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일] '근육여왕' 신유빈, '난세의 영웅' 될까?

서봉국 2021. 6. 2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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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끝난 탁구국가대표 실전 연습 여자단식 결승전.

'최연소 국대' '탁구신동' 신유빈과 한 학년이 어린 남자 고등학교 1학년 랭킹 1위 박규현의 결승전은 말 그대로 손에 땀을 쥐게하는 접전이었습니다.

신유빈이 이번 대회 4강전에서 돌풍의 주역 '귀화선수' 주천희(여자국대 에이스 전지희를 4대 1로 제압)를 잠재우고, 남자 고등학생 중에도 톱10안에 든다는 박규현을 제압한 일등공신이 바로 리시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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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끝난 탁구국가대표 실전 연습 여자단식 결승전. '최연소 국대' '탁구신동' 신유빈과 한 학년이 어린 남자 고등학교 1학년 랭킹 1위 박규현의 결승전은 말 그대로 손에 땀을 쥐게하는 접전이었습니다. 경기력에서 여자 국대보다 '핸디로 2점 정도 더 낫다'는 남자 주니어 2명이 누나들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여자 경기 8강 토너먼트에 투입됐는데, 실제 박규현은 최효주 전지희 두 여자 대표들을 연파하고 결승에 올랐습니다

'강철 멘탈'…까다로운 서브에 실행력 겸비

맨 왼쪽이 결승 상대 박규현
세트스코어 2대 2로 맞선 결승전 5세트, 파워와 범위 등에서 앞선 '박규현이 쳐 볼테면 쳐 보라'는 식으로 작전을 바꿔 서브를 길게 주자, 신유빈은 맥 없이 무너졌습니다. '역시 여자 선수의 한계인가'라고 생각한 순간, 신유빈은 포기하지 않고 6세트를 가져왔고, 7세트 9대 9 상황에서 기상천외한 '톱스핀 롱서브'로 박규현의 리듬을 무너뜨린 뒤 결국 4대 3으로 역전승했습니다. 여자대표팀 추교성 감독이 '서브를 길게 주라'고 작전 지시를 했다고는 하지만, 과감한 실행력, 담대한 멘탈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명승부였습니다.승부처에서 박규현의 포핸드 드라이브를 손목 만으로 맞받아 제껴버린 '카운트 드라이브' 역시 이번 대회 최고의 샷이었습니다.

근력운동으로 파워 향상...일본 중국을 넘어라!

현재는 85위, 최효주 전지희보다 낮습니다
올 봄 신유빈을 거의 1년 만에 만났을 때 놀랐습니다. 상당한 근육질 체형으로 변했기 때문이죠. 남자처럼 울퉁불퉁한 건 아니고 전체적으로 근육량이 균형있게 늘어난 모습. 근력이 붙으면서 유일한 약점이었던 포핸드는 훨씬 세졌고 어려운 공을 하체를 이용해 넘기는 밸런스도 향상됐습니다. 소속팀 대한항공 강문수 감독과 김경아 코치가 연습경기에서는 웬만한 남자 실업선수들도 종종 이긴다고 하길래 반신반의했지만, 이번 우승이 그 사실을 증명한 셈입니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중국 쌍두마차이자 강력한 금메달 후보 쑨잉샤 천멍은 남자 못지 않은 파워로 '여자탁구의 남성화'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반면 어느새 우리나라를 추월한 일본은 '변칙 탁구' 이토 미마의 스피드를 앞세우는 상황. 중국의 파워와 일본의 스피드를 제압할 방법을 저도 고민했는데, 어쩌면 '신유빈식 탁구'가 그 해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형화 어려운 '신유빈 탁구'..리시브도 강점

어릴 때부터 탁구신동이었던 신유빈, 코로나19로 국제대회 참가를 못해 랭킹은 낮지만 볼 센스가 남다르고 상,하회전 구별이 어려운 'SHOVEL SERVE'(일명 '훅서브')와 리시브는 세계적 수준입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올 초 카타르 컨텐더대회에서 일본의 강호 히라노 미우를 상대할 때 보여준 신유빈의 리시브였습니다. 몇년 전 미국 월드컵탁구대회에서 속전속결 3구 공격으로 중국 대표 3명을 잇달아 제압하고 우승한 미우의 까다로운 서브를 너무나 쉽게 받아냈기 때문이죠.
신동에서 에이스로 변신
신유빈이 이번 대회 4강전에서 돌풍의 주역 '귀화선수' 주천희(여자국대 에이스 전지희를 4대 1로 제압)를 잠재우고, 남자 고등학생 중에도 톱10안에 든다는 박규현을 제압한 일등공신이 바로 리시브입니다. 현대 탁구에서 가장 핫한 백핸드 '치키타' 와 가벼운 플릭, 커트를 섞어가며, 상대 서브 회전량에 따라 자신의 스핀을 조절해 적수의 공격을 무력화하는 기술은 타고 났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수준입니다. 온라인 중계를 보던 네티즌들이 신유빈을 과거 중국의 세계챔피언들과 비교하며 '제2의 리샤오샤? 장이닝? 딩닝?'이라고 계속 의문표를 붙인 것은 그만큼 신유빈의 탁구를 콕 찝어 '이것'이라고 말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굳이 말하자면 상대 구질 변화 파악과 공수 전환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잡아내는 동물적 감각이랄까요.

유승민 회장의 예언.."도쿄에서 쩔어볼게요."

올림픽 첫 메달 쇼핑이 꿈이 아니라 현실일지도
현실적으로 이번 도쿄올림픽 한국여자팀의 목표는 단체전 4강 정도로 보입니다. 최강 중국은 물론 일본도 버거울 정도로 경기력이 예전같지 않습니다. 어렵게 말하면 여자탁구는 난세입니다. 그래서일까요, 後漢書(후한서)의 "亂世之英雄(난세지영웅)"이라는 말처럼 어려운 시기일수록 영웅을 기대하는 심정입니다.

'근육소녀'에서 난세의 영웅으로?

여자대표팀 추교성 감독과 신유빈
17년 전 아테네에서 예상을 뒤엎고 단식 금메달을 따낸 유승민 현 탁구협회장은 "무엇보다도 신유빈이 도쿄에서 어디까지 올라가느냐가 관전 포인트'라고 짚었습니다. 어느새 신유빈의 아저씨 팬이 되버린 저. 기대감을 갖고 올림픽을 지켜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식에는 각 나라 에이스 2명만 출전할 수 있어 세계선수권보다 더 이변의 폭이 크다는 올림픽. 신유빈이 좋아한다는 BTS의 노래 제목처럼 이 담대한 16살 소녀가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쩔어' 버릴 지 누가 알겠습니까.(사진출처 대한탁구협회 / 더핑퐁 / YTN / 신유빈)

서봉국[bksu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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