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교덕 칼럼] "맥그리거 과거로 돌아가야 이긴다"..'아메리칸 킥복서' 톰슨의 조언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길버트 번즈(34, 브라질)는 다음 달 11일(이하 한국 시간) UFC 264 코메인이벤트 스티븐 톰슨(38, 미국)과 웰터급 경기를 앞두고 특별한 훈련 파트너를 초청했다.
글로리 킥복서 출신으로 벨라토르에서 활약하고 있는 레이몬드 다니엘스(41, 미국)와 땀 흘리고 있다.
다니엘스는 톰슨과 흡사한 '아메리칸 킥복싱' 스타일의 타격가다. 옆으로 서서 스텝을 뛰다가 다양한 각도에서 킥을 찬다. 2007년 킥복싱 경기에서 톰슨에게 1라운드 TKO승(무릎 부상)을 거둔 바 있어 번즈에게 최고의 안성맞춤 파트너다.
번즈는 "톰슨과 싸운 동료 비센테 루케의 코너에 선 적이 있다. 그 스타일에 익숙한 편인데, 다니엘스에게 (톰슨에 대한) 여러 기술 정보까지 받고 있다. 정말 놀랍다"고 말했다.
'아메리칸 킥복싱'은 우리가 K-1에서 봐 오던 킥복싱과 다르다. K-1 킥복싱은 엄밀히 말하면 일본에서 나온 '재패니즈 킥복싱'이다. 1950년대 무에타이에 대항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 체계로 네덜란드 등 유럽에 전파돼 전 세계에 알려졌다.
이와 달리 '아메리칸 킥복싱'은 북미에서 1970년대 가라테·복싱·절권도 일부까지 섞여 서서히 기술 체계가 잡혔다. 같은 킥복싱이라고 부르지만, 아메리칸 킥복싱 계열인 톰슨과 다니엘스 등이 미르코 크로캅이나 고칸 사키 등과 싸우는 방식이 눈에 띄게 다른 이유다.
아메리칸 킥복서들은 거리 감각이 뛰어나다. 스탠스 스위치가 자유롭다. 전후좌우 스텝으로 사각으로 돌아가 펀치나 킥을 날린다.
톰슨의 이 스타일이 너무 까다로워 타격에 일가견 있다는 로버트 휘태커·조니 헨드릭스·로리 맥도널드·호르헤 마스비달·비센테 루케·제프 닐이 해법을 찾지 못하고 패했다.
톰슨은 최근 흥미로운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UFC 264 메인이벤트에서 더스틴 포이리에(32, 미국)와 3차전을 펼치는 코너 맥그리거(32, 아일랜드)에게 예전처럼 아메리칸 킥복싱 스타일 경기 운영이 필요하다고 조언한 것.
맥그리거는 아메리칸 킥복서가 아니지만, 스탠스·거리 감각·킥과 카운터펀치 활용 등 아메리칸 킥복서들과 닮은 스타일로 UFC 정상에 섰다.
톰슨은 지난 23일 서브미션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2차전을 봤을 때 변화가 필요한 쪽은 당연히 맥그리거다. 포이리에는 오랫동안 자신의 스타일로 싸워 왔다. 맥그리거는 복싱으로 맞서려다가 많은 걸 잃었다. 우리가 봐 오던 맥그리거가 아니었다. 조제 알도를 쓰러뜨릴 수 있었던 이유는 맥그리거의 움직임 때문이었다. 멈춰 있다 보니 포이리에에게 카프킥을 많이 허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가라테 선수(아메리칸 킥복싱 선수)처럼 움직이던 과거로 돌아가야 한다. 들어갔다 나왔다 스텝을 밟아야 하고 사각으로 돌아야 한다. 그러면서 포이리에에게 카운터펀치를 꽂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맥그리거가 복싱 스타일로 얼마나 훈련했는지 모르지만, 예전으로 스타일을 되찾아야 한다. 그래야 이길 수 있다"고 예상했다.
맥그리거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을까? 톰슨은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평생 무술을 수련한 맥그리거 같은 파이터에겐 스타일을 되돌리는 일은 어렵지 않다. 지난 패배 후 바로 체육관으로 돌아가 예전 스타일을 떠올리는 데 힘써야 했는데, 3차전이 실현될 것이라고 예상했으니까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UFC 264를 흥미롭게 지켜볼 숨은 키워드는 '아메리칸 킥복싱'이다. 번즈가 톰슨의 스타일을 깰 수 있는 비책을 준비해 오느냐, 맥그리거가 스타일을 되돌려 포이리에를 상대하느냐가 관건이다.
하지만 포이리에가 맥그리거의 변화를 예상하고 또 다른 파훼책을 가져올지도 알 수 없는 일.
포이리에는 일단 "카프킥은 같은 스탠스에서 효과가 있다. 짐 밀러는 내게 처음 카프킥을 찬 파이터였다. 맞아 본 뒤 카프킥의 위력을 인정했다"며 "맥그리거도 똑같이 할 것 같다. 카프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았으니 이번 경기에서 활용하려고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뚜껑을 열어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UFC 264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제보>lkd@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