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착취물 제작 최찬욱 "(범행) 심해지기 전에 구해줘서 감사"
[경향신문]
미성년 남학생들의 성을 착취하는 음란물을 제작·유포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최찬욱씨(26)가 “구해줘서 감사하다”는 식의 발언을 한데 대해 온라인 등에서 뻔뻔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씨(25)의 발언을 언급하면서 두 사람의 태도를 함께 비판했다.
신상이 공개된 최씨는 24일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전 취재진 앞에서 “호기심으로 시작해 여기까지 왔다”며 “더 심해지기 전 어른들이 구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씨는 경찰 신상공개심의위원회의 의결로 신상 공개가 결정된 바 있다.
그는 스스로 안경과 마스크를 벗고 직업까지 공개하는 등 전혀 위축되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씨는 또 경찰 수사관을 지칭한 듯 “저 같은 사람도 존중해 주는 분들이 있어서 감사하다”라고도 말했다.
최씨는 “인터넷에서 노예와 주인 놀이 같은 것을 하는 걸 보고 호기심에 (범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최씨가 ‘감사’ 등의 단어를 쓴 것을 놓고 온라인 등에서는 “조주빈의 모습이 교차한다”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지난해 3월 조주빈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경찰에서 검찰로 넘어가기 전 심경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춰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조주빈은 항소심에서 42년형 등을 받고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최씨는 2016년 5월부터 최근까지 5년 동안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게 된 남자 어린이·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성 착취물을 제작하거나 온라인에 있는 미성년자 음란물을 내려받아 보관한 혐의 등으로 지난 16일 구속됐다.
경찰 조사 결과, 최씨는 피해자들에게 ‘착한 주인’ 이미지를 심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21세 때인 2016년에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성행위를 하는 듯한 다양한 자세를 명령하면 이에 복종하는 형태의 이른바 ‘주인·노예 플레이’를 소셜미디어를 통해 접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후 온라인상 프로필을 여성으로 꾸민 뒤 자신에게 접근한 남학생들에게 “알몸을 보여주면 직접 만나 준다”는 등 속임수로 음란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전송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까지 확인된 남학생 피해자는 67명이다. 경찰은 그의 휴대전화에 200명 가까운 피해 의심자의 연락처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
최씨는 미성년자 3명은 직접 만나 강제로 신체 일부를 만지고 유사 강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피해자들은 대부분 ‘만나 준다’거나 ‘내 사진·영상도 보내주겠다’는 식의 말에 속아 직접 자신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전송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을 ‘노예’로 지칭하면서 자신은 ‘착한 주인’이라고 형상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의 이런 행위는 자기만족을 위해 피해자를 조종하며 통제하는 성 착취 범죄자의 전형으로 알려졌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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