수 등록을 공식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흥국생명의 입장도 있다. 선수 등록을 하지 않는다면 두 선수는 어느 팀이나 갈 수 있는 자유계약신분이 된다. 리그 최고 공격수인 이재영은 어느 팀이나 욕심낼 자원이다. 선수 보유권으로 유지하면서 타 팀 이적을 막는 임의탈퇴도 선수 동의가 강화됨에 따라 ‘징계성’으로 내릴 수 없게 되면서 흥국생명의 선택지도 줄었다.
사실 이미 같은 논란에 휘말린 선수들이 복귀 절차를 밟았기 때문에 명분은 있다. 송명근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원소속팀 OK저축은행과 연봉 3억원에 계약한 뒤 군입대했다. ‘학폭’을 인정하고 삼성화재에서 은퇴했던 박상하는 일부 사실과 다른 상황을 두고 법정 다툼 끝에 승리하자, 은퇴를 슬그머니 철회했다. 센터가 필요한 현대캐피탈이 그를 영입했다. 선수 등록이 코트 복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구단의 선수 보유권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여기에 흥국생명의 행보가 논란을 더 부추긴다. 두 선수의 복귀 여부가 배구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음에도 구단의 스탠스를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보안이 지켜지는 것도 아니다. 안팎으로 소문이 무성하고, 이다영의 경우에는 이미 그리스행 이적 타진 기사가 외신을 통해 나왔다. 흥국생명은 이와 관련한 확인에도 말을 아끼고 있지만 이미 이사회에선 이다영을 선수로 등록한 뒤 이적시킨다는 뜻을 밝혔다.
배구계에서는 흥국생명의 분위기로 볼 때 선수 등록 절차에 이어 코트 복귀까지 타진할 것으로 전망하는 시선이 많다. 둘은 2월 중순에 징계를 받았고, 흥국생명은 포스트시즌 포함 3월30일에 시즌이 끝났다. 흥국생명은 징계 시점에서도 여론의 눈치를 살피는 데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았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흥국생명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V리그에 이재영·이다영발 후폭풍이 예고된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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