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딥러닝, 모빌리티 AI 혁신 등..ETRI 인공지능연구소, '우리나라 AI 업그레이드 한다'

김영준 2021. 6. 23. 10: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AI 음성인식 기술 공교육 적용 성과
근력·인지 등 휴먼증강 연구에 매진
AI 초고성능컴퓨팅 기술개발 박차
세계 첫 RF급 AI반도체 연구 구슬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인공지능연구소의 역점 R&D 분야와 구체적인 기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김명준)은 2019년 6월 '국가지능화 종합연구기관'을 표방하며 새로운 연구조직을 신설했다. '인공지능연구소'가 그 주인공이다. 기관 역할과 책임(R&R) 가운데 '초지능'과 '초성능'을 이들이 담당한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눈부신 성과를 내오던 세부 조직을 모아, 하나의 팀으로 구현했다. 앞으로 성과에 큰 관심이 쏠린다. 우리나라 전반에 지능화 혁신을 가져올 인공지능연구소의 연구 면면을 살펴봤다.

◇딥러닝 이후 차세대 AI 핵심기술 확보…AI 산업 생태계 강화까지

현재 AI 기술 화두는 딥러닝이다. 인공지능연구소 지능정보연구본부가 발맞춰 성과를 내고 있다.

국산 AI '엑소브레인'은 2016년 TV 퀴즈프로그램에서 사람과 겨뤄 우승,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후 법 관련 질문을 이해하고 문장으로 답하는 수준으로 진화, 국회도서관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서 사용되고 있다.

ETRI가 개발한 엑소브레인이 2016년 11월 장학퀴즈에서 사람과 대결해 승리를 거둔 모습.

2018년에는 '지니톡' 자동통번역 기술이 평창동계올림픽 자동통역 공식서비스로 선정, 8개국어 자동 통역서비스에 나섰다. 하루 평균 약 30만건을 통역 처리했다.

음성인식 기술은 공교육에 적용되기도 했다. AI 영어 말하기 연습시스템 EBS '펭톡'은 지난해 국내 50개 이상 초등학교에서 시범서비스를 마쳤다. 올해 전국에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AI 기술을 공교육에 대규모 적용한 최초 사례다.

시각지능 기술로는 2017년 컴퓨터 비전 세계 최고 대회인 '이미지넷'에서 사물 종류 검출 분야 2위를 달성했다. 행동 인식 기술까지 확보, 2019년부터 서울 은평구, 세종시, 대전에서 불법 쓰레기 투기 단속에 쓰인다. 안전사고 대응 서비스도 계획 중이다.

지능정보연구본부는 딥러닝 이후도 준비하고 있다. 사람처럼 스스로 보고, 듣고, 배울 수 있는 '복합 AI' 기술 확보가 목표다. 판단 근거를 제시하는 질의응답 기술 개발로 사람처럼 보고, 듣고, 대화하는 AI 비서, 스스로 지식을 배워나가는 자율성장 AI 개발에 나선다.

사람의 능력을 보강하는 휴먼증강 기술도 지능정보연구본부 연구 영역이다. 웨어러블 컴퓨팅, 형상가변소자기술, 휴먼-컴퓨터 인터페이스(HCI) 등을 기반으로 근력증강, 감정·행동을 이해하는 인지증강, 오감을 보조하는 감각증강 등을 연구하고 있다.

지능정보연구본부는 국내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연구데이터, 소프트웨어(SW) API, AI 모델 공개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 국가 AI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보행보조시스템을 착용, 실험을 진행하는 모습

한글 특성을 반영한 한국어 딥러닝 언어모델 '코버트(KorBERT)'는 이미 학계·산업계 활용이 활발하다. 구글 모델보다 5개 영역에서 평균 4.5% 이상 우수하다.

