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뭐 봤는지 다 알아"..자녀 폰에 '관리 앱' 까는 부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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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들과 젊은 부모 사이에서 휴대전화 관리 앱을 두고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
아이의 휴대전화에 설치하면 위치추적부터 게임시간 관리, 이용제한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는 관리 앱이 '아이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다.
한 '관리 앱'은 홍보 문구에 "아이들이 '별점 하나'를 준 것이 이 앱의 진가를 방증한다"며 "자녀에게 실제로 적용하기 전 부모의 휴대전화에 먼저 설치해 보고 아이의 휴대전화 사용시간을 조절하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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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에 거주하는 허모씨(42)는 최근 초등학교 5학년 아들과 전쟁을 벌이는 중이다. 허씨가 아들의 휴대전화에 설치한 '관리 앱' 때문이다. 아들은 위치추적과 메신저 이용내역을 볼 수 있는 관리 앱이 '사생활 침해'라고 반발한다. 허씨는 "세상이 워낙 흉흉해 앱 설치는 꼭 필요하다"며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바로 알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 등에서 '자녀 휴대전화 관리' '아이 통제' '자녀안심차단' 등의 키워드로 검색하면 '관리 앱'을 손쉽게 설치할 수 있다. 이 앱을 자녀와 부모의 휴대전화에 설치하면 부모가 아이의 휴대전화에 지정한 앱을 원격으로 실행하거나 휴대전화를 실시간으로 끌 수 있다.
한 '관리 앱'은 홍보 문구에 "아이들이 '별점 하나'를 준 것이 이 앱의 진가를 방증한다"며 "자녀에게 실제로 적용하기 전 부모의 휴대전화에 먼저 설치해 보고 아이의 휴대전화 사용시간을 조절하라"고 적었다. 다른 '관리 앱'의 개발자는 "부모는 자녀의 모든 온라인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제한할 수 있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100만건 이상 다운로드된 한 '관리 앱'을 실제로 사용해 본 결과 자녀의 휴대전화를 직접 만지지 않아도 어떤 앱을 무슨 용도로 사용했는지, 몇 초간 그 앱에 머물렀는지까지를 부모의 휴대전화로 들여다볼 수 있다. 자녀의 통화내역이나 메신저 사용 이력, 웹사이트 방문 기록도 부모의 휴대전화에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부모들은 아이의 안전 관리를 위해서라도 해당 앱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종로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윤모씨(45)는 "요즘 아이들을 상대로 한 범죄도 많고 어디서 큰 사고가 날지 모르지 않느냐"며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아이와 항상 함께 있는 휴대전화에 이런 앱이 있는 것은 필수적인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아이의 휴대전화에 '관리 앱'을 설치하는 것만으로 학대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한다. 다만 앱의 설치가 아이와 부모의 신뢰관계를 무너뜨리거나 아동 발달을 미룰 가능성이 있다. 부모의 지나친 통제가 아동의 결정권과 선택권을 침해하는데다 정서 발달이 중요한 유소년기에 부모와의 유대감을 훼손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정익중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전에 충분한 논의 없이 아이의 휴대전화에 이런 어플을 설치하는 것은 부모와의 신뢰관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며 "아이들이 부모의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 더 좋지 않은 행동을 저지를 우려가 있는데다 '중요한 일은 부모가 결정한다'는 가치관이 확립되면 주체성 발달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3월 청소년의 휴대전화 '관리 앱'에 사생활 침해 요소가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당시 인권위는 "앱의 부가기능 중 부모에 의한 위치추적과 메신저 내용 확인 등은 아동·청소년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에게 '관리 앱' 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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