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노출 심하면, 로봇 아닌 이상.." 파키스탄 총리 성폭력 발언 뭇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가 여성의 성폭력 피해 원인을 여성의 복장 탓으로 돌리는 발언을 했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
칸 총리는 20일(현지 시각) HBO에서 방송된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자극적인 복장이 성폭력을 야기하는 것은 상식”이라고 했다. 그는 “여성이 노출도가 높은 옷을 입는다면 로봇이 아닌 이상에야 남성에게 당연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칸 총리는 이어 “우리에겐 디스코텍도, 나이트클럽도 없다”며 “(서양과는) 완전히 다른 삶의 방식을 살고 있다”고 했다. 또 “사회에서 성적 유혹이 늘어나고 있지만 젊은이들이 갈 곳이 없다면, 사회적으로 안 좋은 결과가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칸 총리의 이 발언은 지난 4월 자신이 생방송 TV 인터뷰에서 했던 발언을 부연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당시 그는 ‘퍼다’라는 파키스탄 관습에 대해 얘기했다. 여성들이 타인에게 자신의 몸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몸을 완전히 가리는 옷을 입는 관습이다.
칸 총리는 이 인터뷰에서 “퍼다는 유혹을 멈추기 위한 것”이라며 “모든 사람이 의지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또 “사회에서 천박함이 계속 늘어난다면 그에 따른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성폭력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발언에 파키스탄 내부에선 비판이 나왔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전 파키스탄 대통령의 보좌관 자하이브 나빌은 “성폭행의 책임을 여성의 복장으로 돌리는 것은 터무니없고 비논리적인 발언”이라며 “이런 인물이 총리로 선출된 인물이라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이에 파키스탄 총리실은 22일 HBO 방송의 편집되지 않은 원본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칸 총리는 “지금 파키스탄에는 서양 국가처럼 디스코텍도, 나이트클럽도 없어 남자가 여자를 건전하게 만날 장소가 없다”며 “사회에서 성적 유혹의 정도가 올라가는 반면 젊은 남성들이 갈 곳이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성범죄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사회, 공립학교, 교사, 언론 등이 합심해 성범죄에 대한 인식 수준을 높여야 할 것”이라는 발언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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