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새마을금고 직원 극단적 선택.."이사장 괴롭힘 탓"

제주CBS 고상현 기자 2021. 6. 2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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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 아빠가 이렇게 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24일 제주시 정부제주지방합동청사 정문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 제주새마을금고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A씨의 아내가 울음을 터뜨리며 한 말이다.

또 B씨는 근무일이 아닌 주말에 A씨에게 자신이 알고 지내던 사람의 경조사를 챙기게 하거나, 육지에서 내려오는 '개인적인' 손님을 제주공항에 마중 나가도록 지시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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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노동단체 고발 기자회견
새마을금고 직장 내 괴롭힘 사망사건 진상조사 촉구 기자회견 모습. 고상현 기자
"애기 아빠가 이렇게 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24일 제주시 정부제주지방합동청사 정문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 제주새마을금고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A씨의 아내가 울음을 터뜨리며 한 말이다.

경찰 등에 따르면 제주새마을금고 부장이었던 A씨는 지난 4월 17일 제주시 모처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숨졌다. 그 배경에는 지속적인 '직장 내 괴롭힘'이 있다고 유가족은 주장하고 있다.

두 아이의 아빠이자 가장인 A씨는 이사장의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까지 했다는 것이다.

◇"월급 주는 게 아깝다" "멍청한 새끼" 모욕

사건 직후 꾸려진 제주 새마을금고 A씨 사망사건 진상조사위원회(위원장 노무법인 오름 김용호 노무사)는 2개월 가까이 제주 새마을금고 전‧현직 직원 30여 명을 상대로 증언을 들었다.

증언 등을 종합하면 이사장 B씨는 A씨의 업무 성과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의견이 틀어질 때마다 다른 직원들 앞에서 "월급을 주는 게 아깝다" "멍청한 XX"라며 모욕적인 언행을 했다.

또 B씨는 근무일이 아닌 주말에 A씨에게 자신이 알고 지내던 사람의 경조사를 챙기게 하거나, 육지에서 내려오는 '개인적인' 손님을 제주공항에 마중 나가도록 지시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지난해 5월에는 B씨가 가족공동묘지를 조성하기 위해 A씨에게 1톤 트럭을 가지고 오도록 한 다음 흙을 퍼 나르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이때 늦게 왔다고 욕설을 했다는 증언도 있다.

이 밖에 B씨는 A씨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인사이동을 시키거나 과도한 실적 부담을 지도록 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또 A씨 책상 쪽으로 CCTV를 설치해 사찰 수준의 감시했다고도 했다.

특히 A씨가 이사장 B씨와 친인척 관계에 있는 부하 직원으로부터 반말을 듣거나 공개적인 장소에서 "이런 것도 몰라요? 공부 좀 해라" 등의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진상조사위원회 측은 "B씨는 제주 새마을금고 안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있고, 이 때문에 망인이 절대복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끝내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제주지역 노동 시민단체에서도 이번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연대 투쟁하기로 했다. 고상현 기자
◇"고인의 죽음 직장 내 괴롭힘…명백한 타살"

제주지역 노동 시민단체에서도 이번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연대 투쟁하기로 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와 한국노총 제주본부,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제주지부 등 9개 단체는 이날 회견을 열며 새마을금고 직장 내 괴롭힘 사망사건 공동대책위원회를 출범했다.

이들 단체는 "A씨가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해온 사실은 가족을 비롯해서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사고 이후 동료들의 증언이 끊임없이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의 죽음은 직장 내 괴롭힘에 의한 명백한 타살이다. 고인의 사망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 방지 조치 마련, 이사장 등 책임자의 퇴진과 처벌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회견 직후 이들 단체는 광주지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와 별도로 사망사건 이후 제주서부경찰서에서도 A씨의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B 이사장은 "경찰 내사 중이어서 답할 얘기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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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고상현 기자] koss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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