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선 경선일정 확정 불발.. "25일 최고위서 다시 결정"

이동수 2021. 6. 22.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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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의 골 깊어진 '이재명계·非이재명계'
"현행 '대선일 전 180일' 기본으로
일정 등 포함 기획안 보고 후 결론"
"통큰 결단해야" vs "원칙훼손 안돼"
양 세력 의총서 충돌.. 갈등 격화
이낙연·정세균 등 경선 연기 주장
당헌·당규 등 분석 반격 태세 갖춰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도중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 공개 여부와 관련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당 대선후보 선출 시점을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당이 이재명계와 비(非)이재명계로 갈라져 내홍이 일자, 경선 일정을 결정한 뒤 불어닥칠 후폭풍을 수습하기 위한 해법을 고민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 등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비이재명계 측에선 당헌·당규 분석에 돌입하며 반격 태세를 갖추고 있다.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가 끝난 뒤 브리핑을 통해 “현행 당헌에 규정된 ‘대선일 전 180일’을 기본으로 대선 경선 기획단이 선거 일정을 포함한 기획안을 오는 25일 최고위에 보고하고, 그 보고를 받은 뒤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선 경선 일정을 연기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구체적인 경선 계획을 짜고, 그 과정에서 실제 비이재명계가 제기한 ‘흥행 부진’ 등의 문제가 생길지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뜻이다. 고 수석대변인은 “대선 경선 기획단이 현행 당헌 기준인 ‘180일 전’을 기준으로 경선 계획을 세웠을 때 문제가 생기는지 검토하고 토론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 지도부가 사실상 결정을 뒤로 미룬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지도부는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경선 연기 관련 최종 의견수렴을 한 뒤 최고위를 통해 경선 연기 안건을 당무위원회에 상정할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당헌 88조 ‘대통령 후보자의 선출은 선거일 전 180일까지 해야 한다. 다만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땐 당무위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당무위는 당무 집행 관련 당의 최고의결기관이다.
사진=연합뉴스
결정이 뒤로 밀리면서 23일로 예고된 당무위에서는 경선 연기 안건은 다루지 않을 예정이다. 민주당이 당무위원에게 보낸 소집 공지에 따르면 당무위 안건은 중앙당선거관리위, 예산결산위, 조직강화특별위 설치 및 구성의 건 등이다.

비이재명계는 경선 연기가 최종 무산될 것을 대비해 별도의 당무위를 소집하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무위 소집 관련 규정인 당헌 24조에 따르면 당무위는 당무위 의장인 당대표나 최고위원회 외에도 당무위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소집된다. 또 의장이 소집을 거부하더라도 원내대표, 선출직 최고위원 중 득표율 순으로 당무위를 소집하도록 규정했다. 당헌대로라면 당무위원 중 비이재명계가 결집해 경선 연기 관련 당무위 소집을 요구하고, 표결을 거쳐 경선 연기 안건을 통과시킬 가능성도 있다. 당무위는 당대표, 원내대표, 최고위원 등 지도부 외에도 국회 상임위원장, 당 소속 시·도지사 등 100명 이하 위원으로 구성된다.

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날 비공개 의총에서 비이재명계는 1위 주자의 ‘통 큰 결단’을 촉구했지만, 이재명계는 “국민과의 약속을 어길 수 없다”며 원칙론을 앞세웠다. 2대2 찬반 토론과 자유발언을 합쳐 총 20명의 의원이 발언대에 나섰다.
22일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자 15만여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하는 '공명포럼'출범식이 열린 가운데 이지사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경선 일정의 당사자인 대선 주자들도 장외 세 대결로 막판 여론전에 나섰다. 이 지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노무현 대통령도 원칙 없는 승리보다 원칙 있는 패배를 선택하는 게 이기는 길이라고 했다”며 경선 연기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지사는 이후 국내외 발기인이 15만명에 달하는 ‘매머드급’ 외곽 지지모임인 ‘공명포럼’의 출범식에 참석해 세를 과시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왼쪽부터),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광재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서울마리나 클럽하우스 M라운지에서 열린 '도심공항, 어떻게 할 것인가?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 모색' 주제 공동 토론회에 참석,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 이광재 의원은 여의도 서울마리나에서 합동 정책토론회를 개최하며 이 지사 견제에 나섰다. 이 의원은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를 향해 “함께 정책을 실천해 민주당 집권 시대를 열자”며 ‘비이재명 연대’를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또 “오늘 이 자리는 ‘가짜 약’이 아니고 ‘진짜 약’”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지사가 경선 연기 주장을 ‘가짜 약장수’에 빗댄 발언을 비꼰 것이다.

이동수·배민영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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