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보기 위해.. 스타 작가, 첫 단편집 들고 귀환

박동미 기자 2021. 6. 2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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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의 조남주(왼쪽 사진) 작가와 '아몬드'의 손원평(오른쪽) 작가가 각각 첫 소설집 '우리가 쓴 것'(민음사)과 '타인의 집'(창비)을 들고 귀환했다.

손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타인의 집'이라는 책의 제목을 한때 영화 타이틀로 밀어본 적도 있다고 고백하면서 "예술은 결국 나에게는 타인인, 그러니까 나와 별개인 이들의 삶을 그리고 들여다보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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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남주 ‘우리가 쓴 것’

돌봄노동 등 여성의 삶 풀어내

‘82년생 김지영’의 확장판 의미

- 손원평 ‘타인의 집’

개인 내면·사회문제 들여다봐

지난 5년간 고민·성장 오롯이

‘82년생 김지영’의 조남주(왼쪽 사진) 작가와 ‘아몬드’의 손원평(오른쪽) 작가가 각각 첫 소설집 ‘우리가 쓴 것’(민음사)과 ‘타인의 집’(창비)을 들고 귀환했다.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과 함께 들려온 반갑고 ‘뜨거운’ 소식. 조 작가의 책은 10년, 손 작가의 책은 5년이라는 긴 시간을 품었다. 축적된 경험과 사유, 달라진 고민과 감각 등 작가로서의 궤적을 살펴볼 수 있는 데다가, 앞선 두 작품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열렬한 지지를 받은 ‘스타 작가’들이기에, 더욱 기대를 모은다.

‘우리가 쓴 것’에는 ‘여자아이는 자라서’ ‘현남 오빠에게’ 등 8편의 단편이 실렸다. 청소년에서 노년에 걸친 다양한 여성의 삶을 들여다보는 작품들은 가스라이팅, 돌봄 노동, 가부장제, 여성의 노년, 페미니즘 내 갈등 등 조 작가가 천착해온 화두와 문제들을 끌어안고 한 방향으로 나아간다. 다시, 다르게, 새롭게 ‘본다’는 그것. 수록된 ‘가출’과 ‘첫사랑 2020’의 집필 시기가 10년의 시차를 두고 있듯, 작품들이 쓰인 시기가 ‘82년생 김지영’을 전후로 한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는 시간과 장소를 달리하는 수많은 ‘김지영’을 소환하며, 각기 다른 이야기가 담긴 소설집을 ‘82년생 김지영’의 확장, 발전된 여성 서사로 만들어준다. 그리고 작가에겐 영예로운 수식어를 하나 더 붙일 수 있겠다. 그들을 발견하고 먼저 썼으며, 끝까지 들여다보고 마지막까지 쓰는 작가라는 것. 김미현 평론가는 그런 조 작가를 “그녀 자신들을 위한 셰에라자드”라고 표현했고, 그의 글쓰기를 두고 “여성의 시간이 통과하는 하루하루의 마법”이라고 평했다. 조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다시 읽고 쓰며 그동안 무엇이 보였고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떻게 움직여 왔는지 돌아볼 수 있었다”며 “약간 멋쩍고 매우 귀한 경험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타인의 집’은 불법 셰어하우스를 통해 부동산 계급구조를 씁쓸하게 그려낸 표제작을 비롯해 ‘아몬드’의 외전 격인 ‘상자 속 한 사람’, 근미래 노인 수용시설을 다룬 과학소설(SF) ‘아리아드네 정원’ 등 8편을 수록했다. 청소년 소설(‘아몬드’)로 데뷔한 후, 성인 소설(‘프리즘’ ‘서른의 반격’) 작가로 도약하며, 영화감독으로도 활동하는 손 작가의 다재다능함과 함께 지난 5년간의 고민과 성장이 고스란히 담겼다.

작품들은 때로 개인의 내면을 파고들기도 하고, 직면한 사회문제를 자신만의 스펙트럼으로 들여다보기도 한다. 이를 관통하는 주제는 ‘타인’. 손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타인의 집’이라는 책의 제목을 한때 영화 타이틀로 밀어본 적도 있다고 고백하면서 “예술은 결국 나에게는 타인인, 그러니까 나와 별개인 이들의 삶을 그리고 들여다보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우리가 “이상한 시대”를 살고 있다고 했다. “획일성의 기조가 전염병의 세상하에 한층 더 두텁게 사람들을 잠식해가고 있는 것 같다.” 손 작가는 “나와 남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자”고 당부하고, “나의 우주가 그렇듯, 타인의 우주 안에도 다양한 작동 원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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