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둥이 스타' 가고 '21세기 소년·소녀'들이 온다
[경향신문]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2016 리우 올림픽을 거치는 동안 한국 스포츠는 메달 종목의 변화를 겪었다. 전통의 메달밭이었던 격투 종목에서 벗어나 수영과 배드민턴, 펜싱, 체조 등 종목 다변화를 겪었고, 이 과정에서 새로운 스타들이 탄생했다. 코로나19로 아슬아슬하고 불안한 2020 도쿄 올림픽이지만, 정상적으로 열린다면 또 한번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올림픽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신선했던 ‘88둥이’들의 퇴장
베이징 올림픽 주역들은 퇴장
도쿄 올림픽 ‘세대교체’ 기대
2008 베이징 올림픽의 최고 스타는 ‘88둥이’들이었다. 1988 서울 올림픽 이후 태어나 한국 스포츠 주역으로 성장한 이들이 이 대회를 통해 스타가 됐다. 한국 수영 사상 올림픽 첫 금메달을 딴 박태환(1989년생), 배드민턴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 이용대(1988년생), 야구 올림픽 금메달을 이끈 원투펀치 류현진(1987년생), 김광현(1988년생) 등이 ‘88둥이’였다.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이승훈(1988년생), 이상화·모태범·이정수·곽윤기(이상 1989년생), 김연아(1990년생) 등이 스타로 떠오르면서 한국 스포츠 ‘88둥이’는 이후 10여년을 이끌어가는 주류세대로 자리잡았다.
이전의 스포츠 스타들이 ‘고국에 계신 국민 동포 여러분’을 위해 땀을 흘렸다면, ‘88둥이’는 개인의 성취에 더 큰 방점이 찍혔다. 이전까지 ‘다른 세계’로 여겨졌던 새 종목에서 성과를 내며 한국 스포츠의 새 지평을 열었다. 과거와 달리 자기표현에도 적극적이었다. 박태환의 헤드폰, 이용대의 윙크, 김연아의 귀고리와 이상화의 손톱은 또 하나의 아이콘이었다.
■ ‘쩌는’ 21세기 소년·소녀들의 등장
수영 황선우 ‘신세대’의 기수
뜀틀 여서정 “체조역사 쓴다”
탁구의 ‘미래’ 장우진·신유빈
태권도 장준은 첫 금메달 후보
도쿄 올림픽에서는 새로운 스타 탄생이 기대된다. 21세기(2000년 이후)에 태어난 소년·소녀들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노린다. 또 한번의 ‘뉴 제네레이션’이다.
남자 자유형의 황선우(18)는 21세기 소년·소녀의 대표주자다. ‘좋아하던’ 수영이 실력이 늘면서 ‘인생’이 됐다. 서울체고 입학 뒤 기록이 부쩍 좋아지면서 단숨에 메달권을 노리는 실력이 됐다. 지난달 국가대표 선발전 자유형 100m에서 48초04로 박태환의 기록을 갈아치웠고, 200m에서는 1분44초96으로 자신의 한국기록을 또 바꿨다. 미국 대표 선발전 200m 최고 기록이 키런 스미스의 1분45초29라는 점은 황선우의 메달 기대감을 더욱 높인다.
여자 뜀틀의 여서정(19)도 한국 체조 역사를 바꿀 수 있다. 자신의 이름이 붙은 기술 ‘여서정’을 무기로 한국 여자 체조 첫 올림픽 금메달을 노린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같은 종목 금메달을 딴 뒤 “아버지가 못 딴 금메달, 제가 꼭 따드릴게요”라고 울먹이며 말했다.
탁구대표팀의 장우진(21)과 신유빈(17)도 한국 탁구의 미래로 평가받는 21세기 소년·소녀다. 대표팀 막내지만 세계랭킹은 대표팀에서 가장 높다. 특히 ‘탁구 신동’으로 유명한 신유빈은 한국 탁구 최연소 올림픽 출전기록도 세운다. 신유빈은 “도쿄에서 ‘쩌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21세기 소년·소녀다운 각오를 드러냈다.
2019년 세계태권도연맹 올해의 선수에 뽑힌 장준(21)은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리스트 후보로 평가받는다. 58㎏급에 출전하면서도 183㎝의 큰 키를 지녀 신체조건이 월등하다. 사격 전설 진종오(42)와 10m 공기권총 혼성 종목에서 파트너를 이룬 추가은(20)은 최근 미디어데이에서 “아빠라고 부르라고 하는데, 오빠라고 더 많이 부른다”고 웃으며 “많이 배우고 성장하는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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