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공과 압박' 말렌, 데파이 투톱 파트너 자격 입증하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2021. 6. 2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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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덜란드, 북마케도니아전 3-0 대승
▲ 말렌, 데파이 투톱 파트너로 선발 출전
▲ 말렌, 선제골 어시스트 & 3번째 골 기점
▲ 말렌, 빅찬스 메이킹 4회로 베일 이어 이번 대회 한 경기 2번째로 최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네덜란드가 자랑하는 신예 공격수 도넬 말렌이 유로 2020 첫 선발 출전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북마케도니아전 3-0 대승에 크게 기여했다.

네덜란드가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린 북마케도니아와의 UEFA 유로 2020 C조 조별 리그 최종전에서 3-0 대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네덜란드는 3전 전승으로 조 1위 자리를 굳히며 16강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네덜란드는 신예 선수 두 명을 선발 출전시킨 걸 제외하면 이전 주전 선수들을 총출동 시켰다. 에이스 멤피스 데파이의 투톱 파트너로 보우트 베호르스트가 아닌 말렌이 선발 출전했다. 조르지니오 바이날둠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 위치하면서 공격 지원에 나섰고, 파트릭 판 안홀트와 덴젤 둠프리스가 좌우 측면을 책임졌다. 프렝키 데 용의 중원 파트너 역할을 만 19세 신예 미드필더 라이언 흐라벤베르흐가 맡았고, 마타이스 데 리흐트를 중심으로 데일리 블린트와 스테판 데 프라이가 좌우에 서면서 스리백을 형성했다. 골문은 마르텐 스테켈렌부르흐 골키퍼가 지켰다.


초반 공격을 주도한 건 북마케도니아였다. 이미 이전 2경기에서 모두 패한 북마케도니아는 1승이라도 거두어야 조 3위라도 차지해 와일드카드를 노려볼 수 있었다. 그러하기에 북마케도니아는 포메이션도 기존 수비적인 5-3-2 포메이션에서 좌우 측면 공격수 알렉산다르 트라이코프스키와 이반 트리치코프스키를 선발 출전시키며 공격적인 4-2-3-1을 가동했다.

이 과정에서 북마케도니아는 9분경에 베테랑 공격수 고란 판데프의 환상적인 스루 패스에 이은 트리치코프가 골을 넣었으나 아슬아슬하게 오프사이드 반칙에 걸리면서 취소됐고, 21분경엔 판데프의 힐패스에 이은 트라이코프스키가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가며 아쉽게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하지만 실점 위기를 벗어난 네덜란드가 곧바로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나갔다. 24분경, 블린트의 태클에서 시작된 역습 찬스에서 말렌과 데파이가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2인 속공을 감행했고, 마지막에 말렌의 땅볼 크로스를 데파이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이대로 전반전을 1-0 리드를 잡은 채 마무리한 네덜란드였다.

네덜란드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둠프리스와 데 프라이를 빼고 신예 수비수 율리엔 팀버와 측면 공격수 스티븐 베르하이스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체력 안배에 더해 4-3-3으로 포메이션을 전환해 플랜B 전술을 시험 가동했다.


네덜란드는 후반 시작하고 15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2골을 추가하며 일찌감치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먼저 후반 5분경, 상대 스로인을 흐라벤베르흐가 가로챈 걸 베르하이스가 스루 패스를 찔러주었고, 이를 받은 데파이가 땅볼 크로스를 연결한 걸 골문으로 쇄도해 들어오던 바이날둠이 빈 골대에 가볍게 밀어넣었다. 이어서 후반 12분경, 말렌의 센스있는 원터치 스루 패스를 데파이가 논스톱 슈팅으로 가져간 걸 상대 골키퍼가 선방했으나 이번에도 골문 앞으로 쇄도해 들어가던 바이날둠이 다시 한 번 논스톱 슈팅으로 빈 골대에 골을 넣었다.

3골 차 여유가 생긴 네덜란드는 후반 21분경에 데파이와 말렌을 빼고 베호르스트와 퀸시 프로메스를 교체 출전시키며 공격진에 변화를 가져왔다. 이어서 후반 34분경엔 데 용 대신 공격형 미드필더 코디 각포를 투입하며 4-2-3-1 포메이션까지 실험해본 네덜란드였다.


이 경기에서 네덜란드의 가장 큰 수확은 바로 말렌의 발견에 있다. 원래 네덜란드는 주로 데파이 '가짜 9번(False 9: 정통파 공격수가 아닌 포지션의 선수를 최전방에 배치하는 걸 지칭하는 포지션 용어)'에 베테랑 측면 공격수 라이언 바벨과 베르하이스, 혹은 프로메스를 좌우에 배치하는 4-3-3을 메인 포메이션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바벨이 하향세를 타기 시작했고, 프로메스도 2020년 12월에 상해 혐의로 체포되는 일이 발생하면서 정상적인 공격진을 구축하기 힘들었다. 이에 네덜란드는 유로 본선을 앞두고 베호르스트와 데파이의 투톱을 가동하기에 이르렀다.

문제는 베호르스트가 데파이와 함께 투톱으로 서면서 공격 폭이 다소 좁아졌고, 압박 강도와 속공 스피드로 저하됐다는 데에 있다. 이는 네덜란드의 기존 공격 방식과는 사뭇 괴리가 있는 형태였다.

하지만 원래 측면 공격수 출신인 말렌이 데파이와 함께 투톱 파트너로 나서자 네덜란드의 공격 폭은 넓어졌고, 속공 스피드도 빨라졌다. 자연스럽게 네덜란드의 3골이 모두 속공 상황에서 나왔다. 특히 첫 골은 데파이와 말렌, 2인 속공으로 만들어낸 골이었다. 이에 더해 데파이와 말렌이 좌우로 벌려주면 바이날둠이 중앙으로 침투해 들어오면서 직접적으로 골 사냥에 나섰다.

무엇보다도 압박 강도가 강해졌다는 게 고무적인 부분이다. 이는 기록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네덜란드는 공격 진영에서 무려 44회나 상대 실수를 유발해냈다. 이 과정에서 네덜란드는 7번의 슈팅을 가져갔고, 결과적으로 2번째 골과 3번째 골이 터져나왔다(하단 그래프 참조).


말렌 개인의 활약상도 단연 눈에 띄었다. 비록 슈팅은 1회가 전부였으나 그는 무려 4회의 빅 찬스(6야드 이내의 슈팅으로 연결된 패스)를 만들어내며 이번 대회에서 터키전에 5회의 빅 찬스를 만들어낸 웨일스 에이스 가레스 베일에 이어 한 경기 두 번째로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말렌이 찬스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내자 데파이는 1골 1도움에 더해 네덜란드의 마지막 골에도 관여하면서 3골을 모두 만들어내는 괴력을 과시했다. 바이날둠도 멀티골을 넣으며 경기 최우수 선수에 선정되는 영예를 얻었다.

이렇듯 네덜란드는 베호르스트 대신 말렌이 데파이의 공격 파트너로 선발 출전하면서 한층 공격에 개성을 더하면서 파괴력이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했다. 무엇보다도 데파이와의 호흡이 찰떡이었다. 이번 경기를 통해 말렌이 베호르스를 제치고 주전으로 등극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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