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네르지 교수 "한국, 기본소득 틀에 갇히지 말아야"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는 오늘(24일) "한국이 기본소득이란 틀에 갇히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바네르지 교수는 오늘 오전 제주에서 열린 제16회 제주포럼 '불평등과 포용적 번영'이란 주제의 청년 세션에서 원희룡 제주지사와 온라인 대담을 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바네르지 교수는 "우선 한국의 상황에 대해 잘 아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정책이 옳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전제했습니다.

하지만 바네르지 교수는 "저희 책(바네르지 교수와 아내 에스테르 뒤플로 MIT 교수와 함께 쓴 저서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에서 의도했던 것은 일반론적인 원칙을 전하는 것"이라며 "기본소득은 도움의 대상에 대한 선별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보편적 기본소득은 도움의 대상을 효과적으로 선정할 수 없는 경우에 유용하다는 것입니다.

그는 "개발도상국에서는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비효율적인 면이 있기 때문에 취약층을 놓칠 가능성이 있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바네르지 교수는 "한국은 데이터 시스템이 잘 돼 있기 때문에 대상자가 정해지면 빠트리는 일 없이 잘 챙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바네르지 교수는 "다른 부자나라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실업은 삶의 상실과도 같은 체험일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기본소득이라는 틀에 갇히지 말고 대상을 정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방법 등 그 외 다양한 여러 가지 전략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제주도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