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떠난 영국, 아시아 시장서 기회 찾기

장은교 기자 2021. 6. 23.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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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TPP 가입 협상 시작
EU 시장 대체는 어려울 듯

[경향신문]

영국이 22일(현지시간)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협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을 떠난 영국이 아시아와 남미로 시장 확대에 나선 것이다.

영국 국제통상부는 이날 CPTPP 가입 협상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CPTPP는 2015년 미국과 일본이 주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모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탈퇴를 선언한 뒤 일본, 호주, 캐나다, 칠레, 말레이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 등 11개국이 가입된 지금의 형태로 재편됐다. 한국도 가입을 고려 중이다. 영국이 가입하면 CPTPP 창설 국가가 아닌 첫 회원국이 된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성명에서 “CPTPP 가입은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영국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비할 바 없는 기회를 만들어줄 것”이라며 “영국 전체에 경제적 이익을 가져올 흥미진진한 기회”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성명에서 “CPTPP에 가입하는 것은 5억명의 인구가 살고 2019년 기준으로 9조파운드(1경4246조원)의 국내총생산(GDP)을 기록한 새로운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라며 “브렉시트 이후 꼭 붙잡고 싶었던 눈부신 성취”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영국 정부는 CPTPP 가입 시 2030년까지 이 협정 가입국들로의 수출이 6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CPTPP 회원국들로의 수출품 99.9%에 무관세가 기대된다고도 설명했다. 특히 CPTPP 가입으로 혜택을 입는 부문으로 디지털, 서비스, 금융을 들었다. 로이터통신은 영국의 CPTPP 가입 자체 효과는 장기적으로 18억파운드(2조8000억원) 혹은 GDP의 0.1% 미만이지만 한국, 태국, 필리핀은 물론 미국까지 가입하면 그 효과는 GDP의 0.25%로 올라간다고 전했다. 영국은 자동차와 위스키 등 영국의 대표 수출 품목에 대한 관세를 낮추고 브렉시트로 타격을 입은 축산업에도 활로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CPTPP 가입이 EU와의 무역을 대체하거나 탈퇴 효과를 상쇄하기는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CPTPP 가입으로 연간 GDP가 0.1% 증가하겠지만 브렉시트로 생산량이 4% 감소한 것에 비하면 미미하다. EU에 대한 무역 의존도도 높다. 2019년 기준 영국이 EU에 수출한 규모는 약 2940억파운드(465조원)로 전체 수출의 43%에 해당한다.

데이비드 헤닉 유럽국제정치경제센터(ECE) 영국 국장도 트위터에서 “영국은 주로 유럽의 공급망에 연결되어 있는데 CPTPP의 핵심은 태평양횡단 공급망을 가진 기업들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라며 “협정이 체결되더라도 영국 무역에 미치는 영향은 작거나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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