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금융 불안은 저금리 끝내라는 신호다

기자 2021. 6. 2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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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2일 '상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금융취약성지수 악화 등 금융 시스템 불안을 경고하고 나섰다.

금융취약성지수는 실물부문과 금융부문 간 괴리의 과도함 정도를 나타내는 금융 불균형과 금융기관의 복원력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금융 시스템의 대내외 충격에 대한 잠재적 취약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지금 한국은행이 우려하는 금융 시스템의 불안은, 늦었지만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명시적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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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용 전남대 명예교수·경제학

한국은행이 22일 ‘상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금융취약성지수 악화 등 금융 시스템 불안을 경고하고 나섰다. 금융취약성지수는 실물부문과 금융부문 간 괴리의 과도함 정도를 나타내는 금융 불균형과 금융기관의 복원력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금융 시스템의 대내외 충격에 대한 잠재적 취약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지난 1분기 지수는 58.9로 코로나19 사태 직전이던 2019년 4분기의 41.9보다 17.0포인트 높아졌다.

주된 원인으로는 민간신용 증가와 자산가격 상승이 꼽힌다. 지난 1분기 민간신용(3167조 원)은 명목GDP 대비 216.3%로 1년 새 15.9%포인트 늘었다. 또, 1분기 자산가격 총지수는 외환위기(1997년 2분기 93.1)와 금융위기(2007년 3분기 100)에 근접한 91.7을 기록했다. 자산가격 지수 구성 11개 항목 중 부동산이 100을 기록한 탓이 크다. 한국은행은 이와 같은 금융 불안이 계속되면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런데 지금의 금융시장을 비롯한 경제 불안은 2008년 금융위기와 최근의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크게 늘어난 통화량을 고려하면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오히려 한국은행이 이제야 이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새삼스럽다고 해야 할 것이다. 실물부문이 적지 않게 파괴된 상황에서 통화량만 늘었으니 금융 시스템이 불안한 건 당연하다.

금융위기는 저금리 정책으로 늘어난 통화량으로 인해 경제가 망가졌다는 사실을 알리는 신호인데도, 미국은 달러를 기축통화로 유지하기 위해 금융위기 이후에도 통화량을 계속 늘렸다. 주요 각국도 덩달아 통화량을 늘렸다.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실물부문이 크게 위축되자 주요 각국은 또 통화량을 늘렸다. 그 결과 지금 세계는 돈 쓰레기(?)에 파묻힌 형국이다.

사람들은 현재의 자원을 동종·동량의 미래 자원보다 더 높게 평가하는데, 그 차이가 이자고 그 비율이 이자율이다. 경제는 이 주관적 이자율과 통화량으로 조정하는 시중금리가 가깝게 유지될 때 잘 돌아간다. 그런데 이른바 주류경제학에는 이런 가르침이 없다. 그래서 저금리정책으로 돈풀기에 두려움이 없다. 저금리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시장 조정에 의한 수요와 공급 구조의 재정비를 방해함으로써 경제가 정상 궤도로 복귀하는 것을 더디게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불황을 길게 끌고 간다. 또, 풀린 돈은 모든 사람의 소득과 부를 동시에 비례적으로 증가시키는 게 아니다. 돈을 일찍 손에 쥔 사람들의 소득과 부는 크게 증가하고 늦게 쥐거나 쥐지 못한 사람들의 소득과 부는 작게 증가하거나 증가하지 않는다. 저금리 시대에 소득과 부의 격차가 더 커지는 이유다.

이제, 지금까지의 저금리 정책을 가급적 빨리 끝내야 한다. 그래야 코로나19 사태의 종식과 함께 수요와 공급 구조가 톱니바퀴 물리듯 다시 맞춰져 경제가 정상 궤도로 복귀할 것이다. 금리 정상화와 함께 주택이나 주식 시장 등의 자산 시장으로 몰리던 자금의 흐름이 정상화하면서 자산 가격도 안정된다. 또, 금융기관에 맡기는 저축과 그에 따른 투자도 늘어나고, 소득과 부의 격차도 줄어들 것이다. 지금 한국은행이 우려하는 금융 시스템의 불안은, 늦었지만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명시적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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