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높아" 박훈, 아픈 가족사 고백..갑상선 항진증은 '완쾌'(종합)[EN:인터뷰]

배효주 2021. 6. 2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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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드나이트’ 스틸
영화 ‘미드나이트’ 스틸

[뉴스엔 배효주 기자]

갑상선 기능 항진증 투병 중에도 온 동네를 뛰어다니는 격한 액션을 소화한 박훈. 그가 "현재는 건강을 모두 회복했다"며 "더욱 멋진 모습 보여드릴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영화 '미드나이트'(감독 권오승)에 출연한 박훈은 6월 24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를 통해 영화 출연 뒷이야기부터 가슴아픈 가족사까지 모두 허심탄회하게 전했다.

오는 30일 티빙과 극장을 통해 동시 공개되는 '미드나이트'는 한밤중 살인을 목격한 청각장애인 '경미(진기주)'가 두 얼굴을 가진 연쇄살인마 '도식(위하준)'의 새로운 타겟이 되면서 사투를 벌이는 극강의 음소거 추격 스릴러다.

박훈이 연기한 '종탁'은 유도와 복싱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을 자랑하는 인물로, 거칠고 무뚝뚝한 성격의 소유자이나 하나 뿐인 여동생을 가장 귀하게 여기는 '상남자'다. 생동감 넘치는 일상 연기를 비롯해 '도식'과 대치하는 강렬한 액션까지 선보인다.

이날 인터뷰를 통해 박훈은 "젊은 배우들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라고 '미드나이트'를 표현한 후, "캐주얼한 느낌의 스릴러가 나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문을 열었다.

유도와 복싱으로 단련된 해병대 출신 보안업체 팀장 '종탁' 역을 표현하기 위해 체중 증량이 가장 힘들었다는 박훈은 "배우들이 젊은, '영'한 이미지의 영화라 부정적인 이미지를 끼치고 싶지 않지만 영화 촬영 당시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앓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당시를 회상하며 "위기라고 느꼈다"고 말한 박훈은 "지금은 치료 끝에 건강해졌으나, 갑상선 기능 항진증의 경우 체중이 급격하게 빠지는 것이 증상인데 캐릭터를 위해 반드시 체중을 증량해야 하는 점이 어려웠다. 묵직한 강자의 모습을 보여줘야 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병에 걸려 강제적으로 체중이 빠지는 가운데에서도 체중 증량을 위해 억지로 먹었다"는 박훈은 "식도염을 달고 사는 등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그러나 영화를 위해 열심히 달리는 진기주, 위하준, 김혜윤 등 동료들이 헌신적으로 임하는 걸 보면서 연장자로서 좋은 기운을 주고 싶었다. 또 제작진의 스케줄 배려 등을 통해 캐릭터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밝혔다.

지금은 완쾌해 매우 건강하다고 밝힌 그는 "영화 속 모습과 지금은 12~13kg 가량 차이가 난다. 당시는 한 달 반 만에 9kg를 열심히 찌웠다. 평소에 잘 안 먹는 탄수화물을 엄청 먹었다. 누군가는 행복한 경험이라고 하는데 힘들었다"며 "현재는 소름끼치게 건강해 더욱 난이도 높은 액션을 소화할 수 있다. '박훈이 관리를 포기했구나' 혹은 '배우 안 하려고 하나'는 이야기를 실제로 들었는데, 점점 멋져지고 관리를 받는 느낌이 아니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렇게 보였던 건 인정하지만 지금부터는 배우로서 새로운 것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연쇄살인마 '도식' 역의 위하준과 선보인 거친 액션에 대해서는 "현장에 알맞게, 효과적으로 보이기 위해 수정한 부분이 많다"며 "워낙 이런 저런 액션들을 많이 해봤는데, 격한 액션일수록 두 사람 간의 호흡이 중요하다. 저를 받아준 위하준 씨 덕분에 액션 신이 빛나게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동료에게 공을 돌렸다.

박훈이 연기한 '종탁'은 지질한 듯 보이다가도, 위험에 처한 여동생 '소정'(김혜윤 분)을 구하기 위해 몸을 날린다. 실제 여동생이 없는데도 어떻게 현실감 넘치는 오빠 연기를 할 수 있었냐는 질문에 그는 "여사친들의 제보를 많이 받았다"며 "판타지적으로 힘을 발휘하는 멋진 캐릭터보단, 집안에 하나쯤 있는 '극혐 오빠'처럼 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동생들이 꼴도 보기 싫어하는 그런 오빠, '저 인간 도대체 내 옆에 왜 있나' 하는 그런 오빠를 가진 친구들을 열심히 인터뷰 했다. 그 분들이 제일 싫어하는 모습을 구현했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면서도 "그런 극혐 오빠가 내 목숨을 구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 하며 달리는 모습을 봤을 때, 관객 여러분들이 또 다른 카타르시스를 느끼시지 않을까?"라며 "다 늘어난 군대 티셔츠 입고 있는 오빠, 맨날 잔소리만 해대는 오빠, 그런 모습들을 공감하실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해치', '아무도 모른다' 등에서 선과 악을 넘나드는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존재감을 나타낸 박훈. 그는 이날 인터뷰를 통해 "사진이나 거울 속 내 모습이 오글거린다"는 독특한 고백을 했다. "집에 제 얼굴이 나온 사진이 없다. 사진 속 제가 멋진 표정을 짓고 있는 게 싫어서다. 나 말고 남만 그런 나의 모습을 봤으면 한다"는 것이 그 이유.

박훈은 "자기애가 없는 편"이라면서도 "그러나 자존감은 높다. 저라는 존재가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며 "쉽지 않게 살아왔던 어린 시절 때문에,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나를 보고 일말의 작은 위로를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순탄치 않은 과거를 보냈던 그다. 박훈은 "과거 형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부모님도 그로 인해 이혼을 하게 되면서 가족이 해체되는 일을 겪었다"며 "다행히 저의 이런 상처나 흉터들은 주변 사람들로 말미암아 잘 아물었다. 그 사람들에 대한 감사함을 갖고 있다. 내 삶의 어려운 시기를 지탱해줬기 때문이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사람이 되려고 열심히 애쓰고 있다"고 말해 뭉클함을 안겼다.

때문에 작품 선택에도 심혈을 기울인다는 그는 "제가 해볼 수 있는 안에서의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사진=에일리언컴퍼니 제공)

뉴스엔 배효주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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