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女포켓볼 '단짝 에이스' 서서아·이우진 "목표는 둘다 세계챔피언"

최경서 2021. 6. 24. 09: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근 LG유플러스와 후원계약 체결 "신기하고 놀라워"
랭킹 1위, 3위..한국 여자 포켓 이끌어갈 재목
서서아 "세계챔피언 되면 언젠가 3쿠션도 도전하고 싶어"
이우진 "뒷심 약한게 흠, 서아 멘탈 배우고 싶어"
한국 여자 포켓볼을 이끌어갈 재목으로 평가받는 서서아(왼쪽)와 이우진(오른쪽)을 만나봤다.
“대기업 후원을 받다니 신기하고 놀랐죠.”

한국여자포켓볼 ‘영 에이스’로 거듭나고 있는 서서아(20·국내 랭킹 1위)와 이우진(22·랭킹 3위)은 최근 큰 선물을 받았다. 지난 5월 통신대기업인 LG유플러스(대표 황현식)와 후원협약(후원기간 3년)을 체결한 것. 포켓볼 선수가 대기업 후원을 받는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서서아는 지난 4월 국토정중앙배에서 우승, 겹경사를 맞았다.

두 선수는 아직 앳돼 보이지만 선수경력이 10년 가까이 된다. 그 동안 국내외 대회에서 수차례 입상, 앞으로 최소 10년이상 한국포켓볼을 이끌어갈 재목들이다.

한국女포켓볼 ‘단짝 에이스’ 이우진(왼쪽)과 서서아(오른쪽)가 MK빌리어드뉴스와 인터뷰 후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12년에 선수 등록한 이우진은 주니어 국가대표 출신. 2017년에는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한국 포켓볼 사상 최초로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결승에 진출하기도 했다.

국내무대에서도 2017년 전국학생당구선수권대회 포켓9볼 고등부 1위, 2017년 아시아포켓볼선수권대회 주니어 개인 및 복식 우승 등을 거쳐 2020년 경남고성군수배에서 첫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우진보다 세 살 어린 서서아는 2013년 선수등록 후 2018년 전국학생당구선수권대회 우승, 2019년 무안황토양파배 및 대한당구연맹회장배 우승 등 각종 대회 정상에 올랐다.

지난 4월 국토정중앙배 전국당구대회서 우승하며 최연소 국내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인천 부평 인천시체육회 공식훈련장에서 두 선수를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서서아가 최근 후원계약을 맺은 LG유플러스의 후원패치를 달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대회가 많지 않은데 어떻게 지내고 있나.

(이우진·이하 이)=평상시 하는 대로 훈련장에서 운동하고 PT수업받고 훈련하면서 똑같이 지낸다. 특별하게 뭘 하는 건 없다. ‘코로나19’ 때문에 일상생활을 여전히 못 즐기고 있다.

▲최근 LG유플러스와 후원 계약을 맺었다.

(서서아·이하 서)=너무 신기했다. LG유플러스 같은 대기업과 후원계약을 맺는다는 게 포켓볼에서는 쉬운 일이 아닌데, 처음 연락받았을 때 정말 놀랐다.

(이)=기업 후원이 (포켓볼보다) 3쿠션 쪽으로 치우쳐져 있는 게 사실이다. 대기업 후원을 받는다니 놀라웠다. 아직 어리고 상위 랭커다보니 저희를 선택해주신 게 아닌가 싶다.

▲21국토정중앙배에서 우승했다. 지난해에 이어 전국대회 2연패인데.

(서)=2연패라기보단 오랜만에 한 기분이다. 시합이 없는 기간에도 쉬지않고 폼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한동안 컨디션이 좋지 않아 준비하는 동안 많이 힘들었는데 꾸준히 대회에 맞춰서 준비했다. 결국 좋은 결과를 얻었다. 연습한 보람이 있어 뿌듯하다.

서서아가 스트로크 자세를 취하고 있다.
▲박은지 선수와의 결승전은 역전의 연속이었다. 첫 3세트를 내준 것이 심리적으로 불리했을 법도 한데. (서서아는 결승서 초반 3세트를 내줬으나 9세트에 5:4로 역전, 이후 5:6으로 재역전당했지만 12세트부터 3세트를 잇따라 따내며 8:6으로 경기를 마쳤다)

(서)=초반에 흔들렸던 게 사실이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부담감도 있었다. 이전에 박은지 선수에게 5:0으로 지고 있다 역전한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도 할 수 있을 거라고 마인드컨트롤 했다. 초조한 마음보다는 ‘흔들리지 말고 내 공만 생각하자, 연습했던 것만 생각하자’며 마음을 다잡았다. 이후에는 점수 생각이 아예 안 났던 것 같다.

(이)=저도 그 경기를 봤다. 서아가 당연히 우승할 거라고 믿고 있었다. 처음에 지고 있었어도 스코어가 전부는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길 걸로 생각했다.

▲최연소 포켓볼 국내 랭킹 1위인데.

