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릿빠릿, 오지랖... 그들만의 신묘한 다이어트 처방
먹는 것도 비슷하고 운동량도 유사한데, 어떤 이는 살이 찌고, 어떤 이는 적정 체중을 유지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비슷한 나이와 생활 방식이 같은 항공기 조종사와 승무원이 있다고 치자. 둘 중 누가 더 건강할까. 이와 비슷한 비교 연구가 영국에서 있었다. 런던 버스 운전사와 승객이 타고 내리는 것을 돕는 버스 차장을 대상으로 누가 심장 관상동맥질환에 잘 걸리는지를 분석했다. 1000명당 연간 발생률로 환산하니, 버스 운전사는 2.7명이 걸렸다. 차장은 1.9명이었다.
누가 운동을 많이 해서가 아니라 몸을 얼마나 많이 움직였느냐의 차이다. 운전사는 온종일 앉아 있다. 차장은 버스를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부산하게 몸을 놀린다. 뚱뚱해지는 걸 막고, 혈관 동맥경화를 줄이는 데 움직임의 마술이 작용한 것이다. 근무 환경상 조종사보다 승무원이 더 건강할 확률이 높다.
살을 빼는 신묘한 처방이 있다. ‘니트’다. 옷감 니트가 아니라 영어 약자 니트(NEAT·non exercise thermogenic activity)다. 운동은 아니지만 몸 안에서 체열을 내는 움직임을 말한다. 이게 살 빼는 묘약이다.
비만 연구에 자원한 뚱뚱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루에 필요한 열량보다 1000㎉ 를 더 많은 제공하고 별다른 운동도 시키지 않고 평소 생활을 하라고 했다. 두 달 후 보니, 어떤 이는 체중이 0.4kg늘었지만, 어떤 이는 4.2㎏이 늘었다. 10배 차이가 났다. 체중이 늘지 않은 사람들은 일상 속 움직임 즉 니트가 많았다. 엉덩이 무거운 사람과 가벼운 사람간에는 하루에 약 400칼로리 차이가 났다. 헬스클럽서 최소 30분은 달려야 빠질 칼로리다. 해서,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조영민 교수는 ‘가만히 있지 못하고 뭔가를 하며 돌아다니는, 오지랖 넓은 사람이 실제 건강 체질’이라고 말한다.
운전기사 딸린 자가용 타고 다니면 호강은 하나, 지하철·버스 쪽보다는 니트가 적다. 나이를 떠나 사장보다 사원이 건강한 환경에 놓였다. 많은 이들이 심부름이나 잡일, 청소나 설거지 같은 집안일 하는 걸 싫어하는데, 되려 감사해야 할 일이다. 몸을 움직여서 좋고, 남들이 귀찮아 하는 걸 해서, 고마움을 받는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건강을 최적화 하는 3대 요소는 식이·운동· 일상의 움직임 ‘니트’다. 세상이 헬스클럽이다. 부단히 움직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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