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냄비 받침'으로 쓰던 국어사전..판매량 2배 왜?

KBS 2021. 6. 2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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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ET콕입니다.

한물간 연예인 취급받던 주인공 안소니 갑자기 검색어 1위를 달립니다.

이유가 뭔가 보니까요.

["수박 겁탈기, 일치얼짱, 발여자..."]

["단 한 문장도 제대로 쓴 게, 단 한 문장도 없어."]

맞춤법 어법 모두 엉망인 그의 SNS 글이 화제가 됐던 겁니다.

현실이라고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주부 김모 씨가 공개한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의 일기장.

"오늘은 눈아(누나)랑 노랏다(놀았다). 비눗방울 사고 눈아(누나)가 개산(계산)했다."

중학교 1학년 아들을 둔 곽모 씨 역시 아들이 '자매'를 '자메'라고 써 적잖은 충격을 받습니다.

단순한 맞춤법뿐 아니라, 글을 읽고 앞뒤 맥락을 파악하는 능력, 문해력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고교 2학년 수업 시간.

영화 기생충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던 중 교사가 "기생충의 가제(假題·임시제목)는 데칼코마니였다"고 말하자 한 학생이 묻습니다.

"가제는 랍스터 아닌가요."

임시 제목이란 가제의 의미를 모르니 ‘바닷가재’로 받아들인 것입니다.

순우리말에서도 오독이 벌어집니다.

지난해 광복절 연휴가 사흘로 늘었을 때 “3일을 왜 사흘이라고 하느냐. 사흘은 4일 아니냐”는 항변의 글이 인터넷에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올 들어 국어사전 판매가 140%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보문고 구매층 가운데 40대 여성이 초등생 자녀를 위해 주로 구입했다고 합니다.

코로나 사태로 비대면 수업이 늘면서 자녀의 언어 능력이 더 떨어질까봐 ‘초등 국어사전’을 앞다퉈 사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비단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저명한 인지 과학자 매리언 울프는, 저서에서 이런 경험담을 털어놓습니다.

어린 시절 가장 좋아했던 헤르만 헤세의 '유리알 유희'를 오랜만에 펼쳐 들었다가 '뇌를 한 방 얻어맞은 느낌'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길고 난해한 문장을 이해하지 못해 좀처럼 책장이 넘어가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디지털 매체를 사용하면서 듬성듬성 건너뛰며 읽거나 빠른 겉핥기식 읽기에 익숙해져, 초보자 수준의 뇌로 돌아간 걸 깨닫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해결책으로는, 연속적이고 집중적인 책 읽기, 깊이 읽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을 권했습니다.

최근 발행된 국제학술지 ‘아동 발달’에 따르면 자녀의 문해력은 부모의 독서와 언어 사용에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금까지 ET콕이었습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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