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소상공인 활성화, 구독경제에 달렸다

2021. 6. 22. 19: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호겸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구독경제전략연구센터장
전호겸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구독경제전략연구센터장

세계 경제를 이끄는 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아마존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회사라는 것이다. 우리가 모두 아는 MS윈도 및 오피스, '구독과 좋아요'로 대표되는 유튜브, 아마존프라임 등 정말 많은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심지어 우주도 구독하고 있다. 작년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인공위성을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구독 서비스를 내놓았을 정도다.

쿠팡은 아마존의 구독경제 비즈니스 모델을 벤치마킹한 '로켓와우클럽'이라는 구독 서비스를 통해 급성장해 뉴욕증권거래소(NYSE)상장까지 했다. 로켓와우클럽은 2900원의 저렴한 구독료로 무료 배송, 당일 배송, 새벽 배송 등 배송 및 결제의 편리함에 중점을 둔 전략을 펼쳐 구독자(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기존의 유통 대기업들은 소비자들의 불편(Pain point)에 대해 고민하지 않다가 쿠팡에게 무기력하게 밀리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들도 구독 서비스 회사로 급속하게 전환하고 있는 중이다.

세상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구독하는 시대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우리에게 구독(購讀)이란 단어는 신문과 잡지 등 출판물을 정기적으로 '사서 읽는다' 또는 우유 구독 정도의 의미로 사용됐다. 하지만 최근 구독경제는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정기적으로 상품이나 서비스 등을 이용하는 경제 활동을 통칭한다.

구독경제에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해서 제공해야 한다. 즉, 구독경제는 소비자가 선불로 결제하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받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방이 양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해서 제공할 것이라는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기존에는 팔릴 만한 상품과 서비스를 기획하고, 그 제품을 대형마트, 쇼핑몰 등 유통망을 통해 많이 판매하는 것에만 집중했다. 누가 그 물건을 사 갔는지 공급자가 굳이 알 필요가 없었다. 판매가 지상 과제였다. 하지만 구독경제 시대에는 기존처럼 한 번의 판매로 매출이나 재고 소진이 되지 않는다.

구독경제에서는 구독자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구독을 언제나 해지할 수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구독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함은 물론이고, 숨겨진 작은 불편까지 찾아내어 반영해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해서 개선해야 성장하고 생존할 수 있다.

구독경제가 최근 부각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가장 큰 이유는 모바일의 발전과 경제 저성장이다. 모바일의 발전으로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다. 만성적인 저성장으로 물건을 구매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경우가 있다 보니 소유보다는 '이용'에 초점을 두기 시작했다.

구독경제는 피할 수 없는 혁신이다. 그런데 혁신은 누군가의 희생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혁신과정에서 소외된 분들을 위한 배려는 필수라고 생각한다. 구독경제 시대의 도래가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우리 이웃들에게 새로운 아픔이 될까 우려가 깊다. 미국 가트너의 예측대로 앞으로 3년 안에 75%의 상품과 서비스가 구독화된다면, 구독경제에 적응하지 못한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분들은 자연스레 생존의 위험에 직면할 것이다.

미국 주오라의 발표에 의하면 작년 코로나 19가 한창일 때, 구독 서비스 회사 10개 중의 9개 회사는 성장 또는 유지했다고 한다. 구독경제의 특성상 위기에도 안정적인 수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독경제는 신뢰 자본과 편리함이 필수 조건이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신뢰 자본 구축과 디지털전환 지원이 시급하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각각 흩어져 있다. 당장 하루하루 물건을 팔기도 버겁기 때문에 소비자 데이터 분석을 통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큐레이션 및 개발은 시도조차 어렵다. 심지어 홈페이지, 결제시스템 등 기본적인 디지털 전환조차 어렵다. 만든다고 해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소상공인을 위한 구독경제 생태계를 우리 사회가 먼저 조성해줘야 한다. 중기부, 중소기업유통센터, 경기도, 경북도 등에서도 구독경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소상공인 구독경제 생태계 조성의 마중물 역할만 공공 부문에서 해주는 것이다. 공공부문에서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들의 양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발굴해 신뢰 자본을 구축해주고 디지털 전환을 지원해 줘야 한다. '소상공인 구독경제 플랫폼'을 통해 안정적인 수입 확보 및 새로운 사업 기회가 증대될 것이다. 자연스레 플랫폼 운영 비용을 지불 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지 않는다. 소상공인들의 수익 증대는 자연스레 일자리와 투자로 이어질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플랫폼 운영료 수익과 새로운 세수를 기대할 수 있다. 소상공인 구독경제 생태계 조성으로 소비자는 질 좋고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과 서비스를 받으면서 우리 이웃을 지킬 수 있다. 구독경제는 소상공인 경제 활성화로 일자리와 세수를 늘릴 수 있는 선순환의 상생 모델이다.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