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때문에?' 인천도시산업선교회 철거 결정에 시민사회단체 반발

CBS노컷뉴스 주영민 기자 2021. 6. 24. 1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리나라 노동운동 역사의 상징물 중 하나로 평가받는 인천 동구 옛 인천기독교도시산업선교회(현 미문의일꾼교회·이하 인천산선) 건물이 재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시민사회단체들이 농성을 예고하며 반발하고 있다.

인천산선 보존협의회(이하 협의회)는 24일 "문화적 측면에서 도시계획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인천산선 건물 철거를 결정한 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난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천시 도시계획위 "교회 건물 이전" 조건 재개발 사업 승인
"이런 방식의 도시개발이면 앞으로 수많은 문화유산 훼손될 것"
인천도시산업선교회 보존대책위원회 기자회견 모습. 연합뉴스
우리나라 노동운동 역사의 상징물 중 하나로 평가받는 인천 동구 옛 인천기독교도시산업선교회(현 미문의일꾼교회·이하 인천산선) 건물이 재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시민사회단체들이 농성을 예고하며 반발하고 있다.

인천산선 보존협의회(이하 협의회)는 24일 "문화적 측면에서 도시계획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인천산선 건물 철거를 결정한 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이날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시계획위가 인천산선의 내재적 가치는 검토하지 않은 채 건물 외형만 보고 철거를 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1차 도시계획에서 하기로 한 현장 조사는 관련 보고서 하나 없이 누가 왔다갔는지도 모르게 한 게 전부"라며 "지역 문화유산과 관련한 개발 심의를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회 존치를 요구하며 지난 22일부터 단식농성 중인 김도진·김정택 인천산선 목사는 무기한 단식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옛 인천기독교도시산업선교회(현 미문의일꾼교회) 모습. 주영민 기자
앞서 인천시는 전날 오후 동구 화수화평 주택재개발정비사업에 대한 2차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열어 해당 사업을 조건부 승인했다. 위원회는 교회 건물을 이전하고, 기존 자리에 기념표지석을 세우는 등의 방식을 교회와 협의하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 사업은 화평동 1-1번지 일대 18만998㎡에 지하 3층·지상 40층 규모의 아파트 31개 동을 지어 2986가구를 공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천 동구 화도진공원과 송현초등학교 사이에 위치한 화수화평 구역은 2009년 처음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지만 부동산 경기 여파로 지지부진하다가 2019년 새로운 시공사가 들어오면서 재추진됐다. 조합 측은 2022년 관리처분인가를 거쳐 이주·철거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 구역에는 동일방직 '분뇨 투척 사건' 당시 여성 노동자들이 몸을 피한 인천산선과 114년 전 세워진 화도교회가 포함됐다. 이에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와 대한기독교감리회 중부연회 등 10여개 단체들은 지난 해 모여 협의회를 꾸려 해당 건물의 존치를 요구했다. 인천산선은 국내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지녔으며, 화도교회는 일제강점기 당시 교육운동의 중심이었다는 이유다.

재개발조합 측은 2009년 정비계획 수립 단계부터 이들 교회가 이전할 수 있는 대체 용지를 마련했으며, 노후한 원도심 개발을 위해서는 사업 추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도진 인천산선 목사는 "두 교회는 엄혹한 군사독재정권 시절 인천 노동운동의 중심지로 특히 여성노동자들의 삶과 역사가 담긴 곳"이라며 "이런 방식의 도시개발이라면 앞으로도 수많은 인천의 문화유산이 훼손될까 두렵다"고 말했다.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BS노컷뉴스 주영민 기자] ymchu@cbs.co.kr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