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mRNA 백신 내년 상반기 출시 목표"

김병호,한재범 2021. 6. 2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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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에스티팜 대표 인터뷰
24개 후보물질 3종으로 압축
최종후보 결정해 연내 임상1상
내년 5월 2상, 조건부승인 추진
'모더나백신 위탁생산' 삼바에
원액 원부자재 공급 가능성
mRNA 활용, 항암백신도 도전
"자체 mRNA(메신저 리보핵산) 코로나19 백신 개발뿐만 아니라 국내외 mRNA 백신 업체들에 원료를 공급해 K백신 주권 확보에 기여하겠다."

국내 첫 mRNA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도전 중인 에스티팜의 김경진 대표가 22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국내에 mRNA 백신이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갖고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그동안 24개 백신 후보물질 가운데 효능이 우수한 3종을 선정했고, 이달 말까지 데이터 분석을 거쳐 최종적으로 하나의 물질을 선정할 것"이라며 "비임상 동물시험을 통해 항체 생성, 면역 원성을 시험한 뒤 오는 10월 임상시험 계획을 제출해 연내 임상 1상 진입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5월까지 임상 2b상을 마치고, 같은 해 상반기 조건부 승인을 받아 국내에 첫 mRNA 백신을 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자체 백신 개발뿐만 아니라 타사의 mRNA 백신 제조에 쓰이는 원료(원부자재) 공급 사업에도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 백신을 위탁생산(CMO)하기로 했는데 이 과정에서 충분한 원료 물질이 확보돼야 한다"며 "글로벌 수요 증가로 모더나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원료 제공이 힘들어지면 우리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에 직접 백신 원료를 공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에스티팜은 현재 모더나 측과도 백신 원료 공급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티팜이 자체 백신 개발뿐만 아니라 원료 공급에도 나설 수 있는 것은 충전·포장을 제외한 대다수 백신 공정 기술과 특허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mRNA 원료 생산을 위한 핵심인 '5프라임 캡핑' 기술은 전 세계에서 트라이링크라는 회사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데 현재 백신 수요 증가로 물량 부족 문제가 생기고 있다"며 "에스티팜은 자체 '5프라임 캡핑' 기술을 확보해 30%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RNA 배열이 시작하는 끝을 '5프라임 말단'으로 부르는데 여기에 보호막(캡)을 씌우는 기술이 5프라임 캡핑이다. 캡은 단백질 생산을 돕고, mRNA가 파괴되지 않도록 막아준다. 이와 함께 에스티팜은 불안정한 상태의 mRNA를 감싸 체내에 전달하는 데 필요한 '지질나노입자(LNP)' 기술도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

독일 업체 큐어백이 최근 임상 3상에 진입한 mRNA 백신 위탁생산 가능성에 대해 김 대표는 "생산 논의는 있었지만 어떤 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며 "서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mRNA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신종 감염병 바이러스가 출현할 때마다 즉시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같은 신종 병원체가 출현해도 DNA 서열을 파악한 뒤 mRNA로 합성해 (백신 물질로) 끼워넣으면 되기 때문에 빨리 대응할 수 있다"며 "전달체 백신에 비해 mRNA 방식은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높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업 비전에 대해 항암백신,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mRNA 방식은 백신 외 다른 치료 분야에도 적용 가능한 플랫폼 기술"이라며 "그동안 에스티팜이 집중해왔던 항암백신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쪽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시켜 나가겠다"고 전했다.

2008년 설립된 에스티팜은 동아쏘시오그룹 계열사로 원료의약품을 위탁생산해 제약회사들에 납품해왔다. 지난 5월 말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인증을 받은 mRNA 전용 백신 생산시설을 가동했다.

김 대표는 1963년생으로 서강대 화학과를 나와 텍사스 A&M대 이학박사, UC버클리 박사후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부터 에스티팜 대표를 맡고 있다.

[김병호 기자 /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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