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지긋지긋한 소주성 타령

김만용 기자 2021. 6. 23. 11: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실패작인 소득주도성장이 부활한다는 걱정이 경제계에서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오랜만에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청와대와 정부도 나빠진 민심을 의식해 최저임금 인상 폭을 다시 낮추면서,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단어 대신 포용적 성장이라는 단어로 슬쩍 바꾸지 않았나.

그런데도 대통령과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의 부활을 꿈꾼다면 국민이 선택할 길은 하나밖에 없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만용 산업부 차장

문재인 정부의 실패작인 소득주도성장이 부활한다는 걱정이 경제계에서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오랜만에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지난 17일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선 “한국 정부는 장시간 노동시간을 개선하고, 최저임금을 과감하게 인상해 소득주도성장을 포함하는 포용적 성장을 추구했다”고 자랑했다. 이어 “그러나 지난해 감염병이 전 세계를 흔들었다. 무엇보다 노동과 일자리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성공 가도를 달리는 중이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모든 것을 망쳤다는 투였다. 대통령은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갈릴레이의 심정일까. 하지만 소득주도성장이란 우물 안 개구리의 천동설일 뿐이다. 감성과 표 계산에만 충실하다가 현실과 기본을 외면한 문재인 정부의 참극 중 하나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으로 지금은 자영업자로 변신한 함운경 씨가 “소득주도성장을 말한 사람들은 다 사기꾼”이라고 성토한 이유가 있다.

한국의 일자리 환경은 코로나19가 출몰하기 이전부터 심각하게 망가졌다. 그 배경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예외 없는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 기득권 노조만 배 불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소득주도성장 같은 사이비 경제·노동 정책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은 더 거론할 필요도 없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인해 대기업들은 신규 고용의 문을 닫았다. 중소기업들은 기계화를 서둘렀으며, 자영업자들은 아르바이트 직원 수를 줄였다. 여권 내부에서도 아직 우물 안에 있는 일부 친문(친문재인)만 빼고 다수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렇지 않다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왜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나. 청와대와 정부도 나빠진 민심을 의식해 최저임금 인상 폭을 다시 낮추면서,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단어 대신 포용적 성장이라는 단어로 슬쩍 바꾸지 않았나. 그러나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설계한 홍장표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에 앉히고 소득주도성장을 다시 자랑하기 시작했다. 때마침 경제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50인 미만 영세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주 52시간제를 예정대로 7월부터 실시하기로 했다. 최저임금 역시 내년 대선을 앞두고 상당폭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러니 소득주도성장 부활 얘기가 안 나올 리 없다.

지난 4월 여권에 참패를 안긴 재·보궐선거는 단지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심판만을 의미한 것은 아니다. 일자리를 얻지 못한 20∼30대, 저녁이 있는 삶은 생겼는데 소득이 줄어버린 40∼50대, 혈세로 마련된 단기 공공일자리를 구했다가 잘렸다가를 반복하는 60대, 그마저도 못 구하는 70대의 분노도 표심으로 반영된 것이다. 그런데도 대통령과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의 부활을 꿈꾼다면 국민이 선택할 길은 하나밖에 없다. 8개월 앞둔 내년 3월 대통령 선거에서 반성 없는 오만한 정권을 심판하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주류 언론과 기업, 자영업자의 애정 어린 쓴소리와 하소연에 귀 기울이고 차기 정부의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