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안타율 0.071 서른아홉 이현승의 관록투 [스경X승부처]
13일 1군 콜업 뒤 5경기 모두 무실점 호투
평균자책 0.00, 피안타율 0.071
"우리 불펜 100% 아니지만 후배들과 함께 버틸 것"
[스포츠경향]
두산 선발 이영하는 여전히 카운트 싸움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공에 힘이 있었지만, 타자들이 쉽게 고를 수 있었다. 22일 잠실 키움전에서도 투구수가 빠르게 늘었다. 1회 타선이 4점을 뽑아준 덕분에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우는 듯 했지만 5-0으로 앞선 3회초 시작하자마자 볼넷 2개를 내주며 흔들린 끝에 3점을 줬다. 5회 안타 2개와 볼넷으로 또다시 1사 만루 위기가 되자 두산 벤치도 더이상 둘 수 없었다. 이미 투구수가 101개였다. 6-3으로 앞선 1사 만루, 두산은 승리 투수에 아웃카운트 2개를 남겨 둔 선발 이영하를 내리고 이현승을 올렸다.
팀 최고참, 우리 나이 서른 아홉의 이현승은 김혜성을 2루-유격수-1루수 병살타로 유도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안타 1개면 1점차로 쫓길 수 있는 상황에서 1사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잔뜩 독이 오른 좌타자를 상대로 슬라이더 2개(헛스윙, 파울)로 카운트를 잡은 뒤 볼카운트 1-2에서 몸쪽에 속구를 꽂아 땅볼을 만들었다. 베테랑의 관록이 묻어나는 효과적인 투구였다. 143㎞ 속구는 150㎞ 강속구 못지 않은 위력을 지녔다.
이현승은 시즌 출발이 늦었다. 2군에서 몸을 만들었고 5월이 돼서야 실전에 나섰다. 두산 불펜이 크게 흔들렸던 지난 13일 콜업됐다. 김태형 감독은 “투수진의 분위기를 잡아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현승은 이후 중요한 순간에 상대 좌타자들을 상대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1군 콜업 첫날이었던 13일 LG전에서 아웃카운트 2개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며 좋은 출발을 했다. 이어 16일 삼성전, 19~20일 KT전에 이틀 연속 등판해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경기 전까지 3.1이닝 무실점, 안타를 1개만 맞아 피안타율이 0.091밖에 되지 않았다.
이날 키움전에서도 결정적 위기를 틀어막은 이현승은 6회초 이용규, 송우현 등 좌타자 2명을 모두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마운드를 넘겼다. 이현승 덕분에 상대 흐름을 끊은 두산은 이후 이승진-장원준-홍건희-윤명준을 투입해 키움 공격을 막았고, 양석환이 8회말 쐐기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는데 힘입어 10-3으로 이겼다.
이현승의 평균자책은 여전히 0. 피안타율은 0.071로 낮아졌다.
이현승은 경기 뒤 “위기 상황이었지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타자와의 승부에만 집중했다. 운 좋게 최고의 결과로 이어졌다”며 “최근 부상 등의 이유로 불펜 전력이 100%가 아니다. 베테랑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후배들과 합심해 매 경기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는 마음 뿐이다. 몸 관리 잘 해서 팀 승리 돕는 역할을 꾸준히 하겠다”고 말했다.
두산이 여러 악재 속에서도 순위 싸움을 버텨나가는 힘은 ‘강팀’으로 오랫동안 쌓아 온 관록 덕분인지도 모른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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