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삼성, 6년만에 '빅딜' 완성..한화종화 삼성지분 1조에 인수

<한화그룹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위수 기자] 한화가 삼성이 보유한 한화종합화학 지분 24.1%를 1조원에 사들인다. 지난 2015년 한화와 삼성간 '빅딜'이 6년만에 완성됐다.

한화종합화학의 대주주인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은 23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 지분 인수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과 삼성SDI가 각각 20.05%, 4.05% 보유한 지분을 1조원에 한화그룹이 인수하는 내용이다.

한화는 지난 2015년 삼성으로부터 방산·화학 계열 4개사를 약 2조원에 인수하는 '빅딜'을 성사시켰다. 당시 삼성종합화학(현재 한화종합화학) 에 남아있던 삼성 측 지분을 이번에 한화가 모두 인수하면서 두 그룹의 빅딜은 6년 만에 마무리됐다.

인수가격 1조원은 한화와 삼성의 협상을 통해 합의된 금액이다. 빅딜 이후 6년간 변화한 한화종합화학··한화토탈의 실적과 미래 사업에 대한 전망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출했다는 설명이다.

인수 대금은 한화종합화학의 대주주인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이 세 차례에 걸쳐 나눠 내게 된다. 보유현금으로 올해 1차 대금을 지급하고 2~3차 대금은 내년부터 발생하는 이익으로 나눠 낸다.

최근 수소 관련 사업 등 친환경 기업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는 한화종합화학은 빅딜 완성을 계기로 신사업 투자에 더욱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한화는 석유화학 사업 노하우를 살려 빅딜 이후 6년 동안 규모와 내실 면에서 모두 성과를 냈다. 최근에는 수소 중심 '지속 가능 미래형 기업'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3월 수소 혼소 기술을 갖고 있는 미국 기업 PSM과 네덜란드 기업 ATH를 인수했다. 수소 혼소는 기존 가스터빈을 개조해 천연가스에 수소를 섞어 연료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화석연료 기반 자산을 활용하면서 수소 비중을 늘려가는, 수소 시대의 징검다리 기술로 평가된다.

기존 석유화학 사업의 친환경화(eco-friendly)도 본격화한다. 한화토탈 대산 공장의 부생 수소를 활용하는 수소모빌리티 사업, 화석 원료를 바이오 원료로 전환하는 기술 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개발, 플라스틱 재활용을 넘어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분해해 자원을 순환 사용하는 기술(Chem-cycling)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한화종합화학이 밟고 있던 기업공개(IPO) 절차는 잠정 중단된다. 상장을 철회하고 지분인수를 결정한 데에는 한화종합화학이 수소혼소·수소유통, 친환경 케미칼 제품 사업 등 미래 전략 사업을 최근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이 사업들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상장에 앞서 '지속 가능 미래형 기업'으로의 변화를 먼저 추진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향후 기업의 성장과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상장 재추진은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한다는 것이 한화의 계획이다.

한화 측은 "이번 지분 인수로 한화·삼성 빅딜 시즌1이 마무리됐다"며 "시즌2는 미래 전략 사업을 본격 추진해 석유화학 회사에서 지속 가능 미래형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