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버린 소맷부리서 난 운명을 빼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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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등 떠밀었다면 되레 안 했을 일이다.
남들이 버린 걸 다시 거두는 일이니까.
거대한 옷덩이로 용틀임을 만든 설치작품, 제작한 옷걸이에 매다는 오브제조각으로 그들의 운명을 바꿔버렸다.
얘기만 들어주는 줄 알았더니 세상이 놔버렸던 운명을 붙들기도 한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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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한 헌옷, 탈색·염색 등 무장해제 뒤
평면·설치·조각등 '다른 이야기'로 이어
소매만 떼어내 주제어 삼은 연작 50여점

세상에 사연 없는 물건이 어디 있겠나. 그런데 그게 누군가의 피부에 닿았던 옷이라면 좀 다른 얘기가 된다. 작가 김윤아의 작업이 바로 그거다. ‘좀 다른 얘기’를 이어가는 것. 헌옷을 가져다가 완전 무장해제를 시킨 뒤 그들이 꺼내놓는 얘기를 들어주는 것.
사실 작가의 스토리부터 남달랐다. 의류수거함에 삐죽이 나와 있던 셔츠의 소맷부리를 외면하지 못해 작업실로 데려왔던 게 이른바 ‘헌옷작가’로 들어선 계기였으니. 달랑 한 장이던 옷가지가 나중엔 언덕을, 산을 이뤘다고 했다.

신작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던’(We Never Came Back Home·2021)은 또 다른 결이다. 소매만 떼어내 주제어로 삼은 연작 중 한 점인데, 서울 중구 을지로 상업화랑에 연 개인전 ‘꽃이 지니 몰라 보겠다’의 테마이기도 하다.
오래 전 그 첫 ‘소맷부리’로 시간을 되돌리자 한 건가. 영원히 헤어질 수도 있었던 두 소매를 단단히 묶어 프레임 안에 들여놓기도, 도자 안에 세워두기도 했다. 얘기만 들어주는 줄 알았더니 세상이 놔버렸던 운명을 붙들기도 한 거였다. 마주칠 운명, 다시 태어날 운명. 전시는 7월 4일까지다.


오현주 (euano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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