데이터와 AI, API는 'ETRI 오픈 API 플랫폼'으로 공개하고 있다. 언어처리, 음성인식, 객체 검출 학습용 데이터가 공개돼 있다. 언어분석, 질의응답, 음성인식, 발음평가, 이미지·동영상 인식, 대화처리 테스트가 가능한 API도 제공된다. 2017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사용횟수가 4460만건에 달한다.

◇자율주행 로봇·차·드론…지능형 자율이동체 기술 개발에 역점

AI 로봇과 자율주행 자동차는 곧 도래할 노동력 부족 시대, 비대면 솔루션 보편화 시대에 핵심 매개체로 떠오르게 된다.

인공지능연구소 지능로보틱스연구본부가 이런 추세에 발맞춰 '스스로 상황을 인지해 자율적으로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로봇·자율주행차용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로봇분야에서는 인간-로봇 상호작용(HRI) 연구에 집중해 왔다. 특히 고령자·독거노인 보조 로봇 개발을 진행, 고령자 일상행동과 음성 데이터 등 대용량 데이터셋을 구축·공개했다.

이 데이터는 국외 32곳을 비롯 97곳 기관에서 활용하고 있다. 오는 8월부터는 로봇이 고령자 가정 2곳에서 4주씩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증을 진행한다.

지능로보틱스연구본부는 로봇이 공간을 인지해 다양한 장애물을 회피·주행하는 자율주행기술도 개발했다. 사람이 지도를 보고 목적지를 찾듯이, 목적지를 발견 못해도 경로를 복구하는 등 기술을 활용한다. 대덕연구단지·부천테크노파크 일원에서 로봇 자율주행 실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자율주행차 분야에서는 차선·마커·신호등·이동객체·후미등 인식 및 차량 경로 예측 기술, 도로-차량-운전자간 정보를 공유하는 'V2X' 기술 등을 연구했다. 올해부터 자율주행혁신기술개발사업에 참여, 기술 개발과 실증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자율주행 셔틀버스 오토비가 연구원 내 경로를 따라 주행하고 있는 모습

단순 자율주행을 넘는 '미래차' 연구도 하고 있다. 운전석이 없는 차량에 자율주행 AI 기술과 증강현실(AR) 디스플레이, 8K 가상현실(VR) 영화관, 음성인터페이스, 인프라 데이터 분배 기술을 융합한 미래형 모빌리티 플랫폼 '오토비(AutoVe)' 개발을 마쳐 ETRI 원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향후 야간·악천후·비정형도로 주행의 AI 기술 고도화, 실시간 차량간 통신기술 등을 추가 연구한다.

지능로보틱스본부는 저출산·고령화·개인화·도시화 등 사회변화에 부응해 자율주행차와 휴먼케어·작업 로봇기술의 지능 고도화에도 나섰다.

지능형 모빌리티의 또 다른 축인 드론 분야 연구도 있다. 자율무인이동체연구단에서는 GPS 신호가 약하고 사전 정보가 없는 구역에서도 위치·자세를 추정하고, 주변을 인지해 장애물에 실시간 대응하는 자율비행 기술을 확보했다. 또 드론과 5G네트워크, AI 기술을 접목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받아들여 학습하고 임무에 반영하는 'DNA+ 드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드론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 모델을 발굴해 신시장을 창출코자 한다.

◇초성능 컴퓨팅으로 딥러닝 난관 극복

데이터, AI 수요 증가로 컴퓨팅 파워가 4차 산업혁명 선도국 판단 기준으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초성능컴퓨팅연구본부에서는 초거대 AI 연산을 적시 처리하는 초고성능컴퓨팅 기술과 컴퓨팅 서비스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주전산기 1~3, 병렬 컴퓨터(주전산기4), 인터넷 동영상 서버, 유전체 분석용 슈퍼컴퓨팅 기술 개발 경험을 토대로 'AI 슈퍼컴퓨터'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존 최고 수준 연산 가속기 성능에 필적하는 고성능 CPU 기술 자체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 처리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메모리 중심 컴퓨팅 하드웨어(HW)와 SW도 준비하고 있다. 2030년까지 '엑사급 초고성능컴퓨팅 기술 선도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정부 목표 실천에 앞장서고자 한다.

