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의 쌀 '에틸렌' 하반기부터 공급 과잉..석화업계 '주의보'

최민경 기자 2021. 6. 23.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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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여수 NCC 공장 전경/사진제공=LG화학


지난해 석유화학 업체들의 효자 노릇을 했던 에틸렌이 올 하반기부턴 수익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국내외에서 에틸렌 등 기초 유분을 생산하는 NCC(나프타분해시설) 신증설이 늘어나면서 공급과잉 우려가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부터 연말까지 증설량은 1~5월 증설량의 3.3배에 달한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에틸렌 가격은 지난달 중순보다 24.4% 떨어진 835달러를 기록했다. 에틸렌 가격은 지난해 4월 말 이후 상승세를 이어오다 지난 3월 1060달러로 고점을 찍고 떨어지고 있는 중이다.

특히 이달부턴 LG화학 여수 NCC가 증설돼 연간 에틸렌 생산량이 80만톤 늘었다. 기존 여수공장 120만톤과 대산공장 130만톤을 합치면 총 생산량은 330만톤이다. 정유기업인 GS칼텍스도 연산 75만톤 규모의 에틸렌 생산설비를 신설해 이달부터 시험가동에 들어갔다.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한다.

이외에도 이달 미국 Baystar(베이스타)가 에틸렌 100만톤을, 중국 Luqing(루칭)석화가 75만톤을 신·증설한다. 이어 하반기에도 Petrochina(페트로차이나) 140만톤, Zhejiang(저장)석화 140만톤, Petronas(페트로나스) 120만톤, 현대케미칼 85만톤, Fujian Gulei(푸젠굴레이) 80만톤 등이 증설된다.

1~5월까지 글로벌 신규증설 규모는 연산 271만톤이었다. 6월부터 연말까진 1~5월 증설 규모의 3.3배에 이르는 연산 895만톤이 신규 가동되면서 업계에선 '공급 과잉'을 우려하고 있다. 글로벌 에틸렌의 연간 수요량은 1억6000만톤으로, 매년 약 700만톤 증가하고 있다. 올해 신·증설물량은 수요 증가량을 넘어서는 수치다.

국내 에틸렌 생산규모만 따로 떼어봐도 지난해 961만6000톤에서 올 하반기까지 1252만톤으로 늘어난다. 지난해 대비 30% 늘어난 수치다. 이달 증설을 완료한 LG화학과 GS칼텍스 외에도 여천NCC는 올 초부터 증설된 물량에 대해 본격 생산을 시작했다. 여천NCC의 에틸렌 생산량은 기존 195만톤에서 230만톤으로 늘어났다. 한화토탈도 지난달 NCC 증설을 완료해 생산량은 기존 138만톤에서 153만톤으로 확대됐다.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합작사 현대케미칼도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의 완공을 앞두고 있다. 8월 완공 후 시운전을 끝내면 연말에 상업 가동한다. 이를 통해 에틸렌 85만톤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석유화학 업체에 이어 정유업체까지 앞다퉈 신·증설을 추진하면서 2024년엔 국내 에틸렌 생산량이 1415만톤으로 전년 대비 47.2% 확대될 전망이다. 2019~2024년 동안 글로벌 증설 규모는 5900만톤에 이른다. 그러나 같은 기간 수요 증가는 3800만톤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제품 가격과 가동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업계에서도 올 하반기를 에틸렌 수익 변화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월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전 세계적으로 상반기 450만t, 하반기 1050만t의 에틸렌 증설이 계획돼있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수급 부담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에틸렌은 과잉 공급되지만 나프타, LPG(액화석유가스) 등 원료가격은 오르고 있다"며 "2021년 하반기부터 2022년 초까지 글로벌 석유화학 사이클 하락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에틸렌을 만드는 원료인 나프타 가격은 지난해 11월 톤당 367달러에서 꾸준히 상승해 현재 632달러까지 약 72.2% 올랐다.

반면, 아직 수익성이 떨어질 거라고 보는 건 섣부르단 시각도 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에틸렌 수요가 예상보다 많이 늘고 있어서 공급 과잉으로 수익성이 꼭 떨어질 거라고 보긴 힘들다"며 "하반기까지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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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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