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부산 사적모임 확대 첫날..대부분 3~4명씩 소규모 점심식사

노경민 기자,백창훈 기자 2021. 6. 24. 15:1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원 조정은 1월 이후 처음..단체 예약 없어 식당은 '울상'
"이제라도 풀려 다행"..대규모 확산 불씨 될까 우려도
24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앞 거리가 점심시간을 맞아 북적이고 있다. 이날부터 부산시는 사적모임을 8인까지 허용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을 일주일간 시범 적용한다. 2021.6.24 /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백창훈 기자 = "단체 예약이 생각보다 별로 없네요…."

부산에서 8인까지 사적모임이 허용된 첫날인 24일 관공서 인근과 번화가에는 3~4명씩 소규모로 움직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식당 업주들은 이날부터 본격 단체 손님이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예약이 거의 잡히지 않아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부산시청 주변 식당가에는 오전 11시30분부터 손님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유명 맛집에는 손님들로 북적였지만, 한 테이블을 제외하고는 모두 2~3명씩 앉아 있었고 많아야 4~5명이었다.

식사를 마친 이들은 근처에 있는 테이크아웃 전문 카페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청역 번화가에서 손님이 많기로 유명한 한 카페 앞에는 인파들이 대거 몰렸으나, 3~4명씩 나누어 대기하고 있었다.

한 시청 공무원은 "보통 팀마다 4~5명으로 구성돼 있어 팀별로 식사하는 경우가 많다"며 "저녁 회식이 아닌 이상 6명 이상으로는 별로 함께 다니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점심시간만 되면 공무원들이 몰리는 인근 식당가에서는 단체 예약이 거의 들어오지 않아 아쉬움을 표했다. 이날부터 9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가 적용되는 사실을 몰랐던 업주들도 절반가량이었다.

한 횟집 종업원은 '오늘부터 8명까지 식사 가능한가요'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다음달부터 아닌가요?"라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굴국밥집 사장 A씨도 이 사실을 미처 몰랐다고 한다. A씨는 "인원 제한을 풀어줘도 장사가 더 잘 될지는 모르겠다"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저녁 회식 장소로 잘 알려진 한 고깃집 사장은 "적어도 저녁 때는 매출이 오르지 않겠나"라면서도 "반년간 단체 손님들이 오면 쪼개서 앉으라고 안내하느라 힘들기도 했다"고 전했다.

부산에서 인원 제한이 완화되는 것은 지난 1월4일 이후 처음이다. 일부 시민들은 그간 동료들끼리 식사도 제대로 못 해 서운함을 느꼈다고 한다.

한 구청 공무원 B씨는 "이제라도 풀려서 다행이다. 같은 팀원들끼리 밥 한끼 먹기도 어려웠다"며 "매일 인원을 나눠 움직여야 해서 불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택배노동자 이모씨는 "주변 동료들도 이번 조치에 크게 반기고 있다. 다같이 모여 식사라도 할 수 있게 돼 천만다행이다"며 "오랜 시간 동안 고통을 겪은 소상공인들이 이번에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부산에서 8인까지 사적모임이 형용된 첫날인 24일 중구 중앙동 거리에 시민들이 점심식사를 하러 가고 있다./2021.6.24 © 뉴스1 백창훈 기자

같은 시각 중구 중앙동에는 평소보다 단체 인원이 많아 보였지만, 3~4명씩 짝지어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일부 식당에는 테이블을 두개씩 붙이고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유명 횟집 입구에는 10명 이상의 손님이 한꺼번에 몰려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기도 했다.

한 음식점에서는 "오늘부터 8명까지 식사 가능합니다!"라는 안내도 들렸다.

이곳 중앙동 상인들 역시 첫날인 탓에 상권에 활기가 도는지는 체감하지 못했다.

자칫 이번 완화 조치가 대규모 확산의 불씨로 작용하지는 않을까 발을 동동 구르는 업주들도 적지 않았다.

광복로에서 만난 시민들은 이번 완화 조치를 반기면서도 코로나19가 끝날 때까지는 계속해서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겠다는 반응이다.

직장인 하모씨(59)는 "인원 제한 완화가 좋은 것 같으면서도 아직은 본인 스스로가 심각성을 갖고 조심할 필요가 있다"며 "당분간은 4명씩 따로 나눠서 식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김기현씨(50)는 "주변에서 다들 조심하자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최소 몇개월 동안은 회식이 늘어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는 이날부터 30일까지 일주일간 8인까지 사적모임을 허용한다.

또 집합제한 장기화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소상공인을 위해 시는 중대본과의 협의를 거쳐 다음달 1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 1단계를 적용하기로 했다.

시 보건당국은 "각종 인원제한과 운영제한 조치를 완화하는 만큼 시민들과 영업주들이 앞으로도 방역수칙 준수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부산에서 8인까지 사적모임이 허용된 첫날인 24일 시청역 번화가에 시민들이 점심식사를 하러 가고 있다./2021.6.24 © 뉴스1 노경민 기자

blackstamp@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