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에 통장 사들인 청약브로커, PC 1대로 아파트 10채 당첨

진명선 2021. 6. 24. 11: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청약브로커'가 가점이 높은 무주택자의 청약 통장이나 특별공급 청약 자격을 사들여 대리청약에 나선 부정청약 사례가 대거 적발됐다.

청약브로커들은 계약금·중도금 등을 부담할 수 없는 무주택자들에게 적게는 100만~200만원 정도를 지불하고 억대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청약통장 및 청약자격을 사들였다.

장애인이나 국가유공자 등 관계기관 추천으로 특별공급 자격을 갖고 있는 무주택자에 대해서도 이런 방식으로 대리청약을 한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0년 하반기 분양단지 부정청약 합동점검
연합뉴스

‘청약브로커’가 가점이 높은 무주택자의 청약 통장이나 특별공급 청약 자격을 사들여 대리청약에 나선 부정청약 사례가 대거 적발됐다. 청약브로커들은 계약금·중도금 등을 부담할 수 없는 무주택자들에게 적게는 100만~200만원 정도를 지불하고 억대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청약통장 및 청약자격을 사들였다.

24일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과 함께 2020년 하반기 분양단지를 대상으로 주택 공급질서 교란행위 합동점검을 실시한 결과 302건을 적발해 이 가운데 299건을 수사의뢰했다고 밝혔다. 조사는 하반기에 청약을 실시한 분양단지 가운데 과열양상이 있는 단지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수도권보다 분양 물량이 많았던 지방에서 적발된 사례가 많았다.

가장 많이 적발된 부정청약 유형은 청약브로커가 개입된 청약통장 및 청약자격 매매 사례로 185건이 적발됐다. 청약브로커가 부양가족 수가 많거나 무주택 기간이 길어 당첨 가능성이 높은 무주택자로부터 금융인증서 등을 넘겨받아 대리 청약하는 방식이다. 당첨 후에는 대리계약을 하고 전매제한 기간이 풀리면 전매를 통해 청약브로커가 전매 차익을 고스란히 누리는 것이다. 장애인이나 국가유공자 등 관계기관 추천으로 특별공급 자격을 갖고 있는 무주택자에 대해서도 이런 방식으로 대리청약을 한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동일한 컴퓨터에서 34건의 청약이 이뤄지고 이 가운데 10건이 당첨된 사례가 나오는 등 청약이 조직적으로 이뤄진 정황이 포착돼 덜미를 잡혔다.

국토부 주택기금과 관계자는 “기존에 적발된 사례들에 대한 수사 결과가 넘어오는 것을 보면 통장이나 자격을 양도한 뒤 받는 대가가 적게는 100만~200만원, 많아도 2천만원 수준”이라며 “수억원에 달하는 전매 차익을 브로커가 다 갖는 구조”라고 말했다. 주택법 상 부정청약은 권리나 자격, 통장을 넘긴 사람이나 사들인 사람 모두 3년 이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 처벌을 받는다.

청약 당첨 확률이 높은 해당 지역 거주자 자격을 갖추기 위해 주소지만 옮겨 청약하는 ‘위장전입 청약’도 57건 적발됐다. 아파트 분양을 받기 위해 재직 중인 학교로부터 119㎞ 떨어진 곳에 위장전입한 중학교 교사도 있었다. 당첨취소 뒤에 나오는 무순위 청약 물량, 이른바 ‘줍줍’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예비 입주자 일부에게만 주거나 분양대행사 직원 등에게 임의로 공급한 사업주체들의 불법공급 사례도 57건 확인됐다.

한편 지난해 12월 2020년 상반기 분양단지 대상 부정청약 점검을 통해 수사의뢰한 228건 가운데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53건에 대해서는 계약취소 및 청약자격제한 조치가 내려졌다. 국토부는 오는 7월부터 올해 상반기 분양단지 대상으로 집중 점검에 들어간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