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친민주·반중국 성향 <빈과일보> 폐간 선언

정인환 2021. 6. 2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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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민주·반중국 성향의 보도로 홍콩 공안 당국의 전방위적 공세에 직면했던 <핑궈(빈과)일보> 가 결국 폐간을 선언했다.

지난해 6월30일 홍콩보안법 발효 이후 중국 중앙정부와 홍콩 당국에 비판의 날을 세워온 <핑궈일보> 는 공안 당국의 대표적인 표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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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보안법 발효 이후 만 1년
창간 26년 만에 결국 발행중단
홍콩 <핑궈일보>의 모회사인 넥스트디지털 본사 사옥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친민주·반중국 성향의 보도로 홍콩 공안 당국의 전방위적 공세에 직면했던 <핑궈(빈과)일보>가 결국 폐간을 선언했다. 지난해 6월30일 홍콩판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발효 이후 만 1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23일 <홍콩 프리프레스> 등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핑궈일보>의 모회사인 넥스트디지털 이사회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어 24일치를 끝으로 신문 발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1995년 6월 창간 이후 26년만의 일이다. 신문의 디지털판도 26일 밤 11시59분 이후 접속이 중단된다.

넥스트디지털 쪽은 “홍콩을 둘러싼 현 정세와 소속 직원의 안전을 고려해 23일 자정 이후 신문 발행과 관련된 모든 활동을 중단한다. 지난 26년여 동안 흔들림없이 지지해준 독자와 소속 기자, 직원, 광고주들의 지원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30일 홍콩보안법 발효 이후 중국 중앙정부와 홍콩 당국에 비판의 날을 세워온 <핑궈일보>는 공안 당국의 대표적인 표적이 됐다. 지난해 8월10일 홍콩 시민사회 원로이자 <핑궈일보> 창간 사주인 지미 라이가 홍콩보안법 위반(외세결탁) 혐의로 체포된 것이 신호탄이었다. 결국 라이는 지난해 12월 불법 시위 등의 혐의로 구속돼 징역 20개월 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며,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한 재판 절차도 따로 진행 중이다.

앞서 홍콩 경찰 보안법 전담 수사팀은 지난 17일 이른 아침 <핑궈일보> 고위 간부진 5명을 자택에서 체포했다. 이 가운데 3명은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청킴훙 발행인 겸 편집인과 라이언 로 편집국장은 보석신청이 기각돼 구속 수감된 상태다.

홍콩 공안당국은 같은 날 경찰 500여명을 동원해 신문사 편집국을 압수수색하고, 취재 내용이 담긴 컴퓨터 40대와 서버 16대 등을 대거 압수했다. 특히 1800만홍콩달러(약 26억원)에 이르는 <핑궈일보> 및 2개 계열사 자산도 동결시켰다. 이에 따라 당장 800여명에 이르는 직원에게 이달치 임금 지급도 불가능해졌다. 신문 쪽은 “운영자금 부족으로 오는 26일 이후 신문 발행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며, 자산 동결 해제를 촉구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신문이 예상보다 빨리 폐간을 결정한 것은 ‘리핑’이란 필명으로 활동해 온 융칭키 논설위원이 이날 새벽 홍콩보안법 위반(외세결탁) 혐의로 추가 체포된 탓으로 보인다. 융 위원이 지난 2016년 이후 신문에 쓴 칼럼과 논평은 800여편으로, 이 가운데 331편이 2019년 이후 작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경찰 관계자의 말을 따 “지난해 6월 홍콩보안법 발효 이후 융 위원이 쓴 글 가운데 5~6편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핑궈일보> 필진 가운데 적어도 1~2명은 추가로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폐간 이후에도 신문에 대한 탄압이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핑궈일보>의 폐간 발표에 앞서 넥스트디지털에 딸린 잡지 <넥스트 메거진>도 이날 오전 폐간을 선언했다. 이 잡지 루이스 웡 편집장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일부 동료들은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한줄기 희망을 부여잡고 있다. 동료들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이제 그만 환상을 거두라고. 최선을 다해 일했고, 언론의 자유를 만끽했으므로 후회는 없다”고 썼다. <핑궈일보>의 영문판 온라인 서비스와 금융뉴스 섹션은 이미 22일 밤 업데이트를 중단한 상태다. ♣️H6s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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