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타워] 집값 버블 붕괴 대비해야

나기천 2021. 6. 2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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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2021년 대국민종합요구조사'에 담긴 내용 일부다.

4년 동안 25번의 굵직한 대책을 내놨던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 평가가 매우 박하다.

만일 집값이 폭락하면 그때도 상위 2% 국민에게 종합부동산세 청구서를 내밀 것인가.

또 그래서 국민은 정부를 더욱 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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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긴축 땐 충격.. '영끌'투자 요주의

#국토 및 주택 분야와 관련하여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부동산 가격 상승 및 주거비 부담을 절반 이상의 국민이 ‘매우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심각’까지 포함할 경우 국민 85.7%로 매우 높은 수준으로 조사되었다.

#국토(주택 포함)와 관련해 전문가들이 가장 부정적 의견을 보인 정책은 주택가격 안정(부동산 규제, 대출제한 등)이었고, ‘매우 불만족’이 56.9%, ‘불만족’이 28.1%였다.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국민과 전문가 모두 주택 및 전월세 가격 폭등으로 인한 주거 불안정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나기천 산업부 차장대우
한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2021년 대국민종합요구조사’에 담긴 내용 일부다. 일반 국민 4586명, 전문가 150명이 답했다고 한다.

‘혹평’이다. 4년 동안 25번의 굵직한 대책을 내놨던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 평가가 매우 박하다.

부동산정책에서만큼은 ‘이명박문(이명박·박근혜·문재인)’정권이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부동산 시장 과열을 방치했거나 일부 조장했던 이전 정권들과 다를 바 없다는 말이다. 시장 흐름을 외면한 ‘땜질’, ‘뒷북’ 대책 양산이 결국 ‘누더기’로 쌓여 국민 신뢰를 잃은 결과다.

또 도대체 ‘2% 룰’은 어떤 근거에서 나온 건가. ‘증거 기반 정책’(evidence-based policy) 흉내도 내지 않은 ‘정치 정책’이라는 해석밖에 안 된다. 만일 집값이 폭락하면 그때도 상위 2% 국민에게 종합부동산세 청구서를 내밀 것인가. 당연히 일정 가격을 기준으로 정했어야 한다. 그래서 언제든 다시 사라질 이런 법은 있으나 마나 한 법이다. 또 그래서 국민은 정부를 더욱 믿지 않는다.

한 인사는 “이제 정책으로 어쩔 수 있는 수준을 넘었고, 태풍이나 홍수 같은 사태가 한 번 와야 난장판 주택 시장이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여름 태풍이나 홍수는 바다나 강 속 침전물, 위 부유물을 모두 쓸어 정화한다. 그 정도의 효과가 있으려면 엄청난 충격파가 부동산 시장에 낀 ‘거품’을 터뜨려야 하는데, 이게 또 태풍처럼 감당하기 힘든 피해를 남긴다는 게 문제다.

그런 날이 실제 올지도 모른다. 한국은행이 경고했다. 부동산, 주식 등 자산가격의 금융 취약성 지수가 외환위기 직전에 바짝 다가섰다. 소득 대비 비율(PIR) 등을 고려할 때 서울 등의 부동산 가격이 고평가됐다는 분석도 내놨다. 한은은 “소득에 비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사람들이 많은 만큼 국내외에서 금리 인상, 긴축이 본격화하면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의 경고를 곧이곧대로 믿는 이는 별로 없을 것이다. 수치를 기준으로 통화 관리라는 시각에서 내놓은 전망이 다수 틀린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최악은 늘 대비해야 한다. 투기의 거품은 비눗방울처럼 만들어지기도 쉽고 터지기도 쉽다. ‘도지코인 -66%’, ‘리플 -65%’, ‘메디블록 -84%’. ‘영끌’로 아파트 매입한 2030이 이런 지표를 받아들 날이 진짜 올까 두렵다. 그럼에도 정부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으면 한다. 대책이 나오면 좌표처럼 어디를 찍어 빚내 집 사는 사람이 더 늘고, 집값은 더 뛸 테니까.

나기천 산업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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