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 매매·위장전입' 아파트 부정청약 299건 수사 의뢰

김희진 기자 2021. 6. 2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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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울 아파트단지. 김기남 기자


청약통장 매매와 위장전입 등 부정한 방법으로 아파트 분양에 당첨된 사례가 대거 적발됐다. 청약브로커가 가점이 높은 청약 통장이나 자격을 사들여 대리청약에 나서거나, 아파트 분양을 받기 위해 직장과 119㎞ 떨어진 곳에 위장전입한 사례 등이 나왔다.

24일 국토교통부는 2020년 하반기 분양 주택단지를 대상으로 실시한 현장점검 결과 청약통장 매매와 위장전입 등 부정청약 의심사례 242건, 사업주체의 불법공급 의심사례 57건 등 302건의 공급질서 교란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 중 299건을 수사의뢰했다.

현장점검은 지난해 하반기 분양단지 중 청약경쟁률이 높거나 부정청약 발생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단지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적발된 부정청약 의심사례 242건은 유형별로 청약통장또는 청약자격 매매 185건, 위장전입 57건 등이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A씨 등 청약브로커 일당 4명은 부양가족 수가 많거나 무주택 기간이 길어 당첨 가능성이 높은 이들로부터 금융인증서 등을 넘겨받아 대리청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같은 컴퓨터에서 34건을 청약해 10건이 당첨된 점을 들어 청약브로커와 공모한 부정청약이 조직적으로 이뤄진 사례로 보고있다.

청약브로커가 장애인·국가유공자 등 당첨확률이 높은 청약자격을 매입해 당첨된 사례도 적발됐다. 장애인 및 국가유공자 특별공급 대상자로 선정된 B씨 등 6명이 같은 컴퓨터로 청약하고, 이 중 2명은 특정인이 대리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컴퓨터에서 6건의 일반청약 당첨도 확인되면서 청약브로커에 의한 자격매매매 의심 사례로 수사의뢰됐다.

위장전입 의심 적발 사례 /국토교통부 자료


위장전입 사례도 적발됐다. 중학교 교사로 재직중인 C씨는 거주지가 아닌 지역에서 분양하는 주택을 공급받기 위해 입주자모집 공고일 전에 위장전입했다. 그가 위장전입한 주소는 C씨가 재직중인 중학교까지 편도 119㎞에 위치해 1시간40분이 걸린다는 점에서 국토부는 위장전입으로 보고 경찰에 수사를 맡겼다. 실거주 없이 주택, 상가 등에 전입신고만 하면 위장전입이 되고, 이를 통해 청약하는 경우 주택법 위반에 해당한다.

시행사가 당첨취소 물량을 빼돌려 지인 등에게 공급하는 불법공급 사례도 57건 있었다. D시행사는 당첨취소 물량을 두고 예비입주자 일부에게만 안내한 후 공개모집 방식으로 공급하지 않고, 분양대행사 직원 등 지인에게 임의로 공급했다. 부양가족수 산정 오류 등으로 당첨이 취소된 사례도 3건 나왔다.

불법공급 의심 작벌 사례 /국토교통부 자료


수사결과 주택법 위반행위로 확인될 경우 형사처벌과 함께 청약은 취소된다. 향후 10년간 청약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도 제한된다. 국토부는 지난해 상반기에 수사의뢰한 228건에 대해 현재 53건의 수사결과가 기소의견으로 통보돼 계약취소 및 청약제한 자격 조치를 취한 상태다.

국토부는 7월부터 2021년 상반기 분양 주택단지를 대상으로 부정청약과 불법공급 여부를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앞으로도 공급질서 교란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강도높은 점검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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