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여정 "잘못된 기대".. 북·미 대화 갈 길 멀다는 것 일깨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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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어제 담화에서 미국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미 메시지를 '흥미로운 신호'라고 평가한 데 대해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이 있다"며 "잘못된 기대"라고 일축했다.
미국은 "조건 없이 만나자"고 했지만 제재 해제와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등 대화 재개의 조건을 양보하지 않겠다는 북한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북한이 다시 미국에 공을 넘기며 기싸움을 벌이는 것은 북·미 대화로 가는 길이 아직 멀었음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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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협의채널 '워킹그룹' 폐지
대북정책 조율 빈틈없게 해야
이런 상황에서 한·미가 협의 채널인 ‘워킹그룹’을 출범 2년 7개월 만에 폐지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외교·안보 부처들이 참여하는 워킹그룹은 남북협력과 제재 면제에 관한 원스톱 결정을 가능케 하는 기능이 있다. 그런데도 이인영 통일부 장관 등은 “남북관계의 발목을 잡는 옥상옥”이라며 불만을 표시해왔다. 김 부부장도 지난해 “친미 사대의 올가미”라는 말폭탄을 던졌다. 한·미 워킹그룹 폐지는 우리 정부가 강하게 요청한 결과라고 한다. 언제까지 북한 비위 맞추기에 매달릴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 우리 정부 입장을 배려해 준 이유는 자명하다. 중국 견제를 위한 반도체·배터리 공급망 재편에 협력한 데 대한 화답이다.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이 장관과 만나 “남북 간 대화와 협력 등 여러 관여 정책에 대해 강력한 지지를 보낸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통일부는 앞으로 식량과 코로나19 백신 등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에 속도를 내려 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남북협력의 과속이나 한·미 간 엇박자는 피해야 한다는 점이다. ‘비핵화 없이는 대북제재 완화는 없다’는 미국 입장은 확고하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어제 북한을 ‘비상하고 특별한 위협’으로 규정하면서 6개 대북 경제제재 효력을 1년 연장한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정부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에 집착해 대북제재 관련 논란을 자초하는 악수를 둬선 곤란하다. 한·미 간 이견이 불거지지 않도록 대북정책 조율·협의 채널에 빈틈이 없도록 보완해 나가는 것이 급선무다. 식량난으로 고통받는 북한에게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서 살길을 모색하라고 설득하는 노력도 게을리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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