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글로벌 오피니언리더] "백신 안맞으면 감옥 보내겠다"

이규화 2021. 6. 22.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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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과 인권을 무시한 마약과의 전쟁으로 지탄을 받아온 로드리고 두테르테(사진 왼쪽) 필리핀 대통령이 이번에는 국민들을 향해 백신을 접종하라고 협박했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수도 마닐라 일부 지역에서 시민들의 참여 저조로 백신접종률이 낮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말했다는데요, 그의 발언이 필리핀 국민들에게 뜻밖으로 들리는 것은 필리핀 보건 관료들이 백신 접종은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에 달렸다고 말해왔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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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스타 사이트 캡처, 연합뉴스

막말과 인권을 무시한 마약과의 전쟁으로 지탄을 받아온 로드리고 두테르테(사진 왼쪽) 필리핀 대통령이 이번에는 국민들을 향해 백신을 접종하라고 협박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22일 두테르테 대통령이 전날 TV담화에서 "당신들이 선택하라, 백신을 맞지 않으면 감옥에 보내겠다"며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고 보도했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수도 마닐라 일부 지역에서 시민들의 참여 저조로 백신접종률이 낮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말했다는데요, 그의 발언이 필리핀 국민들에게 뜻밖으로 들리는 것은 필리핀 보건 관료들이 백신 접종은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에 달렸다고 말해왔기 때문입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나를 화나게 하지 말라. 이 나라는 위기에 처했다"라면서 "정부 방침을 무시하는 필리핀인들에게 화가 났다"고 했습니다. 필리핀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백신 접종을 모두 마친 시민은 210만명에 불과합니다. 당초 필리핀 정부는 전체 인구 1억1000만명 가운데 70%에 대해 올해 말까지 접종을 마치기로 방침을 세운 바 있습니다.

필리핀이 현재 접종 중인 백신은 주로 중국으로부터 도입한 것입니다. 두테르테 대통령도 중국 시노팜이 개발한 백신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필리핀 국민들 사이에서는 미국 화이자나 모더나,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AZ) 등 서방 백신에 비해 중국 백신에 대한 신뢰가 낮습니다. 그에 따라 당국은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신경을 건드리는 것은 비단 낮은 접종률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최근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사실은 필리핀의 마약범죄 소탕과정에서 벌어진 경찰의 살인 등 반(反)인륜범죄에 대한 정식 조사를 요구했습니다. 그러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즉각 "허튼소리"라면서 협력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2016년 대통령에 취임한 뒤 마약과의 전쟁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수천명이 숨졌습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필리핀 당국이 용의자들을 현장에서 살해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이에 대해 두테르테 대통령은 체포에 불응해 사살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 확산세가 줄어들지 않고 접종률까지 낮으니 두테르테 대통령이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습니다. 필리핀은 21일에도 하루 신규 확진자가 5000명이 넘는 등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누적 확진자는 136만명으로 동남아시아에서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많습니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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