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집값 하락 경고음, 허투루 들을 일 아니다

2021. 6. 2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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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집값 하락 가능성에 경고음을 울렸다.

한은은 22일 올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실물경제가 감당 가능한 수준을 웃도는 집값 상승은 대내외 충격에 따른 급락 위험을 증대시킨다"고 말했다.

사실 집값 상승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 집값 하락 경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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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초 홍남기, 이번엔 한은
금리인상 후폭풍 대비해야
한국은행이 22일 올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집값 하락 경고음을 울렸다. 사진은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뉴스1
한국은행이 집값 하락 가능성에 경고음을 울렸다. 한은은 22일 올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실물경제가 감당 가능한 수준을 웃도는 집값 상승은 대내외 충격에 따른 급락 위험을 증대시킨다"고 말했다. "부동산 가격을 중심으로 자산가격의 빠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보수적인 한은이 충격, 급락, 경계 같은 단어를 쓴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한은은 한국은행법에 따라 1년에 두차례 금융안정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한다.

한은 경고는 흘려들을 일이 아니다. 부동산 등 자산가격에서 거품이 빠지면 당장 금융안정을 위협한다. 보고서는 "금융시스템 취약성을 보여주는 금융취약성지수(FVI)가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4·4분기 41.9에서 2021년 1·4분기 58.9까지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는 부동산·주식 등 자산가격 상승 등으로 금융불균형이 심화된 게 원인이다.

왜 이렇게 됐는지는 삼척동자도 안다. 코로나 위기가 터지자 전 세계가 일제히 초대형 부양책을 폈다. 중앙은행은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췄고, 정부는 전례없는 수준으로 재정을 풀었다. 그 돈이 실물보다는 주식과 부동산으로 몰렸다. 그 덕에 글로벌 경제는 파국을 면했으나 자산시장엔 거품이 잔뜩 끼었다. 사실 집값 상승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부동산중개협회에 따르면 기존주택의 5월 판매가격 중간값은 전년 동월비 약 24% 오른 35만달러(약 4억원)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유럽도 집값이 들썩거린다.

거품은 언젠가는 터지게 마련이다. 풍선에서 바람을 살살 빼는 게 최상책이지만, 시장이 늘 그렇게 이성적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1996년 당시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비이성적 과열'을 경고했으나 2000년대 초 닷컴 버블, 2008년 금융위기를 막는 데 실패했다.

국내 집값 하락 경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달초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집값이 역대 고점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5월 서울 아파트 실질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올 5월은 99.5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집값이 오를 만큼 올랐다는 얘기다. 부총리와 한은이 잇따라 내놓은 경고를 허투루 들어선 안 된다. 미국 사례에서 보듯 집값이 급락하면 경제는 만신창이가 된다. 집값은 오를 때보다 내릴 때가 더 무섭다. 금리를 정상화하는 긴축 과정에서 어떻게 집값을 안정적으로 유지할지 정부와 한은이 지혜를 모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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