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기주, 삼성의 딸→영화 주연으로 "응원과 이해 감사" 뜨거운 눈물(종합)[EN:인터뷰]

배효주 2021. 6. 2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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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드나이트’ 스틸
영화 ‘미드나이트’ 스틸

[뉴스엔 배효주 기자]

한때 '삼성의 딸'이었으나 지금은 영화 주연배우다. 진기주가 첫 주연작 '미드나이트'에서 청각장애인 캐릭터를 맡아 수어 연기는 물론 숨막히는 추격전까지 소화한 뒷이야기를 전했다.

영화 '미드나이트'(감독 권오승)에 출연한 진기주는 6월 24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를 통해 첫 영화 주연으로 스릴러에 도전한 소회 등을 밝혔다.

오는 30일 티빙과 극장을 통해 동시 공개되는 '미드나이트'는 한밤중 살인을 목격한 청각장애인 '경미(진기주)'가 두 얼굴을 가진 연쇄살인마 '도식(위하준)'의 새로운 타겟이 되면서 사투를 벌이는 극강의 음소거 추격 스릴러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와 드라마 '오! 삼광빌라' 등에 출연한 진기주가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는 청각장애인 '경미'로 열연, 과감한 액션 연기에 이어 첫 수어 연기까지 소화하며 이전의 스릴러 장르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주체적인 인물로 인생 캐릭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데뷔 후 첫 영화 주연작 개봉을 앞둔 진기주는 "영화 출연을 결심하고 촬영을 할 때는 '내가 주연이다'는 인식을 못 했다. 그저 캐릭터 생각만 했다. 개봉을 앞두고 있으니 지금에 와서야 인식이 되고, 그러고 나니 떨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영화 제목이 '미드나이트'인 만큼 밤에 연기를 해야 했다. 진기주는 "시차가 다르게 살다 보니 파트너 위하준과 전우애가 생겼다. 연기 호흡은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더군다나 청각장애인 캐릭터를 표현해야 해서 더욱 힘들었을 것. 진기주는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출연을 결정했을 때는 청각장애인을 연기하는 게 많이 어려울 것이라고 짐작하지 못했다. 그러다 이후에 '내가 큰 일을 쳤구나' 하는 생각이 뒤늦게 들기 시작했다"며 "평소 주변 소음에 예민한 편이라 더욱 어려웠다. 나도 모르게 내 몸이 자연스레 반응할까봐 걱정이 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하지만 다행히 촬영할 때는 힘들지 않았다. 촬영 전부터 소리가 없는 세상에 대한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하고 들어가 가능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연쇄살인범에 쫓기느라 신발도 신지 못한 채 좁은 골목을 누빈다. 거친 추격신을 소화하느라 "무릎이 안 괜찮다"는 그는 "몸이 좀 피곤하다 싶으면 무릎이 시큰시큰 쑤시는 사람이 되어버렸다"고 말하며 웃었다.

"달리기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고 고백한 진기주는 "신체적인 특성상 여자보다 남자가 빠를 수밖에 없는데, 과연 '잡힐랑 말랑' 하는 그 느낌을 표현할 수 있을까 걱정이 컸다"면서도 "그러나 막상 뒤에서 달려오는 속도감을 느끼고, 또 '경미'로서의 감정도 들어가다보니 죽을 힘을 다해 뛰게 됐다. 평생 그렇게 빨리 달려본 적이 없다. 제 달리기에서 나올 수 없는 속도가 나왔다. 그렇게 빨리 뛰는 건 앞으로 불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어 연기도 소화했다. 진기주는 "촬영 전 두 달의 기간이 정해져 있었다. 수어 학원에 다니고 농인 유튜버도 참고했다. 배운 것들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기는 하다"며 "처음에 저는 손을 보고 대화하는 줄 알았는데, 실제 농인분들은 얼굴, 특히 눈을 보고 대화한다. 그걸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에 시간이 걸렸다. 또 툭 쳐도 나올 수 있게끔, 상황에 따라 바로바로 자동으로 수어가 나올 수 있게 연습했다"고 기울인 노력을 전했다.

사회적 약자인 '경미'는 본인을 희생해 다른 사람을 구하려 하기도 한다. 진기주는 "아마 농인인 '경미'는 청인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타고난 본성보다 적극적으로 살아가야 했을 것"이라며 "농인이 아니었다면 타고난 성격대로 살았을 거 같은데, 그렇지 않다 보니 모든 상황에서 적극적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용감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라 나름의 캐릭터 분석을 내놓기도.

짧지만 농인 직장인으로서의 애환도 영화에 담겼다. 진기주는 실제 대기업 삼성 출신이기도 하다. 최근 '유 퀴즈 온 더 블럭' 등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주변의 반대를 딛고 대기업 사원에서 배우로 전향한 이야기들을 허심탄회하게 전해 화제를 모았다.

진기주는 해당 방송 후 달라진 주변 반응에 대해 "2~3시간은 말할 수 있을 거 같다"며 울컥했다. 이어 "방송 이후 저를 이해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졌다.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하며 연신 눈물을 흘렸다.

이어 "주변에서 '연기를 좀 더 일찍 시작했으면 얼마나 좋았겠나' 하는 말도 하지만 저는 지금이 좋다"며 "다른 생활들을 해봤기 때문이다. 그런 경험들이 내게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삼성 동기들이 '삼성의 딸'이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건 커피차를 보내주기도 했다. 친한 동기들이 이번 '미드나이트'를 보고 "너무 좋아해줬다"고 전한 진기주는 "동기들은 시사회 날 한껏 화장한 저의 모습을 보는 그 자체를 신기해한다. '다른 모습이다'고 해준다"고 귀띔했다. 또한 "동기들의 '고생했다'는 그 말이 내겐 최고"라고 덧붙이기도 했다.(사진=CJ ENM 제공)

뉴스엔 배효주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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