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팔달] 로켓성장의 그늘..쿠팡에 등 돌린 여론 어쩌다가

박규준 기자 2021. 6. 2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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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주 '유통팔달' 시간에 다룰 기업은 온라인 유통 공룡 쿠팡입니다.

익일 배송 서비스 '로켓 배송'으로 고속성장하며 잘 나가던 쿠팡이 요즘 사면초가에 내몰렸습니다.

지난주 경기도 이천 물류센터 화재로 안전 문제와 열악한 근로 환경이 드러났고 안이한 후속 대처가 도마 위에 올랐죠.

여기에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 관련 상품까지 판매된 것으로 알려져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모양새인데요.

박규준 라이브데스크가 쿠팡 관련 이슈 정리했습니다.

[기자]

올 3월 뉴욕증시에 상장할 때만 해도 모든 게 술술 잘 풀리는 듯 보였습니다.

지난 17일 새벽 발생한 덕평물류센터 불길도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몰랐습니다.

잦아들던 불길이 오후 겉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현재 이 물류센터는 철골뿐입니다.

이 과정에서 고 김동식 구조대장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불이 나고 있다"는 내부 직원의 절규를 쿠팡 측이 웃으며 수 차례 묵살했다는 폭로까지 나왔습니다.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팔고, 쿠팡이츠에 입점한 음식점 주인이 사망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죠.

"해도 너무한다" 뿔난 소비자들은 쿠팡 탈퇴와 불매운동에 나섰습니다.

[앵커]

'로켓배송'이라는 압도적인 속도와 다양한 상품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아온 쿠팡이 도전에 직면했습니다.

쿠팡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급격히 악화됐고, SNS를 통한 '쿠팡탈퇴' 해시태그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데요.

쿠팡은 성난 소비자들의 마음을 달랠 수 있을까요.

자리로 돌아온 박규준 라데와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 보죠.

쿠팡을 향한 악재가 자고 일어나면 하나씩 계속 터지는 모습이에요.

먼저 화재 사건 관련해서 쿠팡이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 이런 지적이 나오죠?

[기자]

네, 당시 현장에서 쿠팡 관리자가 '불이 났다'는 직원의 말을 여러 차례 묵살했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이번 화재를 최초로 목격한 직원이 올린 청와대 청원글을 보시죠.

이 글에 따르면 해당 직원은 보안요원에게 "화재 경보 오작동 아니다, 빠른 조치를 해달라"고 했는데 "신경 쓰지 말고 퇴근이나 하라"는 말이 돌아왔습니다.

다른 관리자도 엄청 크게 웃으며 "원래 오작동이 잦아서 불났다고 하면 양치기 소년 된다"는 황당한 말을 했다는 게 직원 주장입니다.

[쿠팡 노조 측 관계자 : (최초 목격자가) 현장관리자인한테 화재가 난 것을 확인해달라, 사람들을 대피시켜달라 이야기를 했는데, 이거 불난 거 아니다, 그냥 컨베이어벨트에서 타는 냄새다, 양치기 소년 하지 말아라, 묵살을 당한 거죠.]

쿠팡 측은 "신고를 묵살한 적 없다"며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앵커]

불이 났다고 몇 번 말했는데도 크게 웃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데요.

그래서 쿠팡이 전체적으로 안전관리에 허술한 거 아니냔 지적도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단적으로 이번에 불 난 덕평물류센터는 3년 전인 2018년 2월에도 화재 사고로 대피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물류센터가 불과 넉 달 전 소방시설을 자체 검검해 관할 소방서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스프링클러 60건을 포함해 경보기, 방화셔터 등에서 모두 277건의 결함이 발견됐습니다.

여전히 쿠팡의 화재경보기 등에 문제가 많다는 게 내부 직원의 지적입니다.

[쿠팡 물류센터 내부 직원 : 화재경보기가 자주 울려요. 울리는데 누구 하나 대피를 안 해요. 계속 울리니까. 20분 정도 지나면 시설과에서 '화재경보기 오류로 경보가 울렸으니 그냥 일하셔도 된다'고 해요.]

[앵커]

박규준 라데, 물류창고 화재뿐 아니라 지금 계속 문제가 터져 나오고 있잖아요?

일본 욱일기 판매에 이어 쿠팡이츠 고객 갑질 방치 논란 등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죠?

[기자]

최근까지 쿠팡이 판매한 욱일기 관련 상품입니다.

우산, 스티커 등에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 모양이 새겨있습니다.

쿠팡은 문제가 터지자 뒤늦게 문제 상품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최근엔 쿠팡이츠에 입점한 음식점 주인이 고객 갑질에 시달리다 사망한 소식까지 전해졌는데요.

고객의 막말에 악성 댓글, 별점 테러 때문입니다.

쿠팡이츠는 일방적으로 점주에게 "앞으로 조심해달라"는 말만 했고, 점주가 이 전화를 받던 중에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겁니다.

[앵커]

지금 여론이 상당히 안 좋은 것 같습니다.

소비자들도 쿠팡에 단단히 뿔이 난 것 같아요?

[기자]

네, 온라인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엔 유료회원 탈퇴를 인증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근로자 안전 무시, 욱일기 판매, 음식점 주인 사망까지 겹치면서 "해도 너무한다"는 분위기가 일고 있는 겁니다.

[위정현 /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 (미국) 상장을 염두에 두면서 매출과 회사 규모를 키우는 데만 집중 투자를 했고, 기업으로서 가져할 기본적인 종업원 보호, 소비자와 사회에 대한 책무는 소홀히 했거든요. (이게) 누적돼서 일거에 폭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쿠팡이 기업이익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위한 전사적인 차원의 리모델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올해 뉴욕증시에 상장하며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오른 쿠팡.

그러나 화려한 성장 이면에 가려진 그늘도 꽤 짙은 모습입니다.

근로자를 존중하지 않고 안전을 외면하는 후진적인 기업 문화를 계속 고집한다면 제2의 남양유업 사태가 쿠팡에서 재연되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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