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스트리트] 인구지진

파이낸셜뉴스 2021. 6. 2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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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문제에 관한 예측엔 과장이 섞이기 일쑤다.

이는 영국의 인구학자 폴 월리스가 1999년 인구 감소와 고령사회의 충격을 지진에 빗대 만든 용어다.

생산인구보다 고령인구가 많아서 생길 인구지진의 강도는 그의 예측대로라면 2011년 발생한 리히터 규모 9.1 동일본대지진에 필적한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는 2020년경에는 경제활동인구에 비해 고령인구가 많아져 세계 경제는 뿌리째 흔들릴 것으로 예측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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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인구절벽에 따른 '인구지진(에이지퀘이크)' 발생을 경고했다. /사진=뉴시스
인구 문제에 관한 예측엔 과장이 섞이기 일쑤다. 18세기 영국 경제학자 토머스 맬서스의 인구론이 그랬다. 다만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그의 이론이 빗나간 건 다행이었다. 인류가 굶주림이란 대재앙을 면했기에.

'인구지진'(Age-quake)이란 말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살짝 묻어난다. 이는 영국의 인구학자 폴 월리스가 1999년 인구 감소와 고령사회의 충격을 지진에 빗대 만든 용어다. 생산인구보다 고령인구가 많아서 생길 인구지진의 강도는 그의 예측대로라면 2011년 발생한 리히터 규모 9.1 동일본대지진에 필적한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는 2020년경에는 경제활동인구에 비해 고령인구가 많아져 세계 경제는 뿌리째 흔들릴 것으로 예측했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10년 후 한국의 인구지진을 우려했다.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특단의 대응이 없을 경우"를 전제로 "2030∼2040년부터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다. 월리스의 예측보다 10여년 뒤이지만 추세로 보면 기우로 보기도 힘들다. 작년 합계출산율 0.84명이 가리키듯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저출산·고령화 사회'로 치닫고 있다. 특히 생산과 소비, 투자가 왕성한 '일하는 인구'(25∼59세)가 10년 후 부산시 인구(337만명)만큼 줄어든다는 예측도 제기된다. 생산가능인구, 학령인구, 현역 입영대상자 수가 모두 반토막 난다면 그 여파는 가공할 것이다.

물론 3대 인구리스크(인구 감소, 초고령사회 임박, 지역소멸)가 현 정부 탓만은 아니다. 지난 2006년부터 200조원을 쏟아붓고도 출산율은 계속 곤두박질하고 있어서다. 그렇다면 정부의 일관성 있는 정책 실행이 관건이다. 홍 부총리는 "외국 인력 활용 방안, 폐교 대학 청산제도 마련 등 대응 방안을 7∼9월 중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 정부가 월리스의 예언을 현실화하듯 엇박자를 내고 있으니 문제다.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현실을 외면한 채 한전공대 설립을 밀어붙이는 데서 보듯이….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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