(서)=(웃음) 그래 봤자 겨우 유지되고 있는 거라…. 언제 내려갈지 모른다. 랭킹을 유지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다. 내려가면 다시 올라가면 된다.

▲김가영 선수를 ‘쌤’(선생님)이라고 부른다고.

(서)=작년 초부터 배우고 있다. 원래 선배님이라고 불렀는데 배우기 시작한 후부터는 ‘쌤’이라고 부른다. 여태까지 가르치면서 저에게 한번도 화를 내지 않으셨다. 그래도 포스가 있으시기 때문에 옆에만 오셔도 무섭고, 나도 모르게 기합이 들어간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서서아와 함께 LG유플러스 후원 계약을 맺은 이우진.
▲지난해 경남고성군수배에서 첫 전국대회 우승을 했다.

(이)=(전국대회 우승을) 언젠가는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랭킹 10위 안에 든 선수 중 제일 늦게 우승했다. 우승하면 기쁠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기분이 이상했다. 개인적으로 경기 후에 우승 인터뷰를 못 한 게 아쉬웠다. 보통 처음 우승하면 인터뷰를 하는데, 처음 한 줄 몰랐다고 하더라.

▲코리아 그랑프리 결승전에선 역전패하고 눈물을 흘렸다. (이우진은 진혜주와의 결승전에서 경기 내내 크게 앞섰으나, 마지막 한 큐를 놓쳐 역전패했다.)

(이)= 내 최대 약점이다. 초반엔 잘해도 뒷심이 부족해 역전당하고 지는 경우가 많다. 결승전 징크스나 트라우마 같은 것도 있다. 그 동안 크고작은 시합 통털어 준우승만 11번 했는데, 1등은 내가 할 수 없는 건가 싶더라. 경기 내내 워낙 유리하다 보니 2등 할 거라고는 생각이 전혀 안 들었다. 그런데 마지막 공을 치기 직전에 갑자기 (징크스 때문에) 불안해져 실수했다. 멘탈이 정말 약한 것 같다.

▲경기 후 진혜주 선수가 안아주던데.

(이)=잘했다면서 말없이 토닥여주었다. 대회 끝나고 따로 술 한잔 했는데 자기도 놀랐다고 하더라. 그때 많이 위로해주셨다. 서로 좋은 얘기 나눴다. 다음에 결승에서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다.

이우진이 스트로크 자세를 취하고 있다.
▲역전패후 한동안 마음고생을 하진 않았는지.

(이)=담아두는 스타일이어서 다 털어내지는 못했다. 그래도 이런 기억들이 다져져서 언젠가는 큰 경험이 돼서 돌아오지 않을까, 성장하는 기반이 되지 않을까 ‘정신승리’하고 있다. (웃음)

▲당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이)=큐는 10살 때 처음 잡아봤다. 부모님께서 포켓볼 치러 가길래 따라갔는데 아버지가 한번 쳐보라고 해서 박스 위에 올라가서 쳐봤다. 이후 당구만 잘 쳐도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는 말에 제대로 시작하게 됐다. 하하.

(서)=어렸을 때 부모님께서 오빠처럼 운동을 시키고 싶어 하셨다. 골프와 당구 중에 고르라고 하셔서 당구(포켓볼)를 선택했다. 이후 당구연맹에 전화해 광주서 포켓볼 배울 수 있는 곳이 있는지 알아보다 12살 때 시작하게 됐다. 그때 전화 받으셨던 분이 정영화(서울시청) 선생님이다.

▲단짝인데, 평소에도 자주 보나.

(서)=요즘은 바빠서 따로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언니동생 사이로 잘 지내고 있다. 처음 봤던 13살 때부터 그렇게 친하게 지낸다.

(이)=그렇게 친한 건 아니다. (웃음) 장난이다. 주니어 시합도 다니고 외국시합 나가면 숙소 도 같이 쓰고, 그때부터 친하게 지냈다.

서서아(왼쪽)와 이우진(오른쪽)이 뱅킹을 준비하고 있다.
▲서로에게 선수로서 배우고 싶은 점이 있다면.

(이)=포커페이스를 배우고 싶다. 저는 흔들리면 누가 봐도 알 정도로 표정에서 티가 확 난다. 서아는 그런 게 없다. 멘탈이나 마인드가 너무 부럽다.

(서)=저는 반대로 언니의 파이팅 넘치는 모습이 부럽다. 저는 차분한 편이라 기운 넘치는 모습이나 패기가 부족하다. 앞으로도 같이 나아 갈 선수라고 생각하고, 언제나 좋은 동료로서 같은 곳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서로 선의의 경쟁을 통해 같이 발전했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목표는.

(이)=목표는 둘 다 세계챔피언이다. 당구선수로서 사람들 기억에 오래 남고 싶다. 너무 먼 얘기일 수도 있지만, 사람 일이라는 게 당장 내년이 될 수도 있지 않은가.

(서)=세계챔피언이 된 후에는 3쿠션도 도전해보고 싶다. 아직 어린 만큼 목표에 도전할 시간은 많이 남았다고 생각한다.

[최경서 MK빌리어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