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그 생명의 울림을 보고 듣다." 제6회 지리산 국제환경예술제 여름시즌(6.29~7.28) 오픈

이창훈 2021. 6. 24.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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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견,김성수,배달래,신정균,홍성훈,한홍수 작가 초대전
10월21일부터는 제6회 대한민국환경생태미술대전 개막

국립공원 지리산(智異山)은 1500여종의 식물이 서식하는 생태 요람이다.

‘다름(異)의 가치를 앎으로써 지혜(智)를 얻는다’는 이름의 함의가 넓고 깊다.

그래서 어리석은 사람도 오래 머물면 지혜로워 진다고 했던가?

경남과 전남북 3개도, 5개 시군을 아우른 현대사의 무대이자 젖줄이기도 하다.

한국조형예술원(KIAD) 캠퍼스인 지리산 삼화실 아트팜 전경

그 지리산에서도 배와 자두, 복숭아꽃이 어우러지며 핀다는 목가적 마을이 있다.

세 꽃의 이름을 딴 삼화실(三花室)이다.

‘지리산 삼화실’이라니, 어쩐지 꽃보다 아름다운 이야기꽃이 피어날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생태 속 예술혼으로 시대의 길을 찾는 행사가 매년 열리고 있다.


지리산 삼화실 ‘아트팜’에서 꽃핀 생태문화축제

올해로 어느덧 6회째를 맞는 ‘지리산 국제환경 예술제(JIIAF 2021)’다.

오는 29일 개막되는 2021년 제전의 화두는 ‘지리산, 새 생명의 울림’이다.

세계를 숨 막히게 한 코로나 판데믹으로 지난 한 해 사이 수 백만 명이 산화했다.

생명의 맥박이 지금처럼 애틋한 때가 없을 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필사의 의지로 추진하는 베이스캠프가 ‘지리산 아트팜’이다.

아트팜은 현대식 건축물 2개동으로 어엿한 ‘캠퍼스’의 구색을 갖추고 있다.

석사학위 과정을 운영하는 한국조형예술원(KIAD)의 커리큘럼이 진행된다.

여기까지만 봐도 예사롭지 않은 역사를 읽을 수 있다.

지리산에 석사과정 캠퍼스를 건설하고 6년째 국제예술제를 열어오고 있다니.

대체 이런 ‘대형사고’를 저지르고 있는 인물은 누구일까?

1955년 경남 산청에서 태어나 일생을 조형 예술에 바쳐온 작가 김성수다.

‘다름’에 이끌린 것이 그의 예술 모티브가 됐다.

중학교 때부터 유화 물감보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인 나무를 소재 삼기 시작했다.

그에게 나무는 소재인 동시에 대상이자 오브제이기도 했다.

`아트팜 촌장` 김성수 작가 이미지

고등학교를 마치고 나무처럼 천연스러운 생장(生長)력으로 ‘무작정’ 뉴욕에 갔다.

거기서 ‘미술의 하버드대’인 파슨스(Parsons) 스쿨을 석사까지 마쳤다.

세계적 아티스트 사이에서 나무로 선과 구도를 만드는 미술 장르로 인정받았다.

귀국후 1997년 국민대 디자인 대학원에 ‘목조 디자인센터’를 설립했다.

2007년 국민대의 시설 지원을 받아 ‘한국조형예술원’을 독립시켰다.

그 무렵 통영국제음악제 미술감독을 맡으면서 지리산에 아지트를 만들었다.

아트팜은 그의 예술적 모색이 토대를 이룬 작가정신의 랜드마크다.

그가 나무와 인연을 맺은 것처럼 자연스럽게 영글어진 결실이기도 하다.


자연의 미 추구하는 세계적 대가들로 환경예술 새 지평

지리산 국제환경 예술제는 그의 예술혼이 빚어낸 또 하나의 궤적이다.

인위적으로 무엇을 말하고자 하지 않고 저절로 깨닫게 하는 종합 퍼포먼스다.

그동안 자연의 미와 가치를 추구하는 세계적 대가를 차례로 초대했다.

2016년 첫 행사에서는 영국의 대지미술 작가 크리스 드루리(Chris Drury)

2017년에는 프랑스의 자연주의 미술가 에릭 사마크(Erik Samakh)

2018년에는 예일대에서 철학을 전공한 미국 생태 예술가 제임스 설리번(James Sullivan)이 초대됐다.

2019년은 재활용(업사이클링) 설치작가인 호주의 케비나조 스미스(Kevina-Jo Smith),

2020년은 독일의 대지 미술가인 코넬리아 콘래드(Cornelia Konrads)가 주연이었다.

