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생산현장 혁신 이끈 생기연 '제조로봇 신기술'

이준기 2021. 6. 22.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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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덕 박사팀 '서보 드라이브'
구동모터 고정밀제어 핵심부품
배지훈 박사팀 '산업용 로봇핸드'
사람 손처럼 유연한 동작 가능
남경태 생기원 박사팀은 '로봇활용 표준 공정모델'을 개발해 뿌리기업의 생산현장에 적용, 로봇 자동화 공정을 통해 생산성 향상과 불량률 감소 등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생기원 제공
박상덕 생기원 박사가 자체 개발한 기술을 직접 창업으로 연계한 '서보 드라이브'로, 2018년 웰콘시스템즈를 설립해 제조로봇 시장에 뛰어 들었다. 생기원 제공
배지훈 박사와 원익로보틱스가 공동 개발한 '산업용 로봇핸드' 시제품. 다양한 형태의 물체를 잡거나 조립할 수 있다. 생기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제조로봇' 기술들이 연구실 밖으로 나와 중소기업 제조현장의 혁신동력으로 스며들고 있다. 연구자가 직접 개발한 로봇기술을 창업으로 연계하거나, 기업과 장기간 협력으로 바탕으로 후속 로봇 개발을 이어가는 것은 물론, 로봇을 활용한 표준공정모델을 개발해 뿌리기업 생산현장의 로봇 자동화를 지원하는 각기 다른 전략으로 제조로봇의 실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자체 개발한 제조로봇 핵심 기술이 시제품 제작과 기술 상용화를 거쳐 실제 제조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사업화 전략을 펴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대표적으로, 박상덕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서보 드라이브(Servo-Drive)'을 꼽을 수 있다. 서보 드라이브는 제조로봇의 구동모터를 고속·고정밀로 제어해 주는 핵심 부품이다. 현재 이스라엘, 독일, 스위스 등 정밀공업 강국들이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연구팀은 2000년대 초반 서비스 로봇 연구에 필요한 서보 드라이브를 자체 개발한 후, 첨단 정밀제어 기술을 적용해 제품 성능을 높이는 연구를 수행해 왔다. 하지만, 기술 수요 기업의 요구가 점점 다양해지고, 복합해져 연구팀이 직접 창업에 나서 2018년 '웰콘시스템즈'를 만들었다.

이 회사는 서보 드라이브에 콘트롤러, 모니터링, 앱, 소프트웨어를 모두 융합한 '모터 제어 통합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공정 맞춤형 주문제작과 가격 경쟁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대기업에 반도체 이송장비용 드라이브를 납품하는 등 국내외 7개사로부터 물량을 수주해 양산을 시작했다.

배지훈 박사팀은 기술이전 기업과 지속적인 협력을 기반으로 인간형 로봇핸드에 이어 산업용 로봇핸드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배 박사 연구팀은 2010년 세계 최초로 인간형 로봇 핸드를 개발한 후, 로봇기업인 원익로보틱스에 기술 이전했다. '알레그로핸드'로 불리는 로봇 핸드는 마치 사람의 손처럼 4개의 손가락과 16개 관절을 자유자재로 구부려 다양한 형태의 물체를 잡거나 조립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출시 이후 삼성, 구글, 페이스북, 엔비디아, 토요타 등 글로벌 기업 연구소에 150대 가량 판매됐다.

배 박사팀은 원익로보틱스와 10년째 이어온 협력을 바탕으로 3개의 로봇 손가락으로 생산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산업용 로봇핸드'를 개발, 후속제품으로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 로봇핸드는 기존 네 손가락 제품보다 단가는 낮추면서 사람 손처럼 빠르고 정교해 유연한 동작이 가능하다.

배지훈 박사는 "기업과 10년째 이어온 오랜 협력을 통해 로봇핸드를 시장에 출시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집게 형태의 그리퍼를 대체하는 협동로봇의 핵심 부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경태 박사 연구팀은 영세한 뿌리기업에 로봇 자동화를 통한 공정 개선을 돕고 있다. 연구팀은 뿌리기업의 수작업 공정을 분석한 후, 로봇과 주변장치, 설비, 소프트웨어 등을 하나의 모듈로 만들어 로봇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로봇활용 표준 공정모델'을 개발했다. 지난해 저항용접, 머신텐딩(가공 장비에 가공물을 싣고 내리는 반복 공정) 등 2개 분야의 표준공정모델을 개발, 현재까지 24개 뿌리기업에 로봇 자동화를 지원했다. 로봇표준공정모델을 도입한 기업은 평균 57% 생산성 향상, 불량률 74% 감소라는 가시적 성과를 거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올해는 아크용접, 주조 후처리 가공, 도장 등 4개 분야로 범위를 확대해 12개 뿌리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지상훈 생기원 로봇응용연구부문장은 "앞으로 현장과 지속적인 소통과 협업을 통해 제조로봇 수요를 빠르게 인식해 상용화에 적극 반영함으로써 제조현장의 혁신과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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