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뜨자 '패션도 한류'.. 무신사·지그재그, 日 간다

변희원 기자 2021. 6. 23.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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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 플랫폼 日진출 러시

K패션을 앞세운 국내 온라인 패션 플랫폼들이 일본으로 달려가고 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중 국내 점유율 1위인 무신사는 첫 해외 진출 국가로 일본을 택하고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동대문 기반의 의류몰을 한데 모은 지그재그는 일본에서 온라인 인플루언서(유명인)와 협업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판매하는 방식으로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동대문 의류의 물류·판매 플랫폼인 브랜디도 네이버와 손잡고 일본 진출을 준비 중이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는 지난 1월 일본판 앱을 선보였다.

한국 패션 플랫폼들의 일본 진출 러시는 한국 드라마와 K팝이 주도하는 신한류 덕분이다. 지난달 한국 드라마 ‘빈센조’가 일본 넷플릭스에서 많이 본 콘텐츠 1위를 차지했다. 23일 현재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에서 ‘빈센조’를 검색하면 “한류 드라마 빈센조를 떠받친 정장 패션” “빈센조 여주인공 맡은 전여빈의 8가지 패션 스타일 해부”와 같은 게시물을 볼 수 있다. 한국 배우와 가수들이 입고, 먹고, 바르는 것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는 것이다.

/크로키닷컴
한국 드라마 日넷플릭스 1위하자 한국 패션도 대박 - 패션 온라인 플랫폼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 닷컴이 일본에서 내놓은 앱 '나우나우'(위 사진). 한국 동대문 시장의 상품을 직접 판매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아래 사진은 최근 일본 넷플릭스에서 콘텐츠 1위에 오른 한국 드라마 '빈센조'. /넷플릭스 캡처

◇K드라마 대박 나자 “주인공 패션 궁금”

지난 1월 일본 법인을 설립한 무신사는 플랫폼 자체가 진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무신사 입점 업체들이 일본 진출을 하는 데 필요한 물류나 고객 관리 같은 영업 인프라를 지원하는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카카오가 인수한 지그재그는 일본에서 ‘나우나우’라는 패션 이커머스 앱을 선보이고, 일본 내에서 한국 동대문 시장 패션을 직접 판매할 수 있도록 앱 내 스토어 개설부터 운영, 물류 등 전반적인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동대문 소상공인이 많은 브랜디의 경우, 네이버가 일본에서 운영하는 스마트 스토어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일본 진출이 이뤄진다.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와 네이버는 일본 온라인 패션 플랫폼 진출을 필두로 본격적으로 해외 온라인 상거래에 나선다.

이들에 앞서 일본 시장을 개척한 건 한국 중소 온라인 패션 쇼핑몰들이다. 일본 온라인에서 한국 의류를 판매하는 ‘디홀릭’은 연간 거래액 1100억원을 올리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육육걸즈’ ‘핫핑’ 같은 국내 인기 온라인 패션몰도 일본 현지에서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요가복 젝시믹스는 지난해 8월 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몰 라쿠텐에 입점한 지 3개월 만에 요가복 부문 1위에 올랐고 요가복 안다르도 지난해 일본에 온라인몰을 열었다. 최근 일본에서 여성복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국내 업체 관계자는 “일본 패션 시장은 오프라인 소매점이나 편집 매장 중심으로 형성됐지만 지난해 코로나를 거치면서 온라인 패션몰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고 했다.

◇양국의 정치·역사 관계 영향 없어… K뷰티는 이미 대박

일본 소비자들은 패션에 관심이 많고 유행에 민감하기로 유명하다. 트렌드에 맞춰 제품을 발 빠르게 내놓는 동대문 패션몰들은 이들의 취향을 잘 맞출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일본이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 소비자 체형 면에서도 한국과 비슷하다는 점도 K패션엔 유리한 조건이다. 국내 패션 브랜드 관계자는 “K콘텐츠와 K푸드가 인기를 끄는 동남아 진출도 고려해봤지만 여름옷밖에 팔 수 없다는 게 걸림돌이었다”고 했다.

국내 패션 이커머스 업체들이 패션 시장 규모가 더 큰 중국이 아닌 일본을 선택한 건 중국과 달리, 한일 관계가 일본 MZ세대의 소비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의 일본 불매 운동이나 일본 극우의 혐한 분위기 속에서도 K콘텐츠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게 그 근거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사드 사태 때 중국 매출이 뚝 떨어지는 걸 경험한 한국 패션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소비자들의 정치 성향이 약한 일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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