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버터' 들으며 슛 척척 막는 박지수
휴식기에도 더 배우려고 미국행
경기장 BTS 노래에 힘나는 아미
도쿄올림픽서 젊은 패기로 도전
“숟가락으로 파리를 때려잡은 적이 있는데, 미국에서 ‘파리채 블록슛’을 하니까 짜릿하던데요.”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 박지수(23)를 23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라스베이거스 MGM 콘도에서 지내는 그는 인터뷰 내내 웃는 목소리였다.
박지수는 18일(한국시각) 열린 뉴욕 리버티와 홈 경기에서 7점, 8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의 활약 속에 라스베이거스(10승 3패)는 5연승으로 2위를 지켰다. 그는 이 경기에서 ‘파리채 블록슛’을 3개나 선보였다. 장신(키 1m 96㎝)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앞서 LA 스팍스전에서도 블록슛이 3개였다. 그는 “블록슛은 국제대회에서 1위를 한 적도 있다. 상대가 어느 쪽으로 주로 돌파하는지 본 뒤에 타이밍을 맞춰 뜬다. 농구는 (득점을) 넣는 싸움인데, 그걸 저지하면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여자 프로농구 청주 KB 소속인 그는 휴가인 비시즌에도 농구를 하러 미국에 건너갔다. 그는 “키가 커서 농구 한다”는 말을 제일 싫어한다. 최고 무대에서 더 배우려고 남들 쉴 때 또 뛴다. WNBA는 2018, 19년에 이어 세 번째 시즌이다.
박지수는 지난달 코로나19 백신(모더나) 2차 접종 직후 심한 오한과 근육통을 앓았다. 6일 워싱턴 미스틱스전은 47초 출전에 그쳤다. 그는 “뻔뻔해지려 했는데 잘 안됐다. 이달 중순 구단 미팅 때 ‘트레이드 또는 방출’을 요청했다. 감독님과 단장님이 ‘지(박지수 애칭)는 우리 팀의 미래 계획에 분명히 있다’며 붙잡았다”고 전했다. 팀 동료 리즈 캠베이지(30·호주)가 주눅 든 그를 위로하며 “연습 때처럼 자신 있게 블록슛을 하라”고 격려했다. 용기를 낸 그는 18일 뉴욕전에 긴 시간(16분 16초)을 뛰며 시즌 최고 활약을 펼쳤다.
요즘 미국 경기장 관중석을 보면 딴 세상 같다. 박지수는 “미국은 관중이 1층 플로어석까지 앉는다. 뉴욕 홈 관중 대부분이 마스크를 안 쓴다. 팀에 따라 접종 확인증이 있는 관중은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한국에서 올 때 마스크를 몇 박스나 챙겨왔는데 이젠 다 짐이다. 얼마 전 동료 따라 풀파티에도 다녀왔다. ‘언제 코로나가 있었나’ 싶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에게는 신나는 일이 또 있다. K팝 그룹 BTS의 ‘버터’가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4주 연속 1위를 했다. 아미(BTS 팬 클럽회원)인 그는 “홈 경기는 물론이고 원정 경기에 가도 경기장에 ‘버터’와 ‘다이너마이트’가 흘러나온다. 뿌듯하고 더 신나게 경기할 수 있다”며 좋아했다.
다음 달 도쿄 올림픽을 앞둔 박지수는 “WNBA도 올림픽 휴식기다. 전주원 (국가대표팀) 감독님과 한국에서 훈련하고 일본에 건너가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김한별(35·BNK) 언니가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빠져 진안(25·BNK) 언니가 들어왔다고 한다. 또래들끼리 패기로 힘껏 부딪혀보겠다”고 다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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