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집값 하락 경고음, 허투루 들을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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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집값 하락 가능성에 경고음을 울렸다.
한은은 22일 올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실물경제가 감당 가능한 수준을 웃도는 집값 상승은 대내외 충격에 따른 급락 위험을 증대시킨다"고 말했다.
사실 집값 상승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 집값 하락 경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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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후폭풍 대비해야
한은 경고는 흘려들을 일이 아니다. 부동산 등 자산가격에서 거품이 빠지면 당장 금융안정을 위협한다. 보고서는 "금융시스템 취약성을 보여주는 금융취약성지수(FVI)가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4·4분기 41.9에서 2021년 1·4분기 58.9까지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는 부동산·주식 등 자산가격 상승 등으로 금융불균형이 심화된 게 원인이다.
왜 이렇게 됐는지는 삼척동자도 안다. 코로나 위기가 터지자 전 세계가 일제히 초대형 부양책을 폈다. 중앙은행은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췄고, 정부는 전례없는 수준으로 재정을 풀었다. 그 돈이 실물보다는 주식과 부동산으로 몰렸다. 그 덕에 글로벌 경제는 파국을 면했으나 자산시장엔 거품이 잔뜩 끼었다. 사실 집값 상승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부동산중개협회에 따르면 기존주택의 5월 판매가격 중간값은 전년 동월비 약 24% 오른 35만달러(약 4억원)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유럽도 집값이 들썩거린다.
거품은 언젠가는 터지게 마련이다. 풍선에서 바람을 살살 빼는 게 최상책이지만, 시장이 늘 그렇게 이성적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1996년 당시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비이성적 과열'을 경고했으나 2000년대 초 닷컴 버블, 2008년 금융위기를 막는 데 실패했다.
국내 집값 하락 경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달초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집값이 역대 고점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5월 서울 아파트 실질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올 5월은 99.5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집값이 오를 만큼 올랐다는 얘기다. 부총리와 한은이 잇따라 내놓은 경고를 허투루 들어선 안 된다. 미국 사례에서 보듯 집값이 급락하면 경제는 만신창이가 된다. 집값은 오를 때보다 내릴 때가 더 무섭다. 금리를 정상화하는 긴축 과정에서 어떻게 집값을 안정적으로 유지할지 정부와 한은이 지혜를 모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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