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전망 없다" 한 달 새 美 소매업 종사자 65만 명이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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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미국 소매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 앞다퉈 일터를 떠나고 있다.
소매업에 종사했던 크리스티나 놀씨는 WP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9일 연속 근무했지만, 그에 대한 보상은 없었다"며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돕는 걸 좋아해서 시작한 일인데 고객들이 찾질 않으니 고립되고, 불안했고, 사기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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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미국 소매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 앞다퉈 일터를 떠나고 있다. 급기야 해당 인원의 월 감소 폭이 2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근로환경이 악화하면서 소매업 분야의 일자리 전망도 크게 어두워진 탓이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올해 4월 한 달간 소매업 부문에서 64만9,000여 명의 근로자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노동부가 매달 업종별 근로자 수 통계를 내기 시작한 지 20년 만의 최대 규모 '근로자 이탈' 현상이다.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경제활동이 늘어나면서 소매업에서의 근무환경이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료품점이나 슈퍼마켓, 음식점, 체육관 등을 찾는 이들이 크게 줄어들자, 해당 업체들도 자연스레 고용 감소에 나섰다. 상당수가 일자리를 잃었다는 뜻이다.
게다가 남은 근로자들 역시 근무시간이 길어졌는데도 급여는 삭감되는 모순적 상황에 처했다. 대부분 비정규직인 이들은 보육 문제도 해결하기 힘들었고, 출퇴근 대중교통 이용에 따른 위험 상승에도 노출됐다. 복지에서도 소외된 셈이다. 소매업에 종사했던 크리스티나 놀씨는 WP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9일 연속 근무했지만, 그에 대한 보상은 없었다”며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돕는 걸 좋아해서 시작한 일인데 고객들이 찾질 않으니 고립되고, 불안했고, 사기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법률회사로 직장을 옮겨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미 정부의 코로나19 부양책으로 다른 기업들이 채용에 나서면서 소매업 근로자 이탈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레베카 기밴 럿거스대 교수는 “소매업 종사자 대부분은 급여가 적고, 근무시간은 길며, 일의 지속 가능성도 낮다”며 “코로나19로 근로환경이 더 취약해지면서 타업종으로의 일자리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매업 근로자들의 근로환경과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미국 유통업체인 ‘타깃’ ‘베스트 바이’ ‘언더아머’ 등은 최근 시급을 15달러로 인상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면서 다시 문을 연 음식점과 체육관, 미용실 등도 직원 유치를 위해 임금 인상은 물론, 근로 혜택을 늘릴 방침이라고 WP는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임금 인상 같은 조치만으론 소매업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충분치 않다” “소매업체는 안정적 일자리 제공, 안전한 근무조건 및 유급병가, 휴가시간 보장 등 복지 혜택 제공에 더 집중해야 한다” 등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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