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5, 4차산업 첨단기술 분야 특허심사 통일화 등 '협력 로드맵' 추진

한국·유럽 특허청 주도로 논의 이끈지 2년만에 5개청 합의 결실.. 지난 23일 화상회의 열고 공동성명서 채택

김용래 특허청장이 지난 23일 오후 8시 화상으로 진행된 ' IP5 청장회의'에 참석, 첨단기술 분야 협력 등의 안건을 논의하고 있다./사진제공=특허청

한국을 비롯한 선진 5개 특허청(IP5)이 4차 산업혁명 관련 첨단기술인 인공지능(AI)을 비롯해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첨단기술(NET/AI) 협력 로드맵'을 승인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공동성명서를 채택했다.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효율적인 특허심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 '협력 로드맵'은 지난 2019년 우리나라가 유럽과 공동 주도로 첨단기술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논의를 이끈 지 2년 만에 5개청 합의를 이끌어낸 결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허청은 지난 23일 오후 8시 화상으로 진행된 IP5 청장회의에 참여해 이 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서 채택에 합의했다고 24일 밝혔다.

'IP5'는 전세계 특허출원의 약 85%를 처리하는 한국, 미국, 중국, 일본, 유럽으로 구성된 5개국(지역) 특허청 간 협의체로 지난 2007년 출범했다.

올해로 14회째를 맞는 이번 청장회의에는 김용래 특허청장을 비롯해 드류 허쉬펠트(미국 청장 대행), 션 창위(중국), 카스타니 토시히데(일본), 안토니오 깜피노스(유럽) 특허청장들이 참석했고 리사 조르겐슨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사무차장도 참관했다.

이번에 합의된 로드맵은 △AI 등 첨단기술 분야 발명에 대한 특허심사제도의 통일성 제고 △첨단기술을 활용한 심사서비스 개선 △첨단기술 분야 선행기술 검색 효율성 향상 △첨단기술 관련 동향 공유 등 4개 분야에 대한 협력계획이 포함됐다.

또 IP5 청장들은 이번 회의에서 특허 양도제도 통일화, 특허 명세서와 함께 제출하는 도면양식의 통일화 등 출원인 편의 향상을 위한 신규과제 시행에도 합의했다.

특히 '특허양도제도 통일화' 과제는 우리 기업(출원인)이 해외 기업을 인수·합병해 특허와 관련된 권리를 함께 이전받는 경우 5개의 특허청에 동일한 서류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과제가 완수되면 기업의 인수·합병 절차 간소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IP5 청장회의에 앞선 지난 22일 개최된 'IP5 청장 및 산업계 대표 연석회의'에서는 첨단기술 태스크포스 및 특허제도조화 논의 성과를 공유하고 '팬데믹 이후의 IP5 협력'을 주제로 자유롭게 토론하는 시간도 가졌다.

회의에 참석한 산업계 대표들은 팬데믹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과 출원인을 위해 수수료 감면 등 구제조치를 마련해 준 IP5 청들에 감사를 표하며 출원인과 심사관 간 비대면 소통을 강화해 줄 것을 주문했다. 한국 특허청은 팬데믹 이후 도입한 재외자를 위한 전자서명제도, 개선된 영상 구술심리·면담제도 등을 소개했다.

김용래 특허청장은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은 AI·빅데이터 등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선진 5개 특허청 간 협력 필요성을 크게 부각시켰다" 면서 "팬데믹 이후 경제가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혁신기술에 대한 고품질 심사 서비스 제공과 첨단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서비스 활성화 등을 위해 5개청 간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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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구 기자 hery12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