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정부 4년, 서울 아파트값이 2배로 뛰었다

권혜림 2021. 6. 2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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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정부 '17% 상승' 발표 반박
"한푼 안 쓰고 돈 모아 서울 집 마련
4년 전 14년 걸렸는데 이제 25년"
공급정책 백지화, LH 해체 주장

“가구당 가처분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을 경우 서울 99㎡(공급면적 기준 30평형) 아파트 매입에 걸리는 시간은 25년이다. 4년 전보다 무려 11년이나 늘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23일 기자회견에서 내놓은 주장이다.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 4년 동안 서울 99㎡ 아파트값은 평균 6억2000만원에서 11억9000만원으로, 기존 가격의 두 배에 가까운 5억7000만원(93%)이 올랐다”고 강조했다. 반면에 실질소득은 298만원(7%)밖에 오르지 않았다는 게 경실련의 주장이다. 소득으로 서울 아파트를 사기가 더욱 어려워진 이유다.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 4년간의 서울 아파트 11만5000세대 시세변동 자료를 분석해 이날 발표의 근거로 삼았다. 서울 25개 구별로 3개 단지씩 총 75개 단지가 조사 대상이었다. 경실련은 KB국민은행 시세정보,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소득 5분위별 가처분소득 조사 결과를 참고해 자료를 발표했다.

문 정부 4년간 치솟은 서울 아파트값

경실련에 따르면 2017년에만 해도 해당 면적의 서울 아파트 가격이 평균 6억2000만원이었고, 처분가능 소득이 평균 4520만원이었기 때문에 모두 모으면 14년 만에 집을 마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값 상승액이 소득 상승액의 192배에 이를 정도로 아파트 가격이 급등해 이제는 25년을 모아야 같은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게 경실련의 설명이다.

서울 강남 지역 아파트는 또 다른 세상이다. 경실련에 따르면 소득을 전액 모으더라도 강남에 아파트를 사려면 50년이나 걸린다. 4년 전보다 21년이 더 늘어났다. 소득 하위 20% 가구의 경우에는 더욱 심각하다. 소득을 모아 서울에 내 집을 마련하려면 118년이 걸린다.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추구했지만, 결과적으로 불로소득이 주도한 거품 성장만 이룬 셈”이라고 지적했다.

4년간 5억7000만원(93%) 상승이라는 경실련의 조사 결과는 정부 발표와는 큰 격차를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서울 평균 아파트값(99㎡ 기준)이 2017년 6억2000만원에서 7억2000만원으로 4년 동안 1억원(17%) 올랐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정부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을 왜곡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서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만큼 급격한 가격 상승이 있었는데 (2017년 5월 취임 이전 수준으로) 원상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발언 이후에만 서울 아파트값은 2억5000만원이 더 뛰었다.

경실련은 집값 안정을 위해 3기 신도시·공공재개발 등 집값 상승을 유발하는 공급정책을 백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는 3기 신도시, 2·4대책 등 대규모 공급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상승세를 더욱 부추길 위험이 크다”며 “LH 등 공기업은 국민의 토지를 강제수용해 민간에 매각한다. 민간 건설사는 그 땅에 아파트를 지어 건축비를 부풀리고, 선분양제를 악용해 소비자들에게 바가지 분양을 한다”고 지적했다.

LH의 해체도 요구했다. 임효창 경실련 정책위원장은 “LH가 국민을 위한 주거복지기관으로 거듭나려면 LH의 핵심 기능인 개발 및 주택공급 업무는 모두 지방정부로 이관해야 한다”며 “대신 LH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100만 채의 공공주택 관리 및 저소득층 주거 지원 업무에만 전념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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