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접은 LG, 아이폰 판매나서나..유통점들 "상생협약 지켜라"

김승한 2021. 6. 2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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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1. [사진 = 애플]
모바일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LG전자가 자사 가전 유통매장에서 아이폰을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이동통신 유통점들은 '동반성장협약'을 준수하라며 반발하고 있다.

LG전자 측은 이에 대해 "아이폰 판매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 중인 사안이라 특별한 입장이 없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 LG매장서 아이폰 판매될까

2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 하반기부터 LG베스트샵에서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애플 모바일 제품을 판매하는 방안을 놓고 애플과 협상 중이다.

LG베스트샵에 별도 애플 스토어를 마련하는 방안과 LG 베스트샵이 판매 권한을 넘겨받아 판매하는 방안을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LG전자 주력 노트북인 LG그램과 경쟁 제품인 애플 맥북 등 데스크톱과 노트북 제품은 판매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오는 7월 31일 모바일 사업을 완전 철수하는 LG전자는 휴대폰 전시·판매 공간과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두고 고민해왔다.

LG전자 관계자는 "휴대폰 사업에 손을 떼면서 기존 인력 등 활용에 대한 다방면 검토를 해왔다"며 "아이폰 판매 방안 얘기가 나온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라고 말했다.

만약 LG전자 매장에서 아이폰 판매가 이뤄진다면 LG전자는 애플 제품으로 젊은 층을 매장에 유입할 수 있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애플은 전국 400여개에 달하는 LG베스트샵을 판매 거점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 이통유통점 "LG 동반성장협약 준수하라"

LG전자 매장에서 아이폰을 판매한다는 소식에 이동통신 유통점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3년전 체결된 대·중소기업 상생협약에 위반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1일 이동통신 유통점으로 구성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동반성장위원회와 LG베스트샵 운영사인 하이프라자에 동반성장협약 준수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협회는 서한에서 "LG전자가 전국 LG베스트샵에서 아이폰을 판매할 경우 2018년 5월 체결된 이동통신 판매업 대·중소기업 상생협약을 정면으로 위배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상생협약서는 협회와 동반성장위원회, 삼성전자, LG전자가 공동으로 서명했다. 이 협약서에는 '삼성전자판매는 삼성전자가 생산 또는 공급하는 모바일폰을, 하이프라자는 LG전자가 생산 또는 공급하는 모바일폰만을 판매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LG 베스트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대리점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대기업이 자체 매장을 활용해 타사 제품을 판매할 경우 영세 대리점들의 매출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협회 관계자는 "LG베스트샵에서 아이폰을 취급하면 고객 유출이 불가피하고 중소 유통망이 큰 타격을 입게 된다"며 "LG전자에는 상생협약을 지켜달라는 취지로 서한을 보냈고, 동반위에는 LG전자가 상생협약을 준수할 수 있게 관리해달라는 취지로 서한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에도 서한을 보내 LG전자의 아이폰 판매 대행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삼성전자 역시 대응방안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여전히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다만 LG전자 철수에 따른 애플의 국내 점유율은 올해 30%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라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65%, 애플 20%, LG전자 13%다. 삼성전자 한국사업 총괄과 가전, 스마트폰 관련 사업부 관계자들은 LG 베스트샵 내 아이폰 판매를 두고 긴급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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