AI 서비스를 위해서는 고성능컴퓨터로 AI 애플리케이션(앱)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도 필요하다. 이는 클라우드로 해결된다. 초성능컴퓨팅연구본부는 이미 LG유플러스,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등의 클라우드 상용 서비스를 성공시켰는데, 이를 토대로 멀티·분산 클라우드 기술을 활발히 연구 중이다. 국제표준화까지 추진돼 스마트시티·자율주행·메타버스 등 미래 서비스가 요구하는 컴퓨팅 인프라 사용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컴퓨팅 성능, 소비전력 제한 문제를 해소할 '온디바이스 AI 컴퓨팅 기술'도 연구대상이다. 국방 감시정찰과 공장 안전감시 분야 지능화에 활용, 상용화됐으며 해외 반도체 업체와 기술 수출도 협의하고 있다.

◇우리 기술로 만든 세계 최고 전력효율 AI 반도체

딥러닝 발전은 AI 반도체 발전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 세계 유수 기업들이 AI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고 있는데, 소형기기 탑재를 고려해 수 와트(W) 저전력으로 페타플롭스(PF) 인공신경망 연산이 가능한 반도체가 필요하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AB9을 보드에 내장해 성능 및 작동을 점검하는 모습.

지능형반도체연구본부는 3년여 연구를 거쳐 지난해 국내 최초 AI 뉴럴 프로세싱 유닛(NPU) 반도체 '아티피셜 브레인9(AB9)'과 NPU 컴파일러를 개발했다. AB9 NPU 프로세서는 15W 전력으로 초당 40조개 인공신경망 연산을 실행하는 세계 최고 수준 전력효율을 자랑한다. 이를 기반으로 '아트브레인K'라는 랙당 5PF급 AI 서버도 구축하고 있다. 또 AB9을 이동체에 장착하기 위한 '아트브레인M'을 국내 마이크로 프로세싱 유닛(MPU) 팹리스 기업과 공동 개발 중이다. AI 드론 및 보안시스템 등에 적용될 예정이다.

지능형반도체본부는 또 2023년을 목표로 온칩(On-chip) 학습·추론이 가능한 세계 최초 PF급 AI반도체 'AB31'을 개발하고 있다. 자체개발 PF급 NPU, ARM의 초고성능 CPU, 대용량 온칩 분산메모리, 초고속 HBM(고대역 메모리)3 등을 1개 칩에 집적, 세계 최고속 AI 반도체 구현이 기대된다.

◇신뢰성있는 데이터, AI를 위한 인프라기술 구현

블록체인은 분산컴퓨팅, 분산저장, P2P 네트워크 및 정보보호 등 다양한 기술 융합으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블록체인이 추구하는 궁극 목표는 월드 컴퓨터다. 전 세계 컴퓨터가 동기화된 장부를 가지고, 누구나 자신의 프로그램을 구동할 수 있고, 안전 거래가 가능한 기술이다. 이것이 현실화 되려면 2만TPS(초당 트랜젝션) 이상 처리성능이 보장돼야 한다.

블록체인·빅데이터연구단에서 탈중앙화와 확장성을 동시에 보장하는 분산합의 기술(25노드 기준 8000TPS)을 독자 개발했다. 2025년까지 2만TPS 수준의 합의 알고리즘(탈중앙 시스템에서 전체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알고리즘) 개발을 목표로 한다.

신뢰성 있는 데이터 플랫폼 개발도 연구 중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면 데이터 위변조가 원천 불가능한 데이터 플랫폼 구현이 가능하다. 고신뢰데이터가 필요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 가능하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데이터 플랫폼으로 AI 서비스 신뢰성 향상도 가능하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