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SF전서 2번·선발 출전..인터리그 역사 바꿨다
AL 홈 인터리그서 NL팀만 지타 사용은 최초
업튼 부상으로 야수 부족한 상태 오타니 겸업
대타 부족 위험 안고도 오타니 타격에 기대
투수로 6이닝 1실점, 타석은 3타수 무안타
[스포츠경향]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또 한 번 메이저리그 역사를 바꿨다. 내셔널리그와의 인터리그 경기에서 정작 아메리칸리그 팀이 지명타자를 쓰지 않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진 것이다.
오타니는 24일 샌프란시스코와의 홈경기에 2번·선발 투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선발 투수가 2번 타순에 들어섰기 때문에 에인절스는 라인업에서 지명타자가 사라졌다. 반면, 내셔널리그팀 샌프란시스코는 아메리칸리그 팀과의 원정 경기여서 지명타자를 쓸 수 있다. 알렉스 디커슨이 2번·지명타자로 라인업에 들어섰다.
MLB.com에 따르면 아메리칸리그 홈 인터리그 경기에서 아메리칸리그 팀이 지명타자를 쓰지 않고 내셔널리그 팀만 지명타자를 쓰는 일은 메이저리그 사상 첫번째다.
에인절스 조 매든 감독은 경기 전 이같은 기록에 대해 “흥미로운 일”이라며 “근데, 오타니면 충분히 가능하다. 왜 그렇게 하면 안되냐”고 말했다.
에인절스가 오타니를 타자로 기용하는 것은 상당한 위험을 안은 일이다. 에인절스는 외야수 저스틴 업튼이 등쪽에 통증을 느끼고 있어서 이날 출전이 어렵다. 오타니가 마운드에서 일찍 내려오게 되면 그 타석이 돌아올 때마다 투수를 타석에 보내거나 대타를 써야 한다. 업튼의 출전이 어려운 상황에서 대타 자원이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인절스는 오타니에게 투타겸업을 시켰다. 오타니의 공격력 역시 그만큼 강하기 때문이다. 오타니는 올시즌 23홈런으로 공동 선두에 올라있는 것은 물론 타율 0.269, 출루율 0.355, 장타율 0.640으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오타니는 이날이 올시즌 11번째 선발 등판으로 빅리그 데뷔 후 최다 등판이다. 오타니는 2018년 선발로 10차례 등판했다.
오타니는 이날 마운드에서 호투를 이어갔다. 6이닝 6안타를 맞았지만 실점은 0-0이던 5회초 마이크 야스트르젬스키에게 맞은 솔로 홈런이 전부였다. 삼진 9개를 잡았고 평균자책은 2.58로 낮아졌다. 대신 타석에서는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샌프란시스코 선발 케빈 구스먼은 올시즌 제이콥 디그롬과 사이영 상 경쟁을 펼칠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구스먼 역시 이날 7이닝 4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한편, 오타니도 이물질 검사를 피하지 못했다. 오타니는 2회 심판진으로부터 모자와 허리띠 등에 이물질을 묻히지 않았는지 수색을 받았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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