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민연금은 다단계 사기" 경고와 文대통령 罪責

기자 2021. 6. 2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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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연금제도가 일종의 폰지게임(다단계 금융 사기)과 같다"는 전문가의 경고는 심각한 '연금 포퓰리즘'의 폐부를 찌른다.

윤석명 현 연금학회 회장도 "그리스보다 상황이 심각한데, 세금 거둬서 연금 주면 된다고 한다"면서 "높은 세금 때문에 청년들의 탈(脫)한국 러시가 예상되고, 그러면 나라가 망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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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연금제도가 일종의 폰지게임(다단계 금융 사기)과 같다”는 전문가의 경고는 심각한 ‘연금 포퓰리즘’의 폐부를 찌른다. 최근 한국연금학회가 한국인구학회 및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와 공동으로 개최한 학술대회에서 이창수 차기 연금학회장은 그런 비유와 함께 “후세대에 계속 부담을 전가하는 식이어서 어느 시점에 미래세대 반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5년 임기 정권과 당국자의 무책임을 비판했다. 윤석명 현 연금학회 회장도 “그리스보다 상황이 심각한데, 세금 거둬서 연금 주면 된다고 한다”면서 “높은 세금 때문에 청년들의 탈(脫)한국 러시가 예상되고, 그러면 나라가 망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예상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고 전문가들이 격한 표현까지 동원한 것은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신화연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당장 내년부터 보험료율을 현재 9%에서 19.38%로 두 배 이상 높여야 한다는 연구 결과까지 내놨다. 국민연금은 덜 내고 더 받는 구조다. 연금 수령 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연금 고갈 시기는 점점 더 빨라진다. 출산율 하락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 회장은 “출산율을 2017년 기준인 1.05명(올해는 0.7명 예상)으로 잡는다 해도 기금 소진 시기의 국민연금 적자가 124조 원에서 239조 원으로 늘어난다”면서 “2088년에 1경4000조∼1경8000조 원의 적자가 쌓이는데 이걸 미래 세대가 감당할 수 있을까”라고 했다.

그래서 역대 정부는 어렵지만 연금 개혁을 시도했고 성과도 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을 각오하고 소득대체율을 40%로 깎는 개혁안을 밀어붙였으며, 박근혜 대통령 역시 소득월액의 9%로 기여율을 올린 공무원연금 개혁을 이뤄냈다. 문 대통령은 정반대다. 2017년 국민연금 제도발전위원회가 기금 고갈 시기를 늦추기 위해 ‘더 내고 더 받는’ 개혁안을 내놓자 “보험료 인상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며 제동을 걸었다. 소득대체율은 높이되 보험료는 덜 올리라는 실현 불가능한 주문이었다. 이후 보건복지부는 현행 유지에 방점을 찍은 4개 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정부와 국회는 폭탄 돌리기만 하고 있다. 국가 지도자는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라고 국민이 뽑은 사람이다. 이런 기대를 배신하는 문 대통령의 죄책(罪責)이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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