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부아르가 돌아본 '급진적 결혼 실험'의 마지막 10년

이승우 2021. 6. 2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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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최고 지성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장 폴 사르트르와 현대 페미니즘의 기틀을 세운 시몬 드 보부아르는 평범한 일반인들 사이에선 '계약 결혼'을 무려 반세기 넘게 유지한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가족 구조와 제도를 여성을 착취하는 '악의 근원'으로 규정한 보부아르와 노년에도 10대 소녀와 관계를 갖는 등 평생 금기 없는 '프리섹스'를 추구한 것으로 잘 알려진 사르트르가 계약 결혼을 선택한 이유는 서로 이해타산이 맞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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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의 의식' 번역 출간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20세기 최고 지성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장 폴 사르트르와 현대 페미니즘의 기틀을 세운 시몬 드 보부아르는 평범한 일반인들 사이에선 '계약 결혼'을 무려 반세기 넘게 유지한 것으로 유명하다.

둘의 계약 결혼은 당시 모든 관습과 통념을 송두리째 깨버린 파격이었을 뿐 아니라 현재의 결혼제도와 가족의 개념에 적용해도 급진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자유로운 혼외 성관계와 철저한 경제적 독립 등을 보장한 계약 조항도 놀랍지만, 무엇보다 배우자 외에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행위를 허용하는 조항은 여전히 글로벌 스탠더드이자 사회 기초 단위인 '가정'의 개념을 일찌감치 해체하려 한 실험이었다.

당대 프랑스 좌파 지식인 사회의 남녀를 대표했던 이들의 계약 결혼은 원래 존속 기간이 2년이었지만 무려 51년이나 이어진다.

보부아르는 이 결혼 생활 마지막 10년의 일상을 사르트르 사후에 기록해 단행본으로 발표한다. '작별의 의식'이란 제목의 에세이집이다.

지난 1982년 국내에 소개됐다가 절판된 이 책을 현암사에서 40년 만에 소설가 함정임의 새로운 번역으로 다시 펴냈다. 과거에 검열 등으로 인해 삭제된 부분을 채워 넣고 틀린 번역, 고유 명사의 정확성 등을 보완했다.

책에서는 마지막까지 서로를 정중하게 대했던 두 사람의 대화, 시력을 포함해 건강이 나빠진 말년의 사르트르를 돌보는 보부아르의 심정, 앙가주망의 태도를 끝까지 유지한 사르트르의 정치적 신념 등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특히 두 사람은 마지막까지 서로 사랑이 식지 않았다는 감정을 표현한다. 사르트르는 죽기 전날 계약 부인이자 평생의 연인 보부아르에게 "당신을 많이 사랑하오. 나의 카스토르"라고 말했다고 보부아르는 전한다. '카스토르'는 프랑스어로 '비버'란 뜻인데, 사르트르는 쉬지 않고 일하고 공부하는 보부아르가 비버처럼 부지런하다는 의미로 이런 애칭을 지었다고 한다. 보부아르 역시 떠나간 그를 여전히 사랑한다는 심경을 고백한다.

둘의 계약 결혼은 이를 추종하는 사람도 있으나 다수 대중으로부터 문란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가족 구조와 제도를 여성을 착취하는 '악의 근원'으로 규정한 보부아르와 노년에도 10대 소녀와 관계를 갖는 등 평생 금기 없는 '프리섹스'를 추구한 것으로 잘 알려진 사르트르가 계약 결혼을 선택한 이유는 서로 이해타산이 맞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보부아르는 이 에세이를 통해 자신들이 선택한 계약 결혼이 순수한 사랑의 결과물임을 강조한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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