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25세 청와대 비서관
[경향신문]
8~20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세연(49)은 2019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해체’를 촉구하며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기회가 생길 때마다 “우리 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위해서는 830세대로의 급격한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830세대란 1980년대 출생·30대·(20)00년대 대학 입학 세대를 가리킨다. 김세연이 830세대를 언급할 때마다 기성세대 대다수의 반응은 ‘뜬금없다’는 쪽이었다. “40대라면 몰라도 30대까지 내려가야 한다고?”
다이내믹 코리아는 김세연의 주장을 현실로 만들어냈다. 1985년생 정당 대표(이준석)의 당선이 그것이다. 이준석 바람은 이준석 개인의 지향이 품은 위험성과 별개로, 한국 정치의 모습을 바꿔놓고 있다. 청와대에도 마침내 1996년생 비서관이 등장했다. 청년비서관으로 기용된 박성민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다.
4·7 재·보궐 선거 이후 박성민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는 모든 질문에 솔직하고 분명하게 답했다. 서울시장 보선의 참패 원인을 두고 “귀 막고 눈 감고 우리(민주당)만의 성을 쌓아갔기 때문”이라고 자성했다. 20대 여성의 15.1%가 소수정당·무소속 후보에 투표했다는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선 “민주당이 젠더 이슈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여성들의 마음을 잃었음을 증명한다. 우리가 세운 원칙을 우리가 깨버린 결과”라고 말했다. 청년이 정치에 들어가야 하는 이유에 대해선 “현재의 문제에 천착하는 정치와, 앞으로 내가 살아갈 세상을 위해 하는 정치는 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성민이 임명된 후 온라인 공간에서 일부 부정적 여론이 감지된다. 취업준비생 경험이 없다는 것 등이 이유다. 하지만 박성민은 직업 정치인이다. 민주당 청년대변인, 청년 태스크포스(TF) 단장, 더혁신위원회 위원, 최고위원, 청년미래연석회의 공동의장 등을 거쳤다. ‘파격 발탁’에 가려 폄훼될 만한 경력은 아니다.
중요한 건 청와대가 박성민의 잠재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이다. ‘20대’ ‘대학생’ 등 수식어는 빼고 ‘청년정책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참모’로 대우해야 옳다. 청년정책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더 많은 젊은이들이 기회를 얻고 권한을 행사할 수 있기 바란다.
김민아 논설실장 ma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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