지난 5년이 외연의 확장이었다면 올해부터는 참여와 심도에 집중한다.

국내 중견 예술가 6인의 ‘자연 미학’이 삼화실을 수놓는다.

삶과 예술을 통해 길들여지기를 거부해온 자연주의 작가들의 ‘생명 선언’이다.

초대작가 6인 이미지

김성수 작가 특유의 직관적 언어 구사를 통한 작가 소개다.

“김부견 작가의 색조는 다양한 색채 혼합의 과정을 거쳐 단순화된 집약 이미지라 할 수 있습니다. 혼색을 통해 단색조의 무채색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선보입니다. 다음은 가나다 순으로 제 차례입니다. 제 스스로를 소개하기가 쑥스럽네요. 저는 한국 전통을 동시대 언어로 표현해오고 있습니다. 오방색 숲과 당산(堂山) 풍경을 재활용 페트병과 종이꽃 등을 이용한 업싸이클링 예술로 선보이려 합니다. 배달래 작가는 ‘신체’라는 물리적 요소와 ‘회화’라는 시각적 요소를 접목한 장르를 창출해 왔습니다. 배 작가는 퍼포먼스 예술을 통해 관객에게 매우 극적인 효과를 발현해 줄 것입니다. 신정균 작가는 ‘낙서하는 여자’를 자처합니다. 그의 주유천하(周遊天下)는 깊고도 깁니다. 세상과 떠돌며 사람과 이어주던 이 낙서가 ‘약글’이 되었고, 자유분방한 글자조형으로 솟아오릅니다. 한홍수 작가는 프랑스에 거주하며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유화 물감을 한 겹, 한 겹 얇게 층을 만들어 올리는 ‘겹의 풍경’을 연출합니다. 홍성훈 작가는 독일 클라이스 오르겔바우에서 마이스터 과정을 이수한 오르겔 마이스터입니다. 그는 시각과 청각의 공감각을 통해 이번 예술제의 테마인 ‘울림’을 구현합니다. 오르겔로 현대음악과 고전음악이 연주될 때마다 작곡된 지역과 그 나라의 영상이 보여집니다. 눈과 귀를 통해 생명의 모든 기능이 깨어 일어나 약동하도록 합니다.”

초대작가 6인 프로필과 작품 이미지

홍성훈작가의 오르겔은 전시기간 부터 2년여 작업을 거쳐 지리산아트팜내 복합문화시설인 ‘살롱 드 삼화실’에 설치된다.

‘천상의 소리, 자연의 바람’을 표제어로 한 ‘위드 프로젝트’로서 설치를 위한 공공예술 후원회도 출범하게 된다.

예술제 관람은 내비게이션에 ‘경남 하동군 적량면 동촌길 38-1’을 입력하면 된다.

서울 양재동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하동까지는 3시간30분 거리다.

방역준칙상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생태 지리산이 예술로 눈부실 수 있기를” 간곡한 염원

초대작가들의 여름 시즌 전시가 끝나고 지리산에 단풍이 들 무렵 가을 시즌이 펼쳐진다.

생태적 휴머니즘(the Ecological Humanism)을 주제로 한 제6회 대한민국환경생태미술대전이다.

오는 10월21일부터 12월24일까지 개최된다.

공모요강은 구글에서 ‘지리산국제환경예술제’나 ‘JIIAF’를 검색하면 찾을 수 있는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세 개의 부문으로 진행되며 1부문은 환경미술, 랜드아트, 업사이클링(public arts, land Arts, up-cycling), 2부문은 우드아트, 아웃도어 & 모빌리티 아트(wood arts, outdoor & mobility art), 3부문은 환경사진(photograph)이다.

어린이환경미술대회 부문은 별도로 공지된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부득이 영상전시로 갈음했던 코넬리아 콘래드 작가가 레지던시(현장입주) 전시를 갖는다.

물론 변이 바이러스 등 방역 상황이 변수가 될 수 있다.

국제교류초대전 참여작가들도 곧 명단을 확정할 예정이다.

아트팜 촌장 김성수 작가의 간곡한 초대 메시지다.

“이번 전시는 전환기 지리산 시대를 맞아 ‘원시(原始) 은유와 새 생명의 울림’이라는 새 시선으로 예술과 자연이 조화롭게 하나 되는 현대예술의 ‘자연미학’ 고리를 모색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한국의 자연 소리를 추구하는 홍성훈 마이스터의 지리산 삼화실 오르겔 작품은 생명 본산 지리산에 더 큰 새 생명의 울림을 줄 것입니다. 부디 생태 지리산이 예술로 눈부시면 참 고맙겠습니다.”

제6회 지리산국제환경예술제 초대장 이미지

